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30. 11:41

라켓소년단 10회-디데이의 진실과 부산행에 담은 사랑

세윤은 혼자 옷장에 남겨진 채 웃고 있었다. 해강이 믿음직스럽게 보였기 때문이다. 팽 감독에 걸리는 상황에서도 세윤은 챙기던 해강은 벌을 받으면서도 웃고 있었다. 과연 이들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은 잠시 뒤로 미룬 채 국가대표 훈련 후유증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해강은 일본선수가 악의적으로 눈을 공격한 것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시력이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지만, 친구인 의사의 뜬금없는 질문에 과민 반응하며 자라지 못한 어른 윤 코치의 극단적 상황들이 등장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윤 코치는 아들이 과연 자신이 좋아서 배드민턴을 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부모로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에 윤 코치는 함께 있던 배드민턴부 선수들을 윤담으로 집으로 잠시 보냈다.

 

부모로서 뒤늦게 아들의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 확인해보려는 노력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우유부단하고, 어린 아이의 감성만 존재하는 윤 코치의 행동이 문제로 다가왔다.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고,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독선으로 아이를 고립시켜 과보호하는 것이 답이라 생각하는 것은 문제다.

 

함께 지낸 친구들과 연락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집에 방치하는 행동이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알 수 없게 하니 말이다. 윤 코치가 착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이에서 성장하지 못한 성인의 문제가 잘 드러나고 있다. 아이의 꿈을 고민하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우를 범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디데이를 적으며 준비하고 있다. 해강을 비롯해 다른 이들은 단순히 학교대항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대항전에 이어 전국체전 선발전까지 중요한 경기들이 준비된 상황에서 해강의 문제는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세윤은 팔 부상을 당했지만, 해강과 달리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런 세윤은 해강을 볼때마다 화가 난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달고 살며 늘어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해강을 보며 화를 내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휴대폰과 TV만 보는 것은 눈이 심각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세윤이 화가난 것은 해강의 이런 나태함이다. 자신에게 박찬을 이기겠다고 다짐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이런 행태를 보이는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세윤이 왜 그런지도 모르는 해강은 아버지를 닮은 여전히 성장하지 못하는 아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이들은 학교 전설에 빠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배드민턴부는 존재하지만 더는 주목하지 않는 학교이지만, 과거에는 전국체전을 8 연패할 정도로 최고의 명문학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강태선이라는 선배에 대해 확인한 아이들은 결국 '하얀 늑대'의 전설까지 알게 되었다.

 

하얀 늑대가 누구인지 모르던 아이들은 단골 가게에서 그게 바로 배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설의 코치가 바로 현 배 감독이라는 사실을 안 아이들은 행복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전설에 대한 이야기가 추가로 올라오자 아이들은 당황했다. 하얀 늑대가 해남 서중의 전설을 만들고, 끝낸 장본인이라는 이야기 때문은 아니다. 하얀 늑대가 강태선을 때려서 배드민턴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폭행으로 만든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정말 사실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들은 친근하기만 했던 배 감독이 과거 폭력 코치였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하게 이어지게 되었다.

아무런 연락도 없고, 코치의 부탁으로 먼저 연락도 하지 못하던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해강의 집을 찾았다. 집에 돌아온 윤 코치는 아이들을 보자마자 화를 냈다. 자신이 무섭게 하지 않으니 말을 듣지 않는다며 화를 냈다. 그리고 해강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승리하기 힘드니 억지로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다.

 

좁은 시각을 가긴 채 성장하지 못한 아이의 사고만 가진 윤 코치의 이런 행동과 달리, 아이들은 달랐다. 그들이 해강의 집을 찾은 것은 친구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승패와는 상관없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분명 팀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해강을 희생시킬 생각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친구 혼자 있는 것이 걱정이라 함께 놀고 싶었던 것 뿐이었다. 혼자 결정하고, 확신해 아이들에게 화를 낸 윤 코치는 다시 한번 자신이 얼마나 무지하고 한심한지 깨달았다. 뒤늦게 아들과 만나 꿈을 이야기하지만, 해강은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 같은 인물이었다. 

 

부모님을 보며 코트에 선 것은 분명 사실이라 했다. 하지만 누가 강요해 배드민턴 채를 잡은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담임에게 제출했다는 희망에 해강은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해강은 분명한 목표가 존재한 아이였다.

