2016. 6. 3. 12:40

아버지와 나-나영석 사단의 유물 새로운 접근으로 풀어낸 부자의 여행기

아버지와 아들.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관계임을 <아버지와 나>는 잘 보여주었다. 성장해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린 아이에게 아버지는 거대한 산과 같지만 스스로 성인이 된 후 아버지라는 존재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가깝고도 먼 부자간의 여행;

나영석 사단의 여행 버라이어티에 부자간의 관계를 개입시킨 색다른 감성 여행

 

 

tvN의 새로운 예능인 <아버지와 나>는 나영석 사단이 만든 색다른 도전이다.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를 함께 했던 박희연 피디와 최재영 작가가 뭉쳐 만든 것이 바로 <아버지와 나>이다. 그런 점에서 나영석 사단의 느낌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었다.

 

나영석 사단이 tvN으로 오며 새로운 여행 버라이어티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며 나영석 사단에 합류한 tvN의 신입 피디들은 새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아버지와 나>는 나영석 사단과 유사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추성훈, 남희석, 김정훈, 윤박, 에릭남, 로이킴, 아이콘의 바비와 아버지들이 함께 출연했다. 모두가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닌 각각의 부자들의 서로 다른 여행을 담아 하나로 묶어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서로 다르지만 '아버지와 나'라는 하나의 틀 속에서 다양한 여행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발산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일곱 명의 연예인과 그들의 아버지가 서로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여행은 흥미로운 출발을 알렸다. 부자가 모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추성훈과 추계이로 시작해, 김정훈 부자와 에릭남 부자의 여행을 담은 첫 회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 버라이어티로 다가왔다.

나영석 사단의 여행 버라이어티를 봐왔던 이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카메라 활용법이나 CG 등 익숙한 모습들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구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나영석 사단이 구축해 놓은 그 틀 속에서 여전히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유도를 했던 두 부자는 무뚝뚝해질 수밖에 없다. 아버지는 단순한 아버지를 넘어 유도를 가르친 선생님이라는 존재감이 강하다는 점에서 더욱 낯설 수밖에 없었던 추성훈 부자는 아버지의 로망인 이탈리아로 향했다. 아들은 세심하게 여행 일정을 준비하느라 바쁘고 아버지는 느긋하다.

 

느긋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추성훈의 아버지는 이미 여행을 떠나기 전 <로마의 휴일>을 다시 보고 여행 책자를 탐독하며 어디로 여행을 갈 것인지 완벽하게 분석을 한 후였다. 아들에게는 앞으로도 기회가 많을 수 있지만, 이제는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아버지의 간절함은 그렇게 드러나 있었다.

 

<꽃보다 할배>가 많은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은 이유는 그 절박함에 있었다. 다시는 함께 할 수 없는 그들의 여행은 실제 <꽃보다 누나>에서 잘 드러났다. 암 투병을 했던 김자옥은 정말 그게 마지막 여행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나이는 그렇게 여유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 여유마저 빼앗아가고는 한다.

 

아버지와 여행이 처음인 아들들이 낯설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은 당연하다. 물론 아버지 역시 자신이 이끌고 다니던 어린 아들이 이제 성장해 자신보다 더 크고 건강해진 아들과 단둘이 여행을 하는 모든 것이 신선하고 낯설기도 할 것이다. 이런 부자의 여정은 추성훈 부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김정훈 역시 아버지와 단둘이 있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했다. 아버지와 만나기 전부터 힘들어 하던 김정훈은 투박한 아버지와 뉴질랜드로 향했다. 영어 울렁증을 드러내며 힘들어하는 아들과 달리, 언제나 편안한 모습으로 제작진들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아버지는 너무 달랐다.

 

첫 회 가장 짠하면서도 울컥하게 만든 것은 바로 김정훈 아버지였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으니 말이다. 제작진들은 인터뷰를 통해 첫 여행에서 의외로 힘들었다는 점을 내세워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지만 아버지는 단호했다.

 

하루 종일 굶어 힘들었다. 제작진들에게는 배고픔을 호소하기는 했지만 아들 앞에서는 그저 당당하기만 한 아버지의 허세가 밉지 않았던 것은 그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황이 잘못된 것이고, 상대가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아버지의 아들 사랑은 그렇게 단단함으로 다가왔다.

 

다 성장한 아들이지만 여전히 자신에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 그런 아들을 멀찍이서 바라보며 긴장한 김정훈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아버지. 제작진들에게 일부로 말을 걸고 했던 그 모든 것도 아들을 위한 아버지만의 배려였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전해들은 김정훈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첫 회에서 가장 젊은 부자간이었던 에릭남과 아버지의 프라하 여행은 말 그대로 편안한 친구들의 여정과 같았다. 흥 많은 에릭남 부자들은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어 프라하 공항에서 만나 여정을 시작했다. 다른 가족들과 달리 서로 살갑게 여행을 시작한 이들 부자들에게도 당연히 위기는 찾아온다. 그리고 다시 접점을 찾고 화해하는 과정이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밖에 없는 부자가 단 둘이 일주일동안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은 잔인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이 가지는 마력을 생각해보면 부자간의 여행 버라이어티는 분명 매력적이다. 나영석 사단의 유물은 그렇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시청자들과 새롭게 소통을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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