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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동백꽃 필 무렵 11~12회-공효진 강하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by 자이미 2019.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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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이기도 했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은 참 작명을 잘했다. 영화는 서글프지만 그 제목이 주는 힘은 수없이 회자되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보여주는 동백이나 용식이의 사랑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전해준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표준서식 같은 느낌이다.

 

동백이 엄마는 왜 갑자기 등장한 것일까? 극중 아무런 의미없이 등장하는 존재는 없다. 모든 것이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치매에 걸린 동백이 엄마 정숙은 애증의 존재다. 7살 어린 나이에 고아원에 버리고 떠난 엄마. 버림받은 아이는 제 이름도 없이 그저 엄마가 급하게 지어준 '동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했다.

8월 29일은 동백이에게는 생일이 아닌 증오의 날이었다. 고아원에서 버려진 동백이의 생일을 그날로 정했기 때문이다. 고아로 자라 손가락질을 받고 결혼하고 싶었던 남자의 어머니에게는 "병균덩이"같아는 증오의 말을 들어야 했다. 동백이 인생을 제대로 꼬이게 만든 것이 바로 엄마 조정숙이었다.

 

동백이는 엄마를 버렸다. 꼭 한 번 그러고 싶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외면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그렇게 버스터미널에 버려둔 채 집으로 돌아온 동백이지만, 그는 엄마와 달랐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된 동백이는 절대 가족을 버릴 수 없었다.

 

용식이 엄마는 외박한 아들이 혹시나 동백이와 함께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의심을 했다. 하지만 그건 그저 기우였다. 덕순은 동백이가 좋다. 예쁘고 착하고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자신과 닮았고, 그래서 뭐라도 더 챙겨주고 싶다. 하지만 그런 동백이가 막내아들의 아내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동백이 엄마 정숙은 왜 그녀 주변을 서성거렸을까? 누군지 모르겠지만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영낙없는 동백이 가족인 정숙은 왜 그랬을까? 동백이를 버리고 도망간 것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정숙은 계속해서 동백이 근처에 있었던 것을 추측된다.

 

까불이를 목격한 자는 동백이 혼자가 아닌 엄마 정숙도 목격자라는 확신이 선다. 에스테틱 가게 살인사건에서 동백이 희생당할 수도 있었던 상황 스프링쿨러가 켜지고 문을 두드렸던 상황은 바로 정숙이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숙은 까불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존재일 가능성이 높다.

 

동백이를 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지켜주기 위해 주변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니 말이다. 동백이와 정숙이의 삶은 모질 수밖에 없다. 27년 동안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던 엄마라는 존재가 치매 걸린 노인이 되어 자신 앞에 등장했다. 반가울 일은 아니다. 

 

감정 기복도 없이 규태를 압박하는 향미는 그 이유를 드러냈다. 1억. 자신을 알아볼 사람없는 코펜하겐에 가서 살고 싶다며 규태을 협박하는 향미는 여유롭기만 하다. 자신은 투명인간 같은 존재라며 나쁜 짓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만 보인다며 규태의 행동을 지적한다. 반박할 수도 없는 이 상황에 규태의 스트레스는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정신과에서 신경안정제 치료를 받은 그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벌이고 말았다. 무시당하기만 했던 인생을 살았던 규태는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 자신을 존경한다는 향미의 말 한마디에 훅 넘어가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화풀이를 한 대상이 동백이었다.

 

동백이가 자신은 인정해주지 않아서 생긴 결과라는 타박이다. 그렇게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전가시키고 화풀이를 하는 규태는 술에 취해 해서는 안 되는 행동까지 넘어가기 시작했다. 신경안정제를 먹는 동안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고 의사가 경고했다.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광기에 빠지기 시작한 규태를 막아세운 것은 용식이었다. 갑자기 등장한 용식이는 규태와 싸움을 벌였고, 그 끝은 경찰서 행이었다. 동백이를 지켜주기 위해 자신이 왜 규태를 때렸는지 말하지 않는 용식이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이할 수 있다. 아무런 이유없이 시민을 폭행한 경찰은 옷을 벗어야 하니 말이다. 

34년 인생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접한 동백이는 서럽게 울었다. 자신을 위해 생일 이벤트를 준비한 용식이는 진심을 담은 편지도 썼다. "생일 모르면 맨날 생일이죠""동백씨 34년은 훌륭합니다"라는 글은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사랑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을 용식은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동백이 나서야 할 시간이다. 더는 참지 못한 하마는 그렇게 장부를 들고 파출소를 찾아 규태가 그동안 저지른 성희롱들을 앞세워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용식이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싸웠다는 의미다. 이 모습을 본 규태 아내 자영은 동백이는 바람을 피운 것이 아니라 확신했다. 용식이 엄마 덕순은 더는 이들을 말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극적으로 이들의 사랑은 본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물론 아직 변수가 될 아이 아빠 종렬과 그의 아내인 제시카의 역할이다. 이들이 필구를 사이에 두고 논란을 벌일 가능성이 보인다. 그럼에도 동백과 용식의 사랑은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다 보고도 사랑해주는 사람은 변할 수 없다.

 

이정은의 등장은 강렬했다. 그리고 동백이 어머니의 역할은 이후 더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 장면은 마지막에 예고처럼 등장했으니 말이다.이정은 캐릭터를 영화 <기생충>과 절묘하게 연결시킨 것은 작가의 센스이자 스포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살인사건 현장. 용식이가 절망하는 장면과 현장에서 발견된 지갑 속 주민등록증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86년생이란 사실이 드러났으니 말이다. 33살 피해자는 동백이일까? 까불이가 살해한 것은 명확하다. 5년 전에도 까불지 말라고 했다는 경고문이 존재하니 말이다. 달달함을 급격하게 두려움으로 만든 이 전개는 그래서 <동백꽃 필 무렵>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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