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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더킹 투허츠 1회-이승기와 하지원을 압도한 매력적인 주제의식 흥미로웠다

by 자이미 201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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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시작되는 수목 드라마가 시작되며 시청자들의 선택에 심각한 고민을 했을 듯도 합니다.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담은 드라마들이 한꺼번에 시작한 상황에서 어떤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매력적인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킹 투허츠'는 흥미로웠습니다. 

남과 북의 평화를 방해하는 자들은 과연 누구인가?




입헌군주제라는 설정 하에 남과 북의 관계를 색다른 방식으로 다가서는 로맨틱 코미디. 뻔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재미에 남과 북에 대한 단단한 철학까지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드라마로 다가왔습니다. 

왕이 되어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난 재강(이성민)과 왕이 되기 싫은 재하(이승기) 형제의 23년 전 이야기부터 드라마는 시작합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감격스러워하는 아버지와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큰 아들이자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재강, 그리고 자유분방하기만 한 재하의 모습은 드라마의 갈등과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까지 모두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선대왕들의 그림들이 걸린 긴 복도와 그 복도를 지나가며 죽을 듯한 긴장감과 압박을 느끼는 재강의 모습 속에는 입헌군주제인 현대 사회의 왕이 느끼는 부담과 두려움을 잘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재강이 성인이 되어 재하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나듯 영국처럼 엄청난 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일본처럼 천황이라는 이름으로 떠받들 여지지도 않는, 국민의 세금으로 살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그 두렵고 힘겨운 일상들은 왕으로 태어난 운명인 재강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왕. 그 옆에서 조용히 아버지인 왕과 통일이 된 서독과 동독인들의 행복한 함성들을 TV를 통해 바라보는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제인 남과 북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이라는 상징성을 소재로 차용한 만큼 이 주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했지만 홍자매들은 매력적인 방식으로 이 관계를 풀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남과 북이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왜 그토록 왕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지에 대해서 홍자매는 보이지 않은 힘으로 움직이는 세계사의 흐름과 우리 시대의 남과 북을 교묘하게 비틀면서도 자신들이 가지는 남과 북에 대한 의지를 잘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남과 북의 통일을 더 이상 원하지도 않은 국민들과 대치중인 국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군대에 가야만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말썽꾸러기 왕제인 재하의 모습을 통해 그대로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불만은 '세계 장교 대회'에서 만난 북한 장교들과의 첫 대면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재하의 현재 모습은 일반화된 현재 우리 국민들의 시각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형이자 왕인 재강이 통일과 평화로운 관계를 추구하고 갈망하는 것이 과거 세대의 열망을 대변하고 있다면 더 이상 통일이니 뭐니 하는 골치 아픈 이야기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느끼는 재하의 모습은 현재 우리 대중들의 보편적인 정서와 유사한 상황입니다. 더욱 이 정권 들어 철저하게 대립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긴장감을 불어넣고 국민들을 옥죄는 방식으로 집권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식으로 남과 북의 관계를 이용하듯 우리의 분단 상황은 이를 통해 부당이익을 누리는 이들로 인해 결코 평화로워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거대 제국들인 중국과 미국이 힘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가이드라인이 남과 북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쪽의 이념과 사상으로 무장한 나라가 들어서는 것을 주변 열강들은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통일된 한반도가 미국의 이념을 받는 것과 중국의 이념을 받아들이는 것도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그들은 오로지 한반도를 열강들의 다툼이 보류된 스펀지 같은 공간적 특화지역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니 말입니다. 

이런 의식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 재강과 재하가 세계 장교 대회 참여를 앞두고 벌이는 설전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입헌군주제에서 국민의 세금을 받고 사는 자신들의 처지는 그저 마네킹과 다름없다며 어설픈 왕 노릇하지 말고 그저 국민들이 요구하는 판타지만 만들어주고 살자는 재하와 선대왕의 유지이기도 하고 자신이 왕으로서 꼭 해야만 하는 가치인 남과 북의 평화는 강렬하게 대치를 하고 맙니다.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재하와 이상과 원칙에 입각한 재강이 이 문제에 대해 대립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둘의 관계 속에 중요하게 다가오는 존재는 어린 시절 형이 다니던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싸움을 벌인 재하를 볼펜으로 찌른 학생 봉구(윤제문)의 존재입니다. 창밖에서 자신이 왕이라는 글을 쓰며 웃던 어린 봉구가 성장해 남과 북의 평화를 두고 볼 수 없는 절대 악으로 다가오는 모습은 이 드라마의 흥미를 배가시키는 갈등 구조의 핵심입니다. 

국가에 대한 애정이나 이념도 존재하지 않은 오직 자신의 부를 위해서는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절대 악은 실제 현대 사회에도 존재합니다. 거대한 자본 그룹들은 국적이나 이념을 떠나 오로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 돈을 대며 전쟁을 유도합니다. 그렇게 행해진 분쟁은 수많은 업자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그렇게 절대 악은 생명력을 연장하며 점점 더욱 기묘한 괴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도 이젠 익숙하게 알고 있는 모습들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중동 전쟁은 철저하게 석유라는 자본 침략과 군수복합체와의 밀약이 교묘하게 얽히고 설켜 만들어낸 의도적인 전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시 부자에 이어 현재까지도 중동을 분쟁의 중심으로 몰아넣으며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제국주의자들의 전략 속에는 그들의 주머니를 든든하게 해줄 계획서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에서 남과 북의 긴장 관계 역시 그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일 뿐입니다. 

패망한 일본이 짤은 시간 안에 회복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남과 북의 전쟁 때문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에게는 절망과도 같은 전쟁이 일본에게는 경제 성장을 하도록 만든 값진 공간이었다는 점은 현대 사회에서 긴장 관계를 요구받는 남과 북의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매우 복잡하며 민감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매력적인 방식으로 그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는 홍자매와 이재규 피디의 연출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들을 더욱 큰 재미로 만들어가는 이승기와 하지원의 매력적인 연기는 두말 할 나위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시니컬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행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성장'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했을 듯합니다. 

철부지 같았던 왕제 재하가 진정한 왕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재하의 성장 이야기를 주요하게 담고 있기도 합니다. 그 성장의 배경과 가치에 남과 북에 대한 올바른 가치 판단과 개념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장점이자 가치는 대단한 존재감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남과 북이라는 우리 민족의 아픈 현실을 세계사의 흐름과 시각 속에서 정확하게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특별함을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첫 회일 뿐이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도와 주연들의 열연이 이어지며 조심스럽게 명품을 이야기해보는 것은 그 안에 담고 있는 가치가 풍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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