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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내 마음이 들리니 19회-분노하는 마루와 영규 출생의 비밀

by 자이미 201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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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마루는 스스로 사멸하며 상대마저 죽게 만드는 방법을 택합니다. 자신과 연결된 부모와 할머니가 함께 공멸하게 만들려는 마루는 이미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경계를 넘어서 있었습니다. 정신이 퇴행되기 시작한 순금의 꺼낸 "영규 도련님"은 이후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출생의 비밀은 극을 어떻게 이끌까?



자신이 김신애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준하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진위를 확인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거짓이기를 바란 그는 할머니에게 들은 진실로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지기만 합니다. 거짓이기를 바랐던 진실 앞에서 어찌할 수 없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저주밖에는 없었습니다.

저주를 마음속에서 끄집어내기 시작한 그는 폭주를 하기 시작합니다. 조심스럽게 복수를 해나가기 원하는 현숙은 급하게 진행되는 준하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복수의 본질에만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준하가 스스로를 망가트리며 복수를 시작하는 것과 달리, 그의 안위와 상관없이 자신의 목적만을 달성하려는 현숙의 모습 속에는 더 이상 준하라는 존재는 담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오열하는 할머니에게 "자신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죽지도 마라"며 독설을 하는 준하는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을 구분해가기 시작합니다. 최진철과 김신애와 할머니는 자신을 이토록 힘겹게 만든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자신의 안위는 상관없이 복수에만 집중하는 그의 모습은 이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범주로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최진철에게 대놓고 경고를 하고 자극을 하면서 친부와의 대결은 슬픈 운명의 종착역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서로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자멸의 길을 선택하는 그들은 그렇게 스스로가 망가져도 상대가 더 큰 상처를 입는다면 그것이 곧 상대에 대한 복수라 생각할 뿐입니다.


거리에 쓰러진 순금을 발견해 병원에 옮긴 우리와 동행한 동주는 자신의 한계를 명확하게 느끼게 됩니다. 들을 수 없는 그가 너무나 급박한 상황에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당혹스러워합니다. 들을 수 없어 반응할 수 없고 그래서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다가오는 동주는 그저 떨어져 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경계는 단순히 우리에게서는 느끼는 부분이 아닙니다. 자신이 친형처럼 생각하는 준하와의 관계에서도 느끼는 감정이고 친 엄마에게서도 느끼는 한없는 두터운 경계일 뿐입니다. 동주의 장애는 낯선 타인에게는 쉽게 넘어설 수 없는 한계로 다가오지만 이 모든 것들을 알고 있는 이들이 쌓아올린 경계의 벽은 쉽게 무너트릴 수 없는 한계로 동주를 힘겹게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원하지만 모두 자신들의 복수에만 매달린 채 그의 마음을 받아주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는 보호받아야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할 뿐 이미 성장해서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그를 인간 차동주로 봐주지를 않습니다.    

영원히 어린 아이이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일반인처럼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과보호를 드러내놓고 보이는 어머니와 준하에게서 동주가 느끼는 상실감과 무력함은 이미 그동안 여러 형태로 보여주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호받거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동주가 아닌, 스스로 자립하고 판단을 할 수 있는 차동주로 남으려고 합니다.

그런 동주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이는 당연히 그를 그 자체로 보는 영규와 우리입니다. 자신의 장애를 알고 있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사랑을 나눠주는 그들에게 정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행복을 경험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일 뿐입니다.

준하가 불만족스러운 가족을 벗어나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가족을 위해 영규의 집을 떠난 것과 마찬가지로 동주는 자신이 바라는 화목하고 인간적인 가족에게 이끌려 자연스럽게 영규와 우리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게 너무 다른 상황에서 서로가 가야할 길을 달리 걷기 시작하는 그들은 복수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충돌을 시작합니다.

어긋나기 시작한 준하에게 주먹질을 하면서까지 막아서고 싶은 동주. 하지만 이미 주체할 수 없고 물러날 곳도 없는 준하에게는 너무나 인간적이며 본심이 드러나는 동주의 간절함도 그를 막아서기 힘들게 할 뿐입니다.

오늘 방송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은 아픈 어머니를 위해 식목원 소풍을 나온 영규가 기억이 퇴행하고 있는 순금의 마음도 알지 못하고 행복해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순진무구해서 더욱 사랑스럽고 그래서 안타깝기만 한 영규. 그런 영규를 보면서 "영규 도련님"이라 혼잣말을 하는 순금의 모습은 마지막으로 향해 가는 '내마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숨겨져 있었던 영규 출생의 비밀이 어떤 식으로 드러나고 역할을 할지 알 수 없지만 파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들의 복수극에 영규의 존재는 다시 한 번 큰 존재로 다가서기 시작했습니다. 극중의 상황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며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미숙. 그녀가 신애에게 복수를 하는 장면은 선이 악에게 복수를 하는 것처럼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달해줍니다. 우리가 아픈 할머니에게 대하는 장면이나 순진무구한 영규의 모습을 보면서 슬프게 우는 장면 모두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장치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지독한 결말을 예고라도 하듯 그들의 기묘한 장면은 진철의 집 마당에서 열린 와인 파티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저녁 야외에서 가지는 그들의 와인 파티는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혹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희생하는 관계 속에서 기묘하게 뿌리를 뻗어가는 모호함을 상징하듯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냅니다.

이방인처럼 등장해 그 기묘함을 더욱 그로테스크하게 만드는 진철의 모습까지 와인 파티의 장면은 '내마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예고 같기만 했습니다. 양파 껍질을 까듯 눈물과 함께 속을 알 수 없는 과정은 본격적으로 그 중심으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울고 까야지만 그 마지막에 도달할 수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슬픈 질주는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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