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4. 10:27

도깨비 13회-무로 돌아간 공유 오열하는 김고은, 파국이 새로운 시작인 이유

900년을 넘게 살아왔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도깨비에게 도깨비 신부가 생긴 이유도 오직 하나의 이유가 존재했었다. 그렇게 천 년 가까운 악연은 다시 재현 되었다. 돌이킬 수도 없는 이 지독한 숙명 속에서 도깨비 신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재가 되어 사라져가는 도깨비를 지켜보는 것이 전부였다. 


검과 도깨비 신부의 효용 가치;

물의 검이 불의 검이 되는 순간 모든 악연의 고리는 끊어지고 새로운 역사는 시작되었다



900년이 훌쩍 넘어 도깨비가 된 김신은 저승사자로 자신과 함께 살던 이가 왕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린 누이와 일가친척, 부하들과 식솔들 그리고 자신마저 죽음으로 내몰았던 왕여가 바로 저승사자라는 사실은 김신을 분노하게 했다. 여전히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왕여는 이 현실이 서글프고 지독할 뿐이다. 


자기 자신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써니의 과거를 통해 자신이 누구일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했다. 모두를 죽인 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이 저승사자를 지독한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그들의 운명은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었을까? 그건 모두 도깨비 신부 지은탁 때문이다. 


13회 방송의 핵심은 무로 돌아간 도깨비와 오열 하는 도깨비 신부이었다. 서로 자신을 희생해 살리고 싶었던 사랑. 그래서 죽어가면서도 마지막으로 한 말이 "사랑한다"였다. 죽음으로도 갈라 놓을 수 없는 이 지독한 사랑은 그렇게 무로 돌아간 사랑 앞에 오열 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집을 나온 도깨비는 고민이 많다. 써니의 집으로 간 은탁과 그 집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삼신 할머니의 한탄은 앞날을 예고했다. 첫 번째든 네 번째든 모두 소중하다는 삼신 할머니와 "슬프다. 운명이. 결국 이렇게 비싼 값을 치르려나"라는 넋두리 같은 발언은 무로 돌아간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였다. 


써니의 모든 기억을 지웠다고 생각한 왕여는 은탁을 통해 반지를 전했다. 기억이 지워졌을 것이라고 생각한 저승사자의 마지막 배려 아닌 사랑이었다. 하지만 써니는 모든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저승사자가 지우려 했던 기억은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었다. 나쁜 기억은 모두 잊으라 했지만, 써니에게 저승사자와의 만남은 나쁜 기억은 없었다. 그렇기에 잊으라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 


써니에게는 지금은 현생을 살아가는 것 뿐이다. 하지만 도깨비에게는 현생이 곧 전생의 연장이다. 그런 점에서 도깨비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 지독한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만 했던 김신에게는 제대로 된 복수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승부 감찰관들은 왕여에게 가장 무서운 벌을 내렸다. 인간의 삶에 관여하고 위법 한 행위를 했던 그에게 내려진 벌은 과거의 기억을 모두 되살리는 것이었다. 가장 무서운 죄를 저지른 자들만이 저승사자가 된다. 모든 기억을 지워내고 그렇게 저승사자가 된 그들에게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것은 가장 지독한 형벌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간신 박중헌이 어떤 존재 인지를 기억하는 왕여. 자신의 뜻대로 나라를 움직이기 위해 술에 취하게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자 이제는 왕여에게 탕약을 내렸다. 자신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모두 독이 든 탕약으로 죽였던 박중헌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아들 같았다고 자부했던 왕여에게도 탕약을 내렸다. 


삼신 할머니가 문제의 반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죽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에 휘청 거리던 왕여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그 인연의 끈은 그렇게 900년이 넘어 겨우 다시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잊을 수 없는 사랑 앞에 왕여는 모두를 죽인 박중헌을 어떻게 하지도 못한 채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왕여가 스스로 삶을 포기한 뒤 신은 김신에게 영원한 삶을 부여했다. 그렇게 도깨비가 된 김신은 박중헌을 제거하고 평생을 죽지 못하는 운명으로 살아야만 했다. 그 모든 것은 신의 뜻이었다. 어쩌면 왕여가 모든 것의 시작인 박중헌을 제거했다면 김신은 도깨비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모든 운명은 왕여의 선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무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김신은 왜? 라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긴 9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이 죽지 못하고 살아있었던 이유와 갑자기 등장한 박중헌. 그리고 도깨비 신부와 누이와 왕여까지. 모든 것이 다시 한 곳에 모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 역시 명확하다. 그 이유는 도깨비 신부를 신이 점지한 이유이기도 했다. 은탁 역시 김신과 같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박중헌이 자신 앞에 다시 등장한 것은 자신이 아닌 써니를 죽이기 위함이었다. 


