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를 능가하는 완성도 높은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은 쉽게 볼 수 없는 명작입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싫증이 날 수도 있는 설정을 이토록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의 틈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 신기한 이야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현재의 선우는 죽고, 20년 전 과거의 선우가 살아난 다
뇌압이 높아지고 더는 버틸 수 없는 선우를 급하게 병원으로 옮긴 영훈은 힘겹기만 합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절친인 선우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향으로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얻은 선우는 뇌종양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했었습니다.
민영을 보면서 자신이 기억하는 민영은 박민영이 아닌 주민영이라고 이야기하는 선우는 자신이 이제 죽을 때가 되었음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자신의 행동으로 사랑했던 연인을 조카로 만들어버렸지만, 선우는 마지막까지 이 행복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돌아갔던 과거 그 장소에서 선우는 봐서는 안 될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형이 아버지를 죽인 진범이라는 사실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과거의 형을 어떻게 하지 못한 선우는 현재의 형을 찾아가 분노의 폭행을 할 정도였습니다. 20년 동안 그 고통을 마음속에만 품고 살아왔던 정우 역시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숨기기는 했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머니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미국으로 도피하듯 선우를 피했던 정우는 약물 중독자로 전락했습니다. 법의 심판은 받지 않았지만 양심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우에게 삶은 고통 그 이상이었습니다. 정우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향을 원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함이었습니다.
정우의 마음을 알 수 없었던 선우는 형의 마지막 유언이 가족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에 그는 직접적인 행동에 나섭니다. 과거로 돌아가 형의 사랑을 이어주고, 아버지의 죽음을 막으려했던 선우는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달라진 과거는 현재를 바꿔버렸고, 그런 사실은 선우에게는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형을 위한 행동은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 민영이 조카가 되었고, 자신의 연인을 지키기 위한 행동은 결국 아버지를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행동이 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뒤틀린 한 순간의 개입은 선우의 인생만이 아니라 정우의 인생마저 전혀 다른 삶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과거 여행으로 인해 선우의 뇌종양은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벌어질 수 없는 급격한 진행 속도는 의사가 수술을 두려워할 정도였습니다.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자신이 생존할 가능성이 적다는 사실을 선우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 전화를 정우에게 합니다. 과거를 잊고 현재의 삶에 충실하라고 말입니다.
우울증에 빠지지도 말고, 부인과 딸에게 잘하고, 병원에 있는 어머니도 자주 찾아보라는 선우의 유언은 정우에게는 고통이었습니다.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이 달라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뒤늦게 자신의 죄를 세상에 알릴 수도 없습니다. 그런 지독한 상황 속에서 정우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실 도피가 전부였습니다.
선우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민영은 영훈에게 무슨 일인지 알아내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어떤 말도 하지 않는 영훈에게 이유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과거 알고 있었던 한서병원 약봉지를 기억하고 병원에서 선우를 찾기도 하지만 아무 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선우가 형인 정우를 찾아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자신을 보면서 박민영이 아닌 주민영으로 기억한다는 말도 이상하기만 합니다.
아파하는 아빠를 찾아가 힘을 주는 예쁜 딸 민영은 그렇게 뒤틀린 삶 속에 조금씩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선우와 영훈 외에는 알 수 없는 시간여행의 뒤틀림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 민영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선우의 행동을 통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 민영이 어떤 방식으로 선우의 진심을 확인하게 될지 기대되니 말입니다.
수술을 받고 있는 선우와 20년 전 병원에 입원해 있는 과거의 선우. 그 둘이 교차되며 같은 시간을 보내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믿을 수 없었던 20년 후 자신을 본 선우는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그가 거짓이 아닌, 진실임을 알게 됩니다. 20년 후 자신이 건넨 주민등록증만이 아니라, 아버지의 죽음까지 예상했던 그는 믿을 수 없지만 분명 자신이었습니다.
아버지를 구하지 못하면 또 다른 사람도 죽게 된다는 미래에서 온 자신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약속 장소로 가지 못한 선우는 영훈에게 부탁했지만, 2시간이 훌쩍 지나도 미래의 선우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선우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게 됩니다. 아버지 말고 죽는 또 다른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영훈이 우연하게 선우의 방에서 미래에서 온 약 봉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약이 바로 뇌종양 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선우가 생각했던 가설이 정설임을 확인합니다. 현재의 영훈은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간 친구에 슬퍼하지만, 죽음은 곧 새로운 전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이 찾은 약봉지는 결국 선우를 살리는 이유가 되었고, 방금 전 수술실에서 죽었던 선우는 데스크에서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그 상황은 죽음에서 선우를 구했고,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선우를 과거의 선우와 영훈이 살려냈지만, 조카가 된 민영마저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면서 이들의 관계는 더욱 복잡 미묘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의 선우가 20년 전 미래에서 온 자신을 알고 있고, 이런 사실은 결국 과거의 삶을 변하게 만들 테니 말입니다. 충격적인 반전을 통해 그동안 볼 수 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은 이제 부터 시작입니다.
죽음의 고비를 넘긴 선우가 조카가 되어버린 민영을 어떻게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지가 궁금하니 말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삼촌 선우와 달리, 이상한 행동을 했던 모습을 기자의 직감으로 느끼며 사실을 추적하게 될 민영의 모습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를 가장 진보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은 이제 시작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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