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두가 적이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도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사는 것 일뿐. 그 어떤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 삶. 지독하게도 지안은 공포까지 학습을 받고 이를 다른 이에게 가한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린 이 지독한 상황에서도 사랑은 피어난다.
공포는 학습된다;
하루살이가 되어버린 지안은 왜 동훈을 몰락 시키려 하는가?
박해영 작가의 전작들도 심상치 않았지만 그래도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나의 아저씨>는 작정하고 글을 쓴듯한 느낌이 든다. 지독할 정도로 더는 떨어질 곳도 없어 보이는 지점까지 추락한 지안을 통해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동훈의 아내인 윤희는 당혹스럽다. 사라진 5천 만원이 돌아왔다. 그것도 쓰레기 통에 버려진 돈을 청소부가 찾아줬다는 말에 당황한다. 자신에게 찾아와 잃어버렸다고 말했는데 쓰레기 통에 버려졌다는 준영의 말이 이상하니 말이다. 불륜 관계인 두 사람에게 이 문제는 심각한 일이다.
모든 것에는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불안하기만 한 윤희는 돌아온 동훈에게 "근데 왜 당신이 버렸데?"라는 질문을 한다. 자신이 돈을 버렸다는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 윤희의 질문. 다급하게 대학 동창인 준영에게 들었다고 하지만, 이는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는 틈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안은 돈이 절실하다. 잔인하고 사악한 사채업자에게 벗어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 상황에 동훈이 눈에 들어왔다. 뇌물을 받는 과정을 목격했다. 상품권을 훔쳤지만 오히려 독이 된 지안은 방법을 바꿨다. 회사 내 알력 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지안은 대표인 준영을 찾아가 두 명을 제거해주겠다고 한다.
박 상무와 동훈은 모두 준영에게 불편한 대상이다. 박 상무는 자신의 대표 자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반대 세력이다. 동훈은 윤희의 남편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존재다. 두 사람을 지안이 제거해준다고 한다. 믿을 수 있을까? 상황 대처 능력과 손놀림이 빠른 것은 엘리베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천만 원씩 받겠다며 지안은 이들을 궁지로 몰아넣을 준비를 한다. 하지만 박 상무는 들어갈 틈이 없다. 적이 많아 사무실에는 도청 감지 장치까지 되어 있다. 이는 휴대폰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자 지안은 동훈의 휴대폰 먼저 타깃으로 삼았다.
밥을 사 달라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날도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밀린 틈을 노리고 동훈의 휴대폰 해킹에 성공했다. 자신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도 못한 동훈은 쉬운 먹잇감일 뿐이었다. 손쉬운 동훈과 달리, 박 상무는 조력자인 기범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게임 폐인이면서 컴퓨터를 잘 다루는 기범은 룸을 찾은 박 상무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박 상무가 있는 방을 확인하고 불을 끄고 혼란한 틈을 타 박 상무 술잔에 약을 탔다. 5천만 원 상품권을 누가 샀는지 추적하던 박 상무는 그렇게 잠이 든 채 알지도 못하는 호텔에서 깨어났다.
문제는 커다란 투자를 하기 위해 찾은 중국인들을 만나야 하는 날 수면제에 취해 낯선 호텔에서 깨어난 박 상무. 다급하게 나가려던 그는 차량 충돌 사고까지 일으키며 몰락하고 말았다. 윤 상무의 보고를 받은 준영. 그리고 지안은 그에게 전화해 천만 원 준비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누가 일을 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훈의 집을 확인하고, 그의 휴대폰을 통해 모든 대화 내용을 엿듣는 지안. 하지만 단호하게 거리를 두려는 동훈에게 지안은 최후의 수단을 사용한다.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겠다는 동훈을 뒤쫓아가 입맞춤을 한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동훈은 당황하며 뿌리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안이 파 놓은 함정에 동훈은 빠졌다. 돌이킬 수 없는 덫에 빠져버린 것이다. 지안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동훈의 운명이 걸렸다. 그 사진 하나 만으로도 동훈은 회사에서 잘리고 이혼까지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전후 사정도 필요 없고, 누구의 잘못인지도 의미가 없다. 그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의 힘은 그렇게 컸다.
파견 회사 사장은 지안을 회사에서 빼려고 했다. 하지만 동훈은 그녀를 선택했다. 그저 취미와 특기가 '달리기'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선택한 지안에게 동훈은 인생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지안의 손 안에 놓인 남자 동훈.
동훈의 형제인 상훈과 기훈은 청소 업체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다. 상훈의 친구가 물려진 청소방을 인수해 '형제 청소방'으로 이름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그들. 이혼을 요구 당하던 상훈은 더 갈 곳이 없었다. 감독으로 입봉하기 위해 20년 동안 월 5백만 원 인생을 살았지만 여전히 조감독 제안만 오는 기훈은 꿈을 포기했다.
짧은 발목 양말, 찢어진 비닐 봉지, 자꾸 넘어지는 봉고차는 상황을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로 활용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망가진다는 동훈의 말에 "싫어해 주실래요"라는 지안의 말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 말이 나오면서 이들의 관계는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실직하고 이혼 위기까지 처한 큰 아들. 경비라고 하겠다고 나선 아들이 신불자라는 이유로 다시 돌아왔다. 자신의 식은 밥을 먹는 아들에게 따뜻한 밥을 대신 퍼주는 엄마의 마음은 그래서 씁쓸하다. 밥을 먹던 중 동훈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아버지는 뭐하시니?"라는 질문을 한다. 꼰대 발언에 발끈하는 지안의 모습에 이들의 세대 차이는 명확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복선이 될 수밖에 없는 이 발언들은 결국 이들의 미래를 엿보게 한다. 지안은 동훈을 엿들었다. 그 안에는 동훈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형제와 가족들이 모두 담겨져 있었다. 그렇게 동훈을 알게 된 지안은 과연 그를 몰락시킬까? 아닐 것이다. 그 입맞춤이 찍힌 사진은 동훈을 다시 붙잡는 도구가 될 수밖에 없다. 상품권이 그랬듯 말이다. 유혹을 당해본 적이 없어 자신이 어떤지 모르겠다는 동훈에게 지안의 도발은 새로운 시작이다.
지안의 이런 가학적인 행태는 사채업자인 광일의 수법과 동일하다. 광일이 그토록 지안을 증오하는 이유가 뭔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지안을 좋아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지만, 과거에 그들 사이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 때문일 수도 있다. 돈만 받으면 그만인 사채업자가 그토록 집요하게 지안을 찾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공포다. 사채업자가 자신의 집을 찾아오고, 폭력을 휘두르며 협박을 하는 그 모든 상황은 지독한 공포다. 지안은 학습된 공포로 동훈을 위협하고 있다. 지안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학습된 공포는 그렇게 누군가를 위협하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그게 사랑인지 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지안은 광일이 하듯 거칠게 동훈 곁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복잡하게 얽힌 상황들. 그리고 많은 정보를 쥐고 있는 지안. 그녀의 선택에 의해 많은 이들이 무너지고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폭주 기관차처럼 질주하는 지안은 그들에게는 폭탄과 같다. 언제 어떤 식으로 터질지 모르는 지안은 결국 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동훈을 곁에 두고 싶어 극단적 선택을 한 지안. 결국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지안을 동훈은 구해줄 수 있을까? 처절한 두 사람은 과연 이 지독하고 악랄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는 것일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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