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6. 11:13

계룡선녀전 첫 회 백일의 낭군님 후광 효과, 고양이만 열일 했다

큰 사랑을 받았던 퓨전 사극 <백일의 낭군님> 후속작으로 <계룡선녀전>이 첫 방송되었다. 문채원이 간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웹툰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점과 함께 전작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계룡선녀전>이 얼마나 채워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백일의 낭군님 존재감;

윤현민 말투부터 로코 부적응 연기까지 더해진 참사 예고



전례 동화인 <선녀와 나무꾼>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들어진 <계룡선녀전>은 699년 후 다시 만나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채워지지 않은 그 숫자는 700년이 되기 전 뭔가 이뤄져야만 한다는 강박으로 다가온다. 다시 선녀 옷을 찾아 하늘로 가든 영원히 행복한 삶을 지상에서 보내든 말이다.


선녀 옷을 숨긴 채 사망한 낭군이 환생하기를 699년 동안 기다리는 선녀 선옥남(문채원/고두심)은 계룡산에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로 살아가고 있다. 그곳 계룡산에는 다양한 선녀와 신선들이 존재한다. 비둘기로 살아가기도 하고 인간의 모습으로 무한 반복 환생해서 살아가고 있다.


이원대학교 최연소 부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정이현(윤현민)은 추석 제자인 김금(서지훈)의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뛰어난 머리와 핸섬한 얼굴에 지독할 정도로 결벽증에 걸린 이현은 말도 많다. 보여지는 외모와 달리 투덜거리기만 하는 이현과 달리, 금은 차분하고 이해력도 높다. 공감 능력이 탁월하지만 의도와 달리 묘한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운명처럼 금의 고향에 온 이현은 바리스타 옥남을 만나게 된다. 첫 만남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이둘은 결국 운명임을 직감할 수밖에 없게 한다. 평소에는 꽃을 꽂은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할머니로 보이지만 인연이 있는 이들에게는 젊고 예쁜 선녀의 모습으로 보인다.


티격태격할 수밖에 없는 존재는 인연으로 사랑하게 된다는 기묘한 드라마 법칙은 여기 서도 다르지 않는다. 인연은 처음부터 알아본다는 그 설정이 현실에서도 존재할 것이라 믿는 이들도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드문 일이니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무꾼과 처음 만났던 선녀탕에서 목욕을 하려 던 옥남은 두 남자를 보게 된다. 일반인들은 들어올 수 없는 그곳에 들어왔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들이 자신을 젊은 옥남으로 봤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현과 금도 이상한 경험이다. 잘못 들어선 길에 우연하게 찾게 된 그곳에서 커피를 팔던 바리스타 할머니가 젊은 여자로 변신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여자가 구미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자마자 그 먼 거리를 날아왔기 때문이다. 정체가 들키자마자 단박에 정신을 잃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 기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금의 집으로 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한 상황들은 변하지 않는다.


밤 마실을 나선 길에 다시 마주친 바리스타 할머니 옥남은 여전히 아리따운 여인의 모습이다. 그런 그들 앞에 나타난 비둘기 구 선생의 등장과 박 신선, 오 선녀는 <계룡선녀전>을 완성해줄 비기가 되어줘야 할 존재들이다. 로코에서 핵심은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상황을 살려 주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의 트레이드마크 표정으로 금을 바라보는 고양이에게 점순이라 부르는 남자 이현. 고양이는 바로 옥남의 딸 점순이었다. 환생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점순이는 고양이와 사람으로 변해가며 살아간다. 그리고 점순이의 오빠인 점돌이는 아직 알에 갇혀 있다.


무한 반복하듯 환생을 거듭하는 이들 가족들에게 이현은 특별한 존재로 다가온다. 그때 죽은 낭군이 바로 이현일 수도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양이와 인간의 모습을 오가는 점순이를 말 그대로 '점순이'라고 부른 이는 이현이 처음이다. 환생한 낭군이라 확신한 이유다.


그렇게 이현이 근무하는 대학까지 오게 된 옥남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계룡선녀전>의 핵심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특별한 기술로 키워낸 콩으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선녀 옥남. 까칠하고 말 많은 천재 교수 이현, 선하기만 한 금이와 관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300년 전 선녀 옷만 훔쳐간 후 나타나지 않은 낭군이 금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오 선녀와 미녀만 좋아한다는 박 신선과 비둘기 구 선생까지 모두 대학교로 오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첫 방송에서 모든 것을 바랄 수는 없다.


장가 못 간 나무꾼이 선녀의 옷을 빼앗아 평생 행복하게 살다, 선녀 옷을 내주자 하늘로 가버렸다는 이야기인 <선녀와 나무꾼>은 지금 생각해보면 강력 범죄다. 납치 감금이 사랑일 수는 없으니 말이다. 과거에는 아름다운 동화책이 지금와 생각해보면 모두 엽기적인 이야기였다는 자각이 주는 기묘함은 이 이야기에서도 동일하게 느끼게 된다.


첫 회를 본 후 드는 생각은 전작인 <백일의 낭군님>이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도경수와 남지현의 연기력 역시 탁월했다는 사실을 <계룡선녀전> 첫 회는 증명해냈다.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문채원과 윤현민의 연기는 몰입도를 방해한다.


목소리 톤에서 오는 거부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윤현민이 연기하는 이현은 그 캐릭터 자체 만으로도 반감을 불러올 정도다. 윤현민 팬들로서는 모든 것이 좋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도경수와 비교되는 연기는 역설적으로 도경수의 원득이가 얼마나 탁월한 캐릭터였고 좋은 연기였는지 깨닫게 한다.


<계룡선녀전>은 <백일의 낭군님> 후광을 받았다. 비슷한 계열의 로코라는 점과 전작에 대한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그대로 믿음으로 이어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첫 회 의외로 부담스러운 모습으로 이탈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백일의 낭군님>은 <계룡선녀전>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진가를 재확인 받게 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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