목의 낙인은 위험에서 자신을 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그 낙인이 흐려질수록 은탁은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이는 박중헌이 은탁의 몸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박중헌은 은탁을 선택했다. 모든 삶이 무료했던 도깨비가 살릴 그 아이. 그리고 도깨비 신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그를 그렇게 만들어낸 것이 박중헌이었다. 인간의 탐욕에 기생하며 은탁의 어머니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것 역시 박중헌이었으니 말이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기적"이 도깨비가 사는 이유이고, "죽음이 있어 삶이 찬란하다"는 이유로 저승사자가 존재할 이유가 있다는 은탁. 은탁의 이런 바람은 결국 죽음 앞에서 당당하고 싶었다. 그 지독하고도 아름다운 기적을 바라던 은탁은 찬란한 삶을 죽음으로 되찾고 싶었다. 


박중헌에게서 써니를 지키기 위해 저승사자는 조용하게 그녀 곁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써니는 그들이 처음 만난 육교 위에서 영원한 이별을 선택했다.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더는 사랑할 수 없는 이들의 운명. 지우려 해도 결코 지울 수 없는 이 지독한 사랑의 결말은 이별이었다.


며칠 동안 자신의 주변을 따르는 왕여를 생각하며 눈물 짓던 써니는 "예뻐 보여야 해"라는 말로 함께이면서도 따로 인 마지막 데이트를 즐겼다. 이 지독한 사랑 역시 다르지 않았다.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은 그렇게 지독할 정도로 아팠다. "굿바이 폐하" 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서는 써니는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김신이 죽음을 감지하고도 황제를 향해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선왕이 남긴 말을 남기기 위함이었다. "돌보지 않음으로 돌보았다고 전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 마지막 순간 황제가 간신 박중헌을 베라는 명을 받고 싶었다. 분노와 염원을 담아 "박중헌을 베어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 지독한 원망은 그렇게 김신의 가슴에 꽂힌 채 천 년을 살았다.


도깨비도 알았고 도깨비 신부도 알았다. 그 검의 효용 가치는 결국 박중헌을 베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도깨비 부부는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그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이들은 영원하기를 바라지만 그 운명은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음을 알고 있다.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행복하기 바라는 도깨비는 은탁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다. 도깨비는 박중헌을 불러들여 은탁의 힘을 빌어 검을 뽑아 그를 베려 했다. 하지만 박중헌 역시 전략은 하나였다. 은탁에 빙의 되어 도깨비를 죽이는 것 말이다. 은탁의 목에 있던 낙인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 그의 몸에 들어갈 수 있음을 박중헌은 알고 있었다. 


은탁의 몸에 들어선 박중헌을 도깨비는 밀어낼 수 없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자신의 손으로 어떻게 할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저승사자였다. 도망치기에만 급급했던 그는 더는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가장 중요한 순간 "박중헌"을 외친 왕여로 인해 도깨비는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쓰러지는 은탁의 손을 잡고 자신이 품고 있던 검을 뽑은 김신은 물의 검이 아닌 불의 검으로 박중헌을 베어버렸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만족스러운 박중헌은 "보아라. 결국 파국이다"는 말을 남기고 영원히 사라졌다. 그의 저주처럼 모든 것은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검을 뽑는 순간 무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도깨비. 그런 그를 놓지 못하고 오열 하는 도깨비 신부 은탁. 그런 은탁을 놓지 못하는 도깨비는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도깨비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준 '메밀꽃'이 말라버리고, 책 사이에 꽂아두었던 그 마른 메밀꽃이 박중헌의 등장과 함께 허공에 모두 날려버리듯, 도깨비는 도깨비 신부의 품에서 무로 돌아가 버렸다. 


그들의 운명은 결국 파국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도깨비가 본 은탁의 10년 후 모습. 그리고 그 목걸이는 결국 자신이 사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도깨비. 은탁이 적었던 계약서. 그 계약서의 효용 가치는 그렇게 무로 사라지듯 없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너무 격렬해서 처연했던 그들의 마지막 키스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여운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목의 낙인이 사라지는 순간 귀신을 보지 못하듯 도깨비로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다음 만남을 모든 기억을 지운 상태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 지독한 사랑의 여정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그 지독할 정도로 애처롭고 '슬픈 사랑'을 위한 준비일 뿐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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