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을 좋아하는 다정을 위해 직접 맘보 댄스를 추는 영도. 그런 영도를 보고 함께 춤을 추는 이들은 사랑에 푹 빠졌다. '발 없는 새'였던 다정에게 다리가 생겼다. 그리고 주사 자국 가득한 손을 들킨 어린 영도는 같이 보면 같이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지독할 정도의 배려심을 가진 영도와 코뿔소에 받친 것처럼 충격을 받아왔던 다정은 그렇게 자신들의 오랜 고통을 서로 나누게 되었다. 어린 다정과 어린 영도와 교감을 하며 서로를 더욱 많이 알아가는 과정을 이런 식으로 풀어간 드라마의 힘은 강렬함으로 다가왔다.
세밀한 부분에서 진정성이 드러나는 것은 작가의 센스라고 볼 수 있다. 갑작스러운 키스가 끝난 후 다정과 영도가 보인 행동은 현실적이다. 갑작스럽게 내외할 수밖에 없는 당황스러움은 이 드라마의 매력이자 힘이다. 잠 자러 간다는 말에 따라가려다 닫힌 문에 당황해 웃는 영도의 모습까지 그 상황과 감정선을 세밀하게 묘사된 이들의 사랑은 그래서 대단했다.
사랑을 막 시작한 이들은 쉴틈이 없다. 출장을 간 다정과 영도의 문자 주고받기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는 날 창밖만 바라보는 영도는 택시에서 내리는 다정을 발견하자마자 회의도 미루고 급하게 뛰어나간다.
아직 공개 연애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알콩달콩한 이들의 사랑은 그래서 더 짜릿하다. "줘요"라는 말에 다정은 당황했지만 반가운 얼굴로 손을 주고, 가방을 달라고 했다며 장난치는 영도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사이다. 이런 상황에 철도가 등장하자 말 돌리기를 하며 화를 내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다.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 중 연예에 능숙한 인물들은 없다. 다들 연애 고자라고 해야 맞을 정도로 서툰인물들이다. 그런 그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가꿔가야 하는지 책에서 배우고, 실천에 적용하는 그 과정들 모두 사랑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오붓한 저녁을 하기로 한 이들의 약속은 어긋났다. 불청객들인 은하와 가영이 다정과 함께 있었으니 말이다. 주객이 전도 되어 영도는 불청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이들은 캠핑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어쩌다 참석을 하게 된 영도는 감지덕지였다.
이 모든 것들을 주도한 것은 가영이다. 캠핑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가영은 다정과 함께 하기를 권했고, 눈치없다며 영도를 몰아붙이더니, 결국 "너고 캠핑가고 싶은 거야?"란 말로 모두가 캠핑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문제는 이 소식을 듣고 불청객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돌아이로 널리 알려진 승원의 등장에 이 구역의 돌아이는 나 하나만으로 충분하다며 분노하는 가영의 모습도 귀엽게 다가왔다. 불청객이었지만, 그가 준비한 다양한 예능 소스는 이들의 캠핑을 더욱 흥미롭게 이끌었다.
강압적으로 시작된 승원의 게임은 이내 모두가 몰입하게 되고, 그렇게 캠핑의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한가해진 시간 다정과 영도는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산책을 하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위로를 전하는 장면은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어린 다정은 영도에게 자신의 과거 아픔들을 이야기했다. '발 없는 새'인 다정에게도 발이 생겼다는 말에 어린 다정은 행복했다. 더는 도망치듯 떠돌며 살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다정은 이런 상황들을 두고 코뿔소에 받친 것 같다고 표현했다.
피가 나거나 하는 상처가 없었지만 충격을 받았다는 의미였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이사하고, 여관에서 살던 시절 쫓겨날 위기에 물 틀어놓고 울던 엄마를 떠올리며 힘겨워하던 어린 다정. 그런 다정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영도.
이번에는 어린 영도와 다정의 만남이 이어졌다. 형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던 아이. 손등에는 바늘 자국이 가득하다. 아파서 손을 잡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그럼에도 다정에게 못 본 척해달라며, "나만 아프면 되는데, 보게 되면 같이 아프니까"라고 말했다.
