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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디어 마이 프렌즈 2회-김혜자 마더를 떠올리게 하는 환상 연기 시청자 사로잡다

by 자이미 2016.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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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벤저스라 불리는 <디어 마이 프렌즈>는 등장하는 걸출한 배우들을 매 회 주인공으로 등장시켜도 분량이 폭발할 정도다. 2회 망상에 시달리는 희자의 이야기는 왜 우리가 이 드라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다. 김혜자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이 대단한 연기의 향연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혼자서도 살 수 있어요;

세대와 친구들의 충돌, 망상장애 희자의 혼자 사는 방법이 씁쓸하다

 

 

엄마 동창회에 함께 했던 완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원 이모와 싸우는 엄마의 모습에 실망한다.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원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알게 된다. 영원의 친한 친구 숙희와 자신의 엄마 난희의 남편이자 아버지가 자신의 집에서 바람이 났단다.

 

행복했던 난희의 삶은 그렇게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의 안방에서 남편이 친구의 친구와 한 이불을 덮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것보다 충격적인 일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친했던 영원이 자신에게 귀뜸이라도 해주었다면 그렇게 처량한 기분을 가장 행복해야만 하는 집에서 경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영원과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원수처럼 지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둘은 친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둘만 친했던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도 가족처럼 지냈던 만큼 난희가 느끼는 감정의 골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두고도 다른 여자를 품은 남자. 그 남자에 대한 분노를 난희는 어쩌면 가장 친했던 영원에게 풀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완이가 이루지 못한 사랑과 유부남과의 묘한 감정들 사이에서 힘겨워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 힘겨움은 곧 자신에게서 나오고 있는지 이를 어쩌지 못하고 가장 편한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듯 쏟아내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평생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았던 남편. 그렇게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난희는 딸마저 그런 친구에게 빼앗긴 것 같아 아프기만 하다.

엄마의 상처를 마치 되물림이라도 하듯 완이의 사랑도 순탄치는 않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낯선 외국까지 향했지만 끝내 그와의 사랑은 불안전으로 끝나고 말았다. 여전히 사랑하지만 더 깊은 관계로 이어질 수 없는 남자에 대한 그리움은 뼈에 사무칠 정도로 아프기만 하다.

 

일을 하면서 만난 선배 동진이 좋다. 하지만 그는 유부남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는데 이제는 성장한 자신이 엄마가 그렇게 증오하는 상대 여자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알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이 힘겨운 현실 속에서 완이는 아프기만 하다.

 

엄마의 편에 서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완이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엄마와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기만 하다. 자신과는 너무 다르다고만 생각하는 완이는 같은 여자로서 용서할 수 없는 나쁜 짓을 저지른 아빠를 오히려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엄마에 대한 반감이 만든 결과다.


커서는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겠다던 완이는 내 딸이지만 내 편은 아닌 듯해서 아쉬운 엄마다.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도 존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난희는 그 불안한 행복이 불편하고 힘들기만 하다. 가장 가까워야 하는 가족이 그래서 더 불편하다. 

 

희자와 정아는 절친이다. 한 평생을 함께 살아왔던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둘의 관계는 그래서 적당히 조율이 필요하다. 집착이 강한 희자와 달리, 정아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여자다. 지독할 정도로 힘겨운 현실마저도 흥겨움으로 이겨내는 정아는 그렇게 한 평생을 버텼다. 

 

늙어 남편과 함께 할 세계 일주를 꿈꾸며 그녀는 지독한 현실도 행복하게 버텨냈다. 평생 고생만하고도 한 번도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던 어머니는 그렇게 말년에 쓰러져 말도 하지 못하는 신세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다. 딸 바라지를 하며 받는 용돈으로 엄마 요양원 비용을 대는 정아는 그래도 애써 위로하며 살아갔다. 

 

세계 여행을 떠날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할 수 있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정아의 다짐은 자신이 누군가의 엄마가 된 후에도 변할 수 없는 바람이었다. 엄마처럼 답답하게 살다 요양원에 가는 신세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죽더라도 길 위에서 죽겠다는 정아는 삶의 모든 것이 세계여행에 집중되어 있다.

 

벽장에서 죽은 채 발견된 남편. 이 사실을 아는 이들은 없었다. 그런데 동창회를 끝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희자는 남들 입에서 들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실을 그들은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뭔가 하나에 꼽히면 그곳에만 집중하는 희자의 망상은 그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정확한 시간에 앞집에 사는 외국인 남자가 운동을 하면서 자신을 향해 윙크를 날리고 있다며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런 사건은 멀쩡한 집안의 전구가 깨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모든 상황이 자신을 두렵게 만들고 있음에도 친구나 가족들은 자신의 이런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한다.

 

정아가 찾아와 앞집 남자에게 찾아가 자초지종을 듣게 된다. 사진작가인 마크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그렇게 희자가 착각하던 시간 보낸 수많은 웃음과 사랑의 눈빛은 그녀가 아닌 고양이였다. 하지만 희자는 그게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희자는 정아와 함께 병원에 가서 치매 검사를 한다. 검사 결과 정아는 정상이었지만 희자는 망상 장애 진단을 받았다. 돌아오자마자 집 안에 감시 카메라를 단 희자는 그 영상을 통해 자신이 정말 병을 앓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한심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평생 남편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왔던 희자는 그렇게 세상에 내동댕이쳐졌다. 아이들도 자신이 홀로 살 수 있을지 걱정하기만 했다. 그런 주변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자신이 망상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희자를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강요한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장소를 찾다 고층 아파트 옥상에 올라선 희자는 하지만 포기한다. 자신은 상관없는데 지나가던 행인들을 덮칠 수도 있다며 포기했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빵과 우유를 마시며 날이 저물 때까지 버스 정류장에 있던 희자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도로 위에서 양팔을 벌리고 섰다.

 

김혜자의 연기는 언제나 옳다. 망상 장애를 앓고 있는 희자 역을 하는 김혜자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 <마더>가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아들과 엄마. 그 기묘한 관계 속 잔인한 사랑을 이야기하던 <마더>속 혜자의 아들 지키기가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그대로 투영되는 듯해서 흥미롭다.

 

원빈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악마가 되는 엄마였던 김혜자는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평생 남편의 보호만 받고 살다 홀로 남겨져 힘겨워하는 엄마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분명 전혀 다르지만 동일함 감성으로 다가오는 것은 김혜자의 그 깊고 넓은 연기가 기묘하게 두 작품을 연결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딸은 언제나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면서도 살다보면 언제나 자신이 엄마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음을 깨닫고는 한다. 물론 아들과 아버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그렇게 세대 간의 갈등을 그대로 노출하면서도 감각적인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왁자지껄했던 동창회를 통해 등장인물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이 드라마는 2회부터는 보다 세밀한 캐릭터 구축하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망상 장애를 앓고 있는 희자의 삶을 시작으로 이제 많은 출연자들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이야기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가 알면서도 미처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그 꼰대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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