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6. 10:29

저널리즘 토크쇼 J-언론 생태계 위협하는 기생언론

이번 주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다룬 주제는 '기생언론'이었다. '기생'이라는 단어와 '언론'이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기괴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언론이 언론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는 의미다. 시대가 변하며 기존 매체를 통한 뉴스 소비가 아닌 SNS을 기반으로 한 소비가 늘며 나타난 현상 중 하나다.

 

영상이 일상이 된 세대들에게 글자는 난독이 올 정도로 싫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길게 적힌 글은 우선 포기부터 한다. 책 읽기도 싫은데 어떤 기사를 읽기 위해 긴 시간을 들일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뉴스'가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뉴스도 서비스 개념으로 바뀌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면 그에 맞는 형식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 그 언론의 가치를 스스로 상실하기 시작하면 언론은 의미가 없어진다. 진실을 외면하고 어느 특정 세력을 위한 나팔수가 된 언론의 행태는 그래서 심각한 수준이다.

 

'정권의 나팔수'에서 '야당의 나팔수'가 된 언론은 변하지 않고 충성 중인 셈이다. 모든 언론이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특정 세력을 위한 언론을 자청하는 집단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끔찍한 일이다. 공정성을 앞세워 사실 보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언론이 스스로 그 기준을 무너트리고 있으니 말이다. 

 

'기레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여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는 언론.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과정과 현재 보여주고 있는 이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 '기레기' 습성이 쉽게 사라질 수 없을 정도로 일상이 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정도면 뜯어고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소셜 뉴스, 뉴스 큐레이션, 큐레이티드 뉴스 등으로 변해가는 뉴스 형식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마지막 '큐레이티드 뉴스'다. 남이 취재한 것을 짜깁기해서 뉴스라고 내보내는 형식이 뉴스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인사이트'와 '위키트리'가 대표적인 매체로 언급되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SNS를 기반으로 뉴스 서비스를 하는 매체들이다. 기본적으로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클릭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광고 수익이 90% 이상이 되는 이들 매체의 급격한 성장은 새로운 생태계에 맞는 방식의 사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형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고 있는 '뉴스'의 가치다. 편향성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내용보다는 얼마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제목에만 집착할 뿐이다. 기사는 없고, 제목과 사진만 존재하는 뉴스는 과연 뉴스일까? 그렇게 소비되는 뉴스는 진짜 뉴스를 왜곡하게 만든다.

 

10~20대가 글을 읽기 싫어한다는 이유를 들어 자극에만 집착하는 행태가 과연 정상일까? 더욱 기이한 것은 이들 매체의 수익률이 50%에 달한다는 것이다. 마치 공장처럼 운영 된다. 전문적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는 필요 없다. 그저 글을 쓸 수만 있으면 누구라도 기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확장성은 당연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방식이 문제가 된다.

 

일정 숫자의 기사를 할당을 시키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수만 유도하도록 한다. 직접 취재도 필요없다. 인터넷에 퍼져 있는 수많은 기사들 중 자신들 입맛에 맞는 기사들을 짜깁기하는 기술만 필요하다. 말 그대로 기존 언론에 '기생'해서 뉴스를 만들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블로그와 일반 개인의 SNS까지 뒤지며 이슈 만들기에 급급하다. 

이런 형식의 뉴스를 소비하는 주체가 10대와 20대가 전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그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행태가 결국 미래의 한국 언론의 모습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결국 자극적인 뉴스만 소비하게 되는 그들은 더 자극적인 제목만 찾게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언론의 공적인 책임들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자극과 선정'만 앞세운 짜깁기 뉴스 사이트가 성공하게 되면서 편향성은 심각해진다. 그들에게는 언론인으로서 시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재가공해 돈만 벌면 그만이다. 그렇게 잠식해가는 시장은 결과적으로 언론 전체를 공멸로 이끌 수밖에 없게 한다.

 

'인사이트'가 지난 해 11월부터 기업 관련 부정적 기사를 쏟아내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기업 홍보를 통해 돈을 벌던 그들이 역설적으로 공격하는 기사를 쏟아낸 것은 갑자기 대단한 가치 기준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다. 90억대 빌딩을 구매하며 부채가 늘자 변한 현상이라는 것이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진단이다.

 

클릭 장사로 영향력을 키우고 이를 권력 화하는 과정에서 기업을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언론이라고 부르기 힘든 언론의 행태는 결국 기업들이 알아서 돈을 내라는 요구나 다름없다. 과거 지하철에서 무료로 나눠주던 '메트로'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이 높아진다.

 

'돈 필요하면 기생 언론짓'이라는 말이 기업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인사이트'에서 근무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곳은 언론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기사를 생산하는 공장 형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비숙련 노동자들을 수시로 교체하며 오직 '자극과 선정'에만 집착한 기사거리를 짜깁기하면 그만이다.

 

엄청난 숫자의 기사라는 형식의 글이 올라올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구조는 결과적으로 오너만 배불리는 행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식이라면 AI로 모두 대체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미 해외에서는 AI 언론이 존재한다. 국내에서도 일부 이런 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남의 기사를 훔쳐 기사를 작성하는 행태가 정상일 수는 없다. '인사이트'를 흉내내는 네이버 블로그들도 많다. 마치 자신들이 대단한 가치라도 있는 듯 남들의 글들을 훔쳐다 자신의 블로그를 채운다. 수만 개의 글이 있지만 정작 자신이 쓴 글은 없다. 그렇게 채워 광고 수익에 집착하는 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SNS와 유튜브가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다. 기존 언론의 행태가 큰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변화기에 나타난 '기생언론'들은 생태계 전체를 흔들고 있다. 오직 돈에만 집착하는 행태가 만들어내는 비극은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여전히 남의 글들을 훔쳐 블로그를 채우며 죄의식이라고 전혀 존재하지 않는 한심한 네이버 블로그 '힘내라 맑은물'의 행태는 경악스럽다. 수많은 이들의 글들을 무단으로 채우며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런 자가 '정의'를 앞세워 개인적 이익에만 집착하고 있는 모습은 황당할 뿐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폐가 아닐 수 없다"

 

조국 법무부장관 기사가 3주 만에 100만 건이 넘게 나왔다. 그중 심도 깊게 진실을 파 해치려는 기사가 과연 1건이라도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의혹만 존재할 뿐 직접 찾아 진실이 무엇인지 취재하는 기사도 없었다. 편향성과 연성화된 언론은 그렇게 살아있는 권력에 돌멩이를 던지는 것이 훈장이라는 확신 아닌 확신만 가지고 있는 듯하다. 

 

기계적 중립을 앞세우고 지난 정권에서 하지 못한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기괴한 언론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조차 방향을 잃을 듯하다. 여기에 '기생언론'이 퍼트리는 자극은 청년 세대들의 사고 체계마저 휘집고 있다. 과연 한국 언론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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