영도가 어떤 인물이고 심성을 가진 자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런 그들은 다시 성인의 모습으로 현재를 즐기기 시작했다. 다정의 첫 사랑인 장국영에 질투를 하는 영도는 자신의 첫사랑이 다정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다정을 위해 영화 <아비정전> 속 맘보 춤을 추는 영도와 함께 어울리며 꿈같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사랑이 가득했다.
여전히 불안하기만 한 미란은 박수무당까지 찾았다. 아들은 잘 살거라는 말에 안심했지만 딸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 뒤에 저승사자가 있고, 앞에 칼을 거꾸로 든 자가 있다고 했다. 피를 뒤집어쓰고도 꽃바람을 맞고 신이 많이 났네라는 말도 모자라, 영도의 생년월일을 본 박수무당은 이 사람이 지금 살아있냐고 되묻는다.
심장 이식수술을 해서 살아난 존재라는 점에서 박수무당의 이 질문은 당연함으로 다가온다. 운명을 거스른 존재가 영도라는 것은 중요한 복선이다. 호텔에서 칼을 들고 행패를 부리던 남자를 이안이 제압했다. 손으로 칼을 쥐고 상대를 제압하는 이안의 모습은 두렵게 다가올 정도였다.
다정은 이안의 고백을 거절했다. 손을 간단하게 치료하던 중 이안은 다정에게 지금도 자신이 무섭냐고 묻는다. 사망한 최정민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이 분위기 속에 문제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었다.
취조실에 앉은 범인은 당당함을 넘어 뻔뻔하기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형사들을 당황스럽게 한 것은 거대 로펌 소속 변호사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노숙자나 다름없는 자를 돕는 이가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은 고 형사를 더욱 자극했다. 이는 분명 정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가 그를 꺼낸 것은 이안의 요구 때문이었다. 재벌 부회장의 제안을 받는 조건으로 이안은 그 자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요청까지 할 이유가 있는 것은 이안이 과거 이 남자에게 제안을 했던 열여덟 소년이었다는 분명한 의미다.
부회장은 위기 상황에서 아버지인 회장이 위태롭게 되었다. 수술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사망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원한다. 이 제안을 이안은 받아들인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자신의 곁에 있던 변호사가 사실은 부회장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 여자 변호사가 사망했다. 항상 하던 루틴대로 이안은 술을 한잔 마셨다. 하지만 그 술을 마시자마자 쓰러졌다. 다급하게 변호사에게 전화를 하고, 3시간이 지나 깨어난 이안 앞에는 피투성이가 된 채 사망한 여 변호사가 있었다.
이안이 정말 무의식중에 살인을 저질렀을까? 이안은 이보다 더 악랄하고 간교하다. 그는 즉시 자수를 했다. 자신이 사람을 죽인 것 같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궁금해진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 노숙자를 비호한 상황에서 이안 사건은 형사들이 뒷배가 무엇인지 파악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태정에게 집행문이 송달되었다. 아버지의 빚을 누나인 다정과 함께 갚으라는 행정 명령이다.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아버지이지만 아버지라 부를 수도 없는 자가, 빚을 안겼다. 변호사로 인해 집으로 돌아온 노숙자는 건장한 남자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집은 그들이 감시하고 있다. 마음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남자는 과거 최정민이 준 책 안에서 하얀색 가루를 들어 보인다. 마약인지 아니면 독약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불안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도 다정과 영도의 사랑은 달달하기만 하다. 퇴근하는 다정에게 전화해 저녁 데이트를 신청하고, 버스에서 몰래 옆자리에 앉아 다정을 깜짝 놀라게 해주는 영도는 이제 연애 고자는 아닌 듯 보였다.
식당 앞에서 너무 반갑게 영도에게 달려드는 여자에 다정은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그 여성이 여자친구냐고 묻자, 그런 게 아니고라는 말에 다정은 실망했다. 아직 자신은 영도의 여자 친구도 아닌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도는 여자친구 그런 게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모두에게 말하는 영도는 사랑 때문에 바보가 되어버렸다. 그런 영도를 보며 행복한 다정은 이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짙은 어둠이, 박수무당의 주장처럼 저승사자가 다정의 바로 뒤까지 찾아온 상황이라 그런지 이들의 사랑은 더욱 달달하고 화려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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