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의 여행을 담은 <꽃보다 청춘>이 끝났다. 아이슬란드에 이은 아프리카까지 이어진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청춘의 힘을 보여준 그들의 여행은 나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런 여정에서도 불패신화를 이끄는 나영석 사단의 한계도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도 하다.
불패신화 나영석 사단의 위기;
청춘들의 여행보다 더 불안한 것은 바로 신서유기2가 될 수밖에 없다
강호동을 비롯한 과거 <1박2일> 멤버들을 모은 나영석 사단은 과거를 회상시키며 그들을 '서유기'에 대입해 중국 여행을 시작했다. 죄를 지은 이들이 삼장법사와 함께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출연자들에 대입시켜 큰 성공을 거둔 <신서유기>는 플랫폼 개척에 혁혁한 공헌을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tvN은 <신서유기>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 확장에 나섰다. OtvN에 이어 tvNgo를 통해 인터넷 방송까지 확장하며 외연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이 모든 것을 상징하는 OtvN과 <신서유기>가 개척한 tvNgo는 분명 그들의 확장의 힘을 보여준 방송들이다.
나영석 사단의 예능은 tvN을 대중들에게 크게 알린 존재다. 지리멸렬하던 tvN의 브랜드가 보다 크게 확장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것은 결국 나영석 사단의 공헌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나영석 사단의 예능은 tvN의 과거이자 현재이고, 미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나영석 사단의 예능에 일단 멈춤이 켜졌다.
성장만 있을 것 같던 나영석 사단의 예능은 <꽃보다 청춘>에서 시청률 하락을 맛보게 되었다. 그동안 끝없이 오르던 시청률이 처음으로 주춤하기 시작했다. 더욱 치명적이었던 것은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였다. <응답하라 1988>이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큰 사랑을 받은 직후 그곳에 출연했던 연기자들이 함께 했다는 점에서 큰 성공을 기대하게 했다.
국민 드라마라는 표현까지 들었던 <응답하라 1988>의 청춘 4인방의 아프리카 여행은 당연하게도 큰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추락으로 이어졌다. 11.7%에서 시작한 <꽃청춘 아프리카>는 성공은 당연해 보였다. 첫 방송이 이 정도 시청률이라면 대박을 예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꽃청춘 아프리카>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갔다. 매주 시청률이 빠지며 4회 8.2%대였던 시청률은 5회 6.2%대까지 추락하며 급격한 시청률 이탈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회는 4.1%대로 막을 내린 <꽃청춘 아프리카>는 11.7%에서 시작해 4.1%로 끝나며 무려 7%나 되는 시청률 하락을 보였다.
케이블 방송에서 7%라는 시청률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렇게 큰 시청률이 급격하게 빠지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영석 사단의 위기론은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영석 사단의 위기는 어쩌면 자연스럽다고 보인다.
유사한 형태의 여행기가 사람만 바뀐 채 반복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충성도가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변화가 시청자들보다 앞서지 못하면 이렇게 시청률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나영석 사단은 예정된 수순대로 <신서유기2>를 인터넷과 방송으로 내보낸다.
이승기가 삼장법사로 참여했던 시즌1은 인터넷에서만 방송이 되었지만 엄청난 클릭률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시즌2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런 성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기가 빠진 시즌2가 과연 성공할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신서유기2>는 말 그대로 나영석 사단의 실체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이승기라는 호감이 가득한 연예인도 없다. 강호동과 이수근, 은지원에 이어 안재현까지 대중들에게 큰 호감을 얻고 있는 존재가 없는 상황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한다면 말 그대로 나영석 사단의 예능의 승리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이런 조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기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신서유기2>마저 성공한다면 여전히 나영석 사단의 재능과 능력은 시청자들을 선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의외로 힘든 시기를 이어갈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나영석 사단이 만든 브랜드의 위기는 곧 tvN 예능의 위기와도 유사하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뭘 해도 되던 나영석 사단의 예능이 이제는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방송이 된다면 이는 큰 문제이니 말이다.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이수근과 은지원에 과거와 다르지 않은 강호동. 존재감이 미약한 안재현까지 좀처럼 호감을 보이지 못하는 출연자들을 데리고 얼마나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의아하게 다가올 정도다.
나영석 사단의 뚝심일 수도 있고 고집일 수도 있다. 과거의 영광을 이용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보다 새로운 인물과 색다른 기획이 아닌 과거 <1박2일>의 감성을 현재로 가져와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아쉽다.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고, 그들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주기 바라는 시청자들과는 다른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신서유기2>는 나영석 사단의 예능의 현재를 확인하게 하는 방송이 될 것이다. 나영석 사단이 큰 변화를 가져가야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에 만족하며 천천히 새로운 것들에 도전할 것인지를 검증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그런 점에서 <신서유기2>는 나영석 사단과 tvN에게는 중요한 프로그램이 될 수밖에 없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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