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2. 10:29

삼시세끼 어촌편3 5회-이서진 에릭 윤균상 때론 그들처럼 살고 싶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삶을 꿈꾸는 이들은 많다. 뭐 대단한 별장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일상과 전혀 다른 곳에서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은 나 자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시간이다. 그런 수많은 이들에게 <삼시세끼>는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송이다.

 

자연 그 자체가 답이다;

가끔은 세상과 거리를 두고 나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들이 절실하

 

 

득량도는 언제나 평온하다. 특별한 고민들 없이 하루의 삶만 생각하는 그들은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복잡한 관계와 그 관계들 속의 변수들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하루 세 번의 식사만 함께 하면 그들은 행복하고 평온하다. 그 단순함은 곧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7시간의 식사 준비로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던 득량도 식구들. 그들이 잠자리에 들자 몽이와 쿵이의 시간이 되었다. 잠이 유독 많은 쿵이는 아빠 균상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고, 바깥세상이 언제나 궁금해 문밖으로 얼굴을 내밀던 몽이는 끝내 모두가 잠든 시간 탈출에 성공한다.

 

몽이가 경험할 수 있는 세계는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갇힌 닭들을 살펴보고 마당 한 바퀴를 돌면 그만인 몽이가 꿈꾸던 세상은 그렇게 옆집 고양이의 방문이 색다르게 다가올 정도로 간단했다. 그렇게 몽이도 꿈만 꾸던 탈출을 끝내고 들어간 후 득량도의 새로운 아침은 거짓말처럼 다시 다가왔다.

 

전날 무려 7시간이 걸린 저녁으로 인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게 된 서진에게는 빨리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하는 것이 미덕이다. 그것이 전부인 상황에서 아침은 식은 밥을 베이스로 조개 미역국과 계란말이라는 간단한 레시피로 준비되었다. 서진의 바람처럼 큰 무리 없이 만들어진 아침 식사는 간만에 느끼는 편안함과 동급이었다.

종교적인 믿음처럼 에릭의 음식에는 의심조차 없다는 서진. 그런 믿음처럼 간단해 보였던 그리고 괴상하게도 파와 고추까지 송송 썰어 넣은 미역국은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나 피디마저 끝없는 식욕을 불러오게 만드는 에릭의 요리는 마성의 요리인 게 분명하다.

 

퇴근하는 날 문어를 잡기 위해 던져놓은 통발은 회수하러 나서는 이들은 두 개의 마음이 지배했다. 아무것도 없으면 빨리 퇴근하고 문어라도 잡힌다면 요리를 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그 작은 딜레만 속에서 그들에게는 다시 한 번 득량도의 풍요로움이 선물을 선사했다.

 

게가 유독 많이 잡히는 통발에는 게만이 아니라 바다 장어와 거대한 문어까지 잡혔다. 많은 어획량이 반갑기는 하지만 문어 요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서진의 고민은 과연 오늘 중으로 나갈 수 있을까? 였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요리는 다시 한 번 에릭의 존재감을 느끼게 했다.

 

'해물 찜과 문어숙회'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 참 쉽다. 비록 시간은 좀 걸리기는 하지만 서진이 이야기를 하듯 에릭의 요리는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문어를 해체하고 삶아 초장에 먹는 문어숙회를 만드는 솜씨가 처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문어를 연하게 만들기 위해 무를 이용하는 에릭은 참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뭔가 전문가가 옆에서 상시 조언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탁월한 솜씨다. 에릭과 함께 하며 일도 는 균상은 조금은 익숙한 모습으로 돕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하는 시간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관계로 성장해갔다.

 

시간의 압박 속에서도 능숙하게 문어를 데치고 해물 찜을 위한 육수 만들기까지 해내는 에릭은 다시 한 번 놀랍기만 하다. 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 허무하게 들릴 정도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밥도둑을 만들 정도로 농익은 에릭의 요리는 섬을 떠나기 전 맛볼 수 있는 최상의 맛이었다.

 

큰 파도로 인해 서지니호가 아닌 큰 배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세 형제는 변한 계절을 홍시로 확인했다. 집 입구에 열린 감나무의 감은 빨간 홍시로 변했고, 푸릇하던 청귤도 노랗게 변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다시 시작된 그들의 식사 준비는 비빔국수로 다시 득량도의 삶은 이어졌다.

 

비빔국수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양념장은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입맛을 돋우게 했다. 겉절이와 계란찜까지 하나가 된 그들의 점심은 그 자체로도 훌륭해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갯벌로 간 그들은 자연이 선사한 선물을 한가득 가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항상 갯벌에는 다양한 종류의 조개들이 존재하고 이를 가져다 식사를 하면 그만인 그들의 삶은 단조롭지만 행복하다. 그 단순함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충복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때와 달리 키조개가 많았던 그날 그들의 저녁은 '관자삼합과 김치찌개'였다.

 

키조개를 손질해 관자를 얻고 대패 삼겹살과 물로 씻어낸 백김치가 하나가 된 '관자삼합'은 모두가 만족할 수밖에 없는 득량도만의 맛이었다. 뭘 해도 흐뭇한 서진이에게는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에릭의 요리가 반갑기만 할 듯하다. 그렇게 그들의 득량도의 새로운 하루도 끝이 났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모든 것을 얻어 식사를 하는 그들의 단순하고 평범한 삶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환호를 받는 이유는 그 안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단순한 삶은 현대인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호사다.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일을 위해 사는 것인지 모르는 현대인들은 먹는 것 역시 그저 일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도 우리의 삶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일하는 시간과 강도는 점점 강해지지만 과거 부모세대보다 희망은 한없이 적어졌다. 단순히 적어진 것만이 아니라 언제 잃어버릴지 모를 일자리에 스트레스도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하루는 득량도의 하루와 결코 바꿀 수 없는 지독함 그 자체다.

 

우리가 <삼시세끼>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것은 그 안에 우리가 바라는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하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보고 오직 나를 위한 삶이 그 안에는 존재하니 말이다. 불안이 지배하는 세상, 그들의 <삼시세끼>는 유토피아와 다를 바 없는 신세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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