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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동이 58부-숙빈을 넘어설 수 있는 존재는 동이 밖에는 없다

by 자이미 201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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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이 궁을 비운 사이 벌어진 장무열의 전략은 스스로에게 화를 자초하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숙빈과 장무열의 지략대결에서 숙빈이 이길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숙빈이 슈퍼동이로서의 위력을 되찾은 것이 아닌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본능이 작용했기 때문이지요.

장무열과 숙빈, 그 모진 인연의 끝





위기 사항을 독려하며 궁 안에 있는 대부분의 병사들을 휘하에 둔 장무열은 해서는 안 되는 무리수로 숙빈과 연잉군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습니다. 궁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는 중전을 이용해 그들을 위기로 몰아 한꺼번에 자신에게 해가 되는 정적들을 제거하려는 그의 전술은 탁월해 보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상황들은 숙빈을 비롯해 공격의 대상이 된 이들에게는 충분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도 빨리 숙빈이 사가로 나가게 된다면 군사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숙빈과 연잉군을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위급 상황은 자연스럽게 다른 묘수를 떠올리게 하고 그 선택이 곧 장무열이 원했던 함정이었습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병사들과 자신들이 지켜야할 절대자들이 둘러 나뉜다면 당연하게 위험신호는 높아질 수밖에는 없고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사병들을 동원해 숙빈과 연잉군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숙빈이 이야기를 하듯 연잉군 보호에 만전을 기한다면 사병들은 숙빈을 지키는데 사용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숙종이 궁을 비운 사이 기본적인 일들은 세자의 몫이고 예정되었던 일들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세자가 궁을 비워야만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상황은 장무열을 흐뭇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준비한 함정에 속절없이 빠져드는 상대를 바라보며 위험해 보이던 전략전술이 자신의 숙적인 숙빈 일당을 한 방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장무열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숙빈이 일반 양간 규수로 궁에 들어와 권력을 잡은 존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시작해 감찰부에서 맹활약을 했던 숙빈은 그 누구보다 전략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었습니다. 장무열의 패를 그대로 바라보는 다른 이들과 달리 숙빈은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 노력할 정도로 다른 이들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 존재였습니다.

모든 전술 전략에는 타이밍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무열이 잘못 판단한 것은 숙빈을 호락호락한 존재로 봤다는 것이지요. 스스로도 천민이라 폄하하면서도 그녀의 위치에 일반화 시킨 생각은 곧 자신이 역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숙빈은 이미 내명부의 전권을 쥐고 있는 중전과의 교감을 시작했고 중전 역시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숙빈에게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정황상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에 대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었던 숙빈으로서는 이런 도발 역시도 최악이겠지만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범주였을 뿐입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는 숙빈과 중전 사이에 핫라인이 가동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장무열이 모든 패를 쥐고 자신의 전략에 취해있던 것과는 달리 숙빈은 상황을 주시하며 어떤 변화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수시로 파악하고 있었지요. 이런 상황 대처 능력과 분석력은 곧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자신과 연잉군을 해하려한 장무열을 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바둑을 두듯 상대의 수를 바라보고 다음 수를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난 숙빈은 스스로에 취해 긴밀한 움직임을 볼 수 없었던 장무열은 자신의 수만 생각했지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며 바둑알을 놓는지는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장무열을 잡고 중전의 믿음까지 얻어낸 동이는 역시 최강의 존재였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아버지가 함정에 빠져 억울한 죽음을 당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동이는 숙빈이 된 현재까지도 그 교훈을 잊지 않았습니다.

아군이 적이 되어 자신의 아버지를 해한 상황에서도 교훈을 교훈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권력욕에 사로잡혀 권력 앞에 죽음을 자초한 장무열은 과거의 교훈을 망각해 자멸을 자초했습니다.

온갖 음모들이 긴밀하게 오가며 쌓이고 이렇게 쌓인 음모들은 여러 갈래로 나뉘면서 또 다른 음모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얼기설기 얽혀있는 음모론들은 어느 순간 누군가에 의해 꺼내지고 그렇게 수면 위로 올라온 음모는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는 이에게 승리를 안겨줄 따름입니다.

숙빈은 최소한 장무열보다는 상황을 파악하고 전체를 바라보는 힘이 탁월함은 분명합니다. 무수리에서 왕의 여자가 되고 조선 역대 최고의 왕 중 하나로 불리는 영조의 어미로 살아간 그녀는 대단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런 의외로 적게 기록된 사실이 드라마로서 적합했을 겁니다.

역사에서 자세하게 묘사가 되면 될수록 드라마로서의 가치와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최고의 사극으로 불리는 <장금이>가 많은 이들에게 환영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그녀의 존재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한없이 부족한 자료들은 작가에게 탁월한 상상력을 요구하게 되고 그런 상상력은 곧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로 돌아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극의 완성도가 매끄럽지 못하고 아쉬운 부분들도 많았지만 <동이> 역시 위대한 왕을 만들어낸 동이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멋지게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단 2회를 남긴 <동이>는 정리를 하는 과정을 밟아나가겠지요. 로맨티스트 숙종과 영특한 연잉군과 형제의 정을 나누는 세자의 모습들은 그렇게 차분하고 편안하게 마지막을 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함정에 빠졌었던 숙빈이 위기를 탈출해 역으로 자신을 덫으로 몰았던 장무열을 잡아낸 것은 <동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 숙빈이 된 동이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정리하고 과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그녀의 영특함을 보여준 효과적인 총정리였습니다. 마무리를 하는 시점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함축해서 보여준 이번 '숙빈과 장무열의 대결'은 전체를 정리하는 개념으로 무척 의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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