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31. 13:45

헝가리 유람선 침몰 재난에 과유불급은 없다

끔찍한 사고다. 먼 곳까지 여행을 간 여행객들이 참사를 당했다. 어쩔 수 없는 재난이 아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라는 점에서 더 답답하다. 좁은 다뉴브 강에는 수많은 유람선들이 오간다. 유럽 최고의 야경 중 하나로 꼽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야경의 정점은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다.

 

헝가리를 찾는 이들에게 꼭 추천되는 이 야경을 보기 위해 배에 오른 30명의 단체 여행객은 그게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최소한 안전한 여행을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모든 코스를 돌고 선착장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배는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명확하게 사고 경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수의 목격자 등은 뒤에서 따르던 대형 크루즈 선이 한국인 단체 여행객들이 탔던 '허블레아니'를 뒤에서 받아 사고를 냈다고 한다. 더 끔찍한 것은 그렇게 침몰한 배 위로 대형 크루즈 선이 지나갔다는 것이다.

 

침몰하면서 강에 빠진 이들에게 대형 크루즈 선이 자신에게 달려왔을 때 느꼈을 공포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현재까지 마지막 사망자를 수습한 곳은 사고 지점에서 10km 이상 떨어진 하류였다. 비까지 강하게 내려 다뉴브 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까지 빨라진 상황에서 생긴 사고 결과다.

 

다뉴브 강은 다양한 국가를 거쳐 흑해로 빠져나간다. 현재로서는 실종자가 헝가리가 아닌 다른 나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실종자 수색이 상당히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거릴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상도 못 했던 사고로 끔찍한 일을 겪은 것도 고통인데 실종자로 남겨지는 것은 더 힘겨운 일이다.

 

사고는 한국 시간으로 새벽 3시를 넘긴 시점에 벌어졌다. 이 사고가 알려진 것은 사고 발생 약 1시간 후인 한국시간 오전 5시라고 한다. 현장을 우연히 지나던 교민이 사고를 확인하고 주헝가리 대사관에 알렸다고 한다. 현지 시간으로 저녁 10시에 처음 인지한 셈이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 정부는 비상체제로 움직였다. 그리고 정부는 다뉴브강에서 일어난 유람선 침몰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부ㆍ소방청ㆍ해군 등 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급파했다.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이끄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밤 출국해 현지에서 사고 수습 과정을 지휘할 예정이며, 군은 수송기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 벌어진 참사이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당연하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은 해외에 나가면 느끼는 서운함들이 많았다. 각국의 대사관들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자국민을 내치는 행위들이 잦았기 때문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에게 오히려 현지 국가의 편을 드는 경우들도 나와 비난을 사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달랐다. 즉시 정부는 이상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단장으로 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꾸려졌다. 이들 39명은 당일 오후 1시부터 순차적으로 헝가리를 향해 출국했다. 신속대응팀에는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지휘관 1명과 심해잠수요원 9명 등 국제구조대 12명, 해군 해난구조대(SSU) 7명, 해양경찰청 구조대원 6명 등이 포함됐다.

 

사고 즉시 국가가 사고를 당한 국민들을 위해 신속대응팀을 꾸려 보내는 것이 당연해야 했지만, 낯설게 보이는 것은 그동안 그런 역할을 정부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차 신속대응팀 이후에도 추가로 헝가리로 날아가 실종자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지휘할 거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중요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이렇게 발빠르고 강력하게 움직이면 헝가리 정부 역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자국에서 일어난 참사에 대한 책임은 모두 헝가리 정부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 정부가 미적거리며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헝가리 정부가 받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 어렵게 된다는 의미다. 

 

재난에 과유불급은 없다. 문 대통령이 '속도'를 중요하게 이야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초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집중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것이 재난과 이런 사고다. 7명의 생존자 외에는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상황이지만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바로 국가가 할 일이기 때문이다.

 

우린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지 못한다. 당시 대한민국에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곳도 아닌 자국의 바다에서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 탑승객을 구하려 노력하기보다 심기 불편한 당시 대통령의 눈치만 본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렇게 제대로 된 구조 활동도 없이 300명이 넘는 승객들이 사망했다.

 

언론도 참사의 진실을 외면했다. 그들은 그렇게 스스로 기레기가 되었고, 당시 정부는 몰락을 자초했다. 존재 가치가 없는 권력은 괴물이 될 수밖에 없다. 가용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해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 그리고 곧바로 헝가리 현지로 구조대가 급파되는 과정들을 보며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이런 조처가 취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표한다.

우리가 원하는 국가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외부의 침략을 막아주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는 모든 국가가 가져야 할 가치일 것이다.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기 원한다.

 

'세월호 참사'를 수수방관한 자들중 일부를 제외하고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들이 여전히 처벌받지 않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적폐가 넓고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관통하는 다뉴브 강에서 발생한 끔찍한 참사. 현 정부는 달랐다. 국가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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