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2. 12:12

닥터스 2회-김래원과 박신혜의 닥터스 아닌 로망스여도 괜찮아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 내재된 핵심은 언제나 사랑이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어떤 직업이라 해도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사랑은 별개가 될 수는 없다. 목표도 없이 흔들리던 삶을 살던 한 소녀가 운명처럼 만난 교사를 통해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은 그래서 흥미롭다.

 

뇌에도 감정은 있다;

혜정과 서우의 악연의 시작, 삼각관계가 만든 불안과 진부함은 어떻게 이겨낼까?

 

 

아버지에게 내버려져 할머니 집에서 지내게 된 혜정은 이사 오자마자 시끌벅적한 상황을 만들었다. 목표도 목적도 없이 살아가던 혜정은 한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바뀐 인생을 살기로 결정한다. 사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던 혜정을 깨운 것은 바로 담임인 지홍 때문이었다.

 

남양여고로 전학을 온 혜정은 첫 날부터 징계를 받아야 하는 존재로 전락했다. 나이트 폭행 사건의 주범이기도 했던 혜정은 그 모든 것이 귀찮기만 하다. 그냥 그 상황을 면피하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혜정에게 담임인 지홍 역시 그렇고 그런 '꼰대'일 뿐이었다.

 

화장실에서 자신을 구해준 혜정에게 첫 눈에 반했던 순희는 자신의 반으로 들어온 그녀가 좋았다. 가식 없이 다가오는 순희가 좋은 혜정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친구가 좋은 그래서 친해지고 싶지만 언제나 이용만 당해야 했던 교장의 늦둥이 딸 순희는 서우와의 굴욕적인 관계도 끊어내게 되어 즐겁다.

 

순희가 준 교복을 입고 집으로 가던 혜정은 지홍과 마주치지만 그저 외면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때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임산부가 어린 아들의 장난에 그만 쓰러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보인 지홍의 모습에 혜정은 놀란다.

의사였던 지홍은 위급한 임산부를 능숙하게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장인 아버지에게 부탁해 수술실을 확보해서 위급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살아야 할 이유도 목표도 없었던 혜정은 지홍의 모습을 보고 완전히 반하고 말았다. 이성적인 감정이 아닌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가치관이 지홍을 통해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싸움 짱으로 말썽만 부리던 혜정은 그때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답은 '공부'였다. 학생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혜정은 반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서우를 순희를 통해 만나게 된다.

 

영화 <친구>를 보듯 행패를 부리는 동네 양아치에게서 벗어나 달리는 세 친구의 모습은 흥겨워보였다.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던 서우이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과는 전혀 다른 친구가 생겼다. 그 위험한 선택은 결국 지독한 갈등만 불러오게 되었다.

 

공부라는 것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혜정에게 수학 공식은 외우면 된다고 일러준다. 서우의 말처럼 수학 책을 통 채로 외워버린 혜정은 첫 시험에서 1등을 하게 된다. 수학이라는 한 교과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지만 하면 누구보다 월등한 실력을 보일 수 있는 게 혜정이라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가 의사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혜정의 이런 놀라운 능력이 서우를 자극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서우는 서울대 의대 출신의 젊고 매력적인 지홍을 짝사랑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학생의 신분으로 꿈꿀 수 없는 사랑이지만 졸업만 하면 함께 하고 싶다고 직접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그런 그녀가 아닌 혜정과 다정한 지홍을 지우는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우월적인 지위에 만족하고 행복했던 서우는 갑자기 등장한 보잘 것 없는 혜정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어떡해서든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렇게 다정한 지홍과 혜정의 사진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해 논란을 부추겼다.

 

서우의 이 행동은 의도하지 않은 불행을 낳았고, 이들의 관계는 친구에서 적이 되어버렸다. 창고에서 다투는 상황에서 밀려 쓰러지다 기절을 해버린 서우와 순희의 잘못으로 인해 불까지 나게 된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혜정은 다시 한 번 좌절을 맛본다.

 

한 번의 월등한 점수에 우쭐했지만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환경이 변화지 않았는데 세상이 변할 수는 없다는 것을 혜정은 잘 알고 있었다. 혜정의 할머니는 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한 지홍의 아버지는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병원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서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그 빈자리를 적극 활용하려 한다.

 

병원을 철저한 장사의 장으로 생각하는 서우 아버지 진명훈과 인간을 살리는 고귀한 곳이라 생각하는 지홍의 아버지 홍두식은 그렇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이 대결 구도는 이제 자식들 세대로 이어지게 될 예정이다. <닥터스>의 첫 2회는 대단함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서우 역할은 이성경은 전작인 <치즈인더트랩>의 밉상 백인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구축하는 것 같아 아쉽다. 다른 도전이 필요한 시점에 <닥터스>는 그에게 백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첫 2회의 일등공신은 박신혜다.

 

하는 작품마다 성공하는 박신혜의 이번 선택도 다르지 않았다. 초반 흐름이 아쉬웠던 것과 달리, 박신혜의 활약을 당연하게도 돋보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무거운 캐릭터로만 등장하던 김래원의 변신도 반갑다. <옥탑방 고양이>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밝은 김래원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명희 작가의 힘은 대사에 있다. "뇌에도 감정은 있다"는 말은 <닥터스>를 관통하는 핵심어다. 의사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그 안에 모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가치관과 의사로서의 역할로 싸우게 될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록 <닥터스>보다는 <로망스>의 분위기이지만 그래도 좋은 것은 사랑이라는 거대 범주 속에 의사들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기 때문이리라.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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