 

아버지를 닮아 아이들에게 먼저 연락하는 것도 못하고, 그저 빈둥거리기만 하며 애들같은 행동만 했다. 그런 해강의 모습을 보며 화가 난 세윤은 다시 한번 물었다. 홍 이장이 꾸며준 창고 연습장에서 세윤은 해강의 약속을 다시 확인시켰다.

 

오늘이 디데이라고 하는데, 학교 대항전도 아닌데 무슨 일인지 모르고 있는 해강이다. 그날은 바로 윤 코치의 생일이었다. 아이들이 디데이라고 준비했던 것이 바로 윤 코치 생일이라는 것을 아들과 아버지만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아이들이 깜짝 생일 파티를 열자 오열하는 윤 코치는 선물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행복했다. 사이즈가 작아 전화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배드민턴 가게 주인과 통화를 한 윤 코치는 다시 한번 울 수밖에 없었다.

 

할인 제품을 샀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용돈을 모아 코치 생일선물은 신상품으로 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마음이 100이라면 윤 코치의 사고는 5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런 윤 코치가 남은 이야기 속에서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동네 가장 큰 어른 생일을 해강이 집 마당에서 진행했다. 왕할머니 생일을 위해 거하게 차린 잔치상에 모두가 신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딸이 동치미를 좋아한다며, 집에서 동치미를 떠 온 왕할머니의 모정은 나이와 상관없었다. 

거하게 차려진 잔치에 윤 코치는 빠져 있었다. 소체 선발전을 좀 늦추기 위해 상대 학교 코치를 직접 만나러 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도네시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왔다는 상대 코치가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무섭게 생겼지만, 나름 예의가 바른 모습에 한시름 났지만 모든 게 변수였다.

 

더치페이에 이어 선발전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통보에 가까운 이야기에 윤 코치는 반박도 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국대 합동 훈련을 하던 중에도 막내 용태는 부지런히 부산 이곳저곳을 찍어오라는 미션을 준 적이 있었다. 그건 용태가 자기만족을 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동네 회의 과정에서 왕할머니 생신이 곧 있고, 선물로 뭘 원하는지 확인한 용태는 부산에 간 형과 누나들에게 부탁을 한 것이었다. 지금은 가기 어려운 왕할머니 고향집을 찍어오고, 먹고 싶은 음식을 가지고 오는 것이 목표였다.

 

힙합을 좋아하는 우찬은 할머니를 위해 부산에 관한 노래를 부르고, 막내 용태가 할머니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로 '부산행'을 선택하는 기괴한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모두가 행복했다. 영화 마지막에 아이들이 직접 부산에서 왕할머니가 살던 곳을 찍어온 영상에 감동 받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좀비 영화를 보고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떨까? 라는 이야기를 하던 아이들은 분명 어른보다 현명해 보였다. 그런 시간이 오면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 거라 했다. 평범해 보이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닫게 된다는 아이들의 말은 팬데믹 시대를 사는 우리를 위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지만, 잔치의 여흥을 즐기던 동네 사람들의 덕담이 오히려 상대를 아프게 하는 상황으로 전이되었다. 도시 부부에게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쁜 게 아니라 덕담이다. 하지만 이런 말이 누군가에게는 독한 말들이 될 수도 있다.

 

도시 부부가 이곳까지 와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결정적 이유는 사람들에게 속아왔더 삶이 지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아픔이 극대화되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를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고통을 애써 참아오고 있는데 왜 아이를 가지지 않냐며 타박하면 힘들 수밖에 없다.

 

서로의 비밀과 아픔을 조금씩 알아가며 그렇게 이웃이 되어가는 것이다. 이런 충돌들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지 않았다는 것은 도시 부부가 이제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선발전 일정을 미루지 못한 윤 코치로 인해 메인 학교를 정하는 대결을 벌어야 하는 해남 서중 아이들은 상대를 이길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하얀 늑대에 대한 전설 썰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인터넷 글을 읽고 배 감독을 어떤 식으로 규정할지도 궁금하다. 지금까지 보여온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하얀 늑대였던 배 감독의 진실을 밝혀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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