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분리도 본 것을 안 봤다고 할 수도 없다. 사건은 벌어졌고, 이제는 범인을 잡아 단죄를 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향미의 죽음을 아니라고 할 수도 없게 되었다. 담백하게 저수지에서 발견된 인물은 향미라고 단정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날은 운수가 좋았다. 엄마를 버리고 한없이 울었지만 저녁에는 예상치도 못하게 장사가 잘 되었으니 말이다. 동백이 느끼는 '운수 좋은 날'은 향미에게도 이어졌다. 제시카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차로 돌진했지만 향미는 죽지 않았다. 비록 몸에 상처가 있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시동도 잘 걸리지 않던 스쿠터가 넘어진 후에는 잘 걸렸다. 향미는 스쿠터를 보며 자신의 삶도 리셋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술에 만취한 규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지만, 향미의 피가 묻은 규태는 살인 용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향미는 각성했다.
자신을 가족이라 이야기하는 유일한 존재 동백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인 배달을 제대로 완수하고 싶었다. 배달을 잘해서 동백이 돈도 갚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다. 동백이 도둑질 그만하고 자신에게 딱 붙어 있으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향미는 그렇게 동백이 가족과 살고 싶었다.
비까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향미는 굴하지 않았다. 차라리 각성하지 않은 향미였다면 죽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르게 살고 싶다는 그 일념이 향미를 죽음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 비 오는 낚시터에 향미가 도착한 시간 그를 보고 있던 이가 있었다. 그건 바로 자영이었다.
자영이는 향미의 마지막을 본 목격자다. 이는 향후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자영이 차량이 흙탕물이 가득했던 이유도 낚시터에 왔기 때문이다. 자영은 진짜 범인을 봤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런 점에서 자영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멋진 드리프트로 형사들에게 잡혀가는 규태를 구했듯 말이다.
개과천선한 향미는 그렇게 그것이 마지막인지도 모르고 달렸다. 술에 취한 규태는 "철들면 죽는다는데..."라는 말을 남겼고, 정말 그게 현실이 되고 말았다. 까불이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고, 더는 숨길 수 없는 살인 본능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종렬이 자신과 살자고 하자 밀어내기 시작한 필구. 하지만 아빠에 대한 갈증마저 사라질 수는 없었다. 중국으로 훈련을 가는 필구는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하다. 내가 없는 동안 엄마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 정숙이 동백을 버렸듯, 이제 동백이 필구를 종렬에게 보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가득하다.
필구가 4일이면 돌아온다고 다짐하듯 말한 것은 복선이다. 그 시간 안에 까불이는 잡힌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엄마가 혼자인 것이 불안한 필구는 용식이에게 집에서 자 달라고 부탁했다. 이는 필구가 용식을 가족으로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엄마도 사라지고 아들도 없게 되자 몸살이 온 동백. 그런 동백을 위해 살뜰하게 챙기는 용식. 이들의 사랑은 그렇게 아름답기만 하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병간호를 하고 나온 용식의 차량 위에 올려진 파란 라이터. 스쿠터를 찾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메가몰로 향한 동백.
사용하지 않는 메가몰 지하에 스쿠터가 있었다. 그리고 스쿠터에는 까불이가 적어 놓은 글이 함께 있었다. 왜 직접 오지 않았냐며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들이 죽는다는 끔찍한 경고였다. 까불이를 피해 엘리베이터에 스스로 감금된 동백은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향미가 죽었다는 확신은 그래서 가질 수밖에 없었다. '황씨'라고 저장한 인물은 낚시터 누군가가 아닌 용식이였다. 여전히 황씨라고 용식을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동백의 캐릭터를 알게 한다. 동백은 엘리베이터에 스스로 감금해 살아났다. 그리고 각성했다. 이제 까불이를 피하지 않고 잡겠다는 의지 말이다.
꾸부정한 몸에 왼손도 사용한 자. 모든 상황들을 다 알고 있는 인물이 까불이다. CCTV가 설치된 사실도 알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단서다. 문제는 동백이가 엘리베이터에서 까불이를 봤다는 것이다. 그게 흥식이라면 바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백이가 본 까불이는 흥식이 아니라는 의미다.
흥식이 아버지가 가장 유력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집에는 있는 흥식이 아버지를 동백이는 잘 모를 수도 있다. 옹산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인물이지만 동백이에게는 낯선 존재로 다가올 수 있으니 말이다. 까불이를 잡겠다고 옹산 파출소에 이들이 모인 것 역시 확실하게 까불이를 특정하지 못하게 때문이다.
'가장 보통의 영웅들을 깨웠다'는 용식이의 독백처럼 까불이를 잡기 위해 옹산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연쇄살인마 까불이 사건은 그렇게 모두의 무시를 받는 옹산 사람들이 직접 나서 잡을 것이다. 공수교대는 이뤄졌다. 본격적으로 까불이 잡기에 나서는 옹산 사람들 이야기는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 위대한 서사의 끝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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