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라이브 13회-배성우와 성동일 강렬했던 눈물, 그리고 결혼식과 장례식

by 자이미 2018. 4. 22.
반응형

결혼으로 딸을 떠나보내는 한솔은 아프다. 외동딸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아프다. 시집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과 함께 암이 자라고 있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그에게는 슬픈 결혼식으로 다가왔다. 생명 연장기에 의지하며 살아왔던 어머니를 떠나 보낸 양촌은 한없이 서럽다. 거친 자신을 믿고 품어줬던 유일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

아버지 혹은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연쇄 성폭행 살인사건 범인의 남겨진 가족들 



잔인했던 연쇄 성폭행 살인사건 범인을 잡았다. 정오를 사이에 두고 긴장된 사이가 된 상수와 명호는 함께 힘을 합해 전직 선수 출신인 범인은 잡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남겨진 가족들마저 살인자로 낙인이 찍힌 상태는 씁쓸하다. 딸을 결혼 시키는 한솔과 어머니를 떠나 보내는 양촌의 눈물은 전혀 다른 상황이지만 같은 마음이었다. 


남편이 잔인하고 흉폭한 범죄의 진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아내의 심정은 어땠을까? 두 아이의 아버지가 그런 범죄를 저지른 범인일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상수는 건물 안에서 본 자가 범인이라 확신하고 추격하기 시작한다. 


추격을 하는 동안 범인 조성태의 아내가 경찰에 신고를 했고, 신원이 특정 되었다. 피해자였던 경진의 증언으로 몽타주가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상수는 범인을 특정하고 추격할 수 있었다. 상수가 이토록 집요할 정도로 범인을 추격한 이유는 명확하다. 


정식 경찰이 되기 전 멋 모르고 좌충우돌하던 상수에게 경진 자매와 그 집안의 범죄는 진정한 경찰이 되어가는 변곡점 역할을 했다. 그리고 상수가 사랑하는 정오가 무엇보다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범인을 꼭 잡고 싶었다. 전직 선수 출신인 범인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독하게 추격한 상수. 그리고 그와 함께 추격에 나선 명호와 함께 범죄가 일어나던 산에서 체포에 성공했다. 물불 안 가리고 대응하는 전직 선수를 상대로 두 명의 경찰이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테이저 건을 통해 겨우 범인을 잡아낸 상수. 그에게 이 사건은 너무 소중했다. 단순히 잔인한 범인을 잡았다는 성취감만은 아니다. 진정한 경찰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이 사건은 평생 그가 지표를 삼을 수 있는 중요했기 때문이다. 조촐한 치킨과 샌드위치 파티로 자축하는 그들에게 행복은 사회적 불안 요소를 조금씩 덜어내는 것이었다. 


정오는 사건이 해결된 직후 경찰들과 함께 하지 않고 경진을 찾아갔다. 범인이 잡혔다는 사실과 그 과정에서 경진의 용기가 결정적이었다는 위로를 건넸다. 누구보다 힘겨웠을 아이 가정 폭력으로 무너진 어머니 역할을 대신하며 여동생을 챙기던 언니는 자신도 폭행을 당했지만, 동생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누구에게 의지할 수 없었던 아이. 그런 아이를 따뜻하게 위로하게 품어준 정오는 그렇게 자신의 상처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듯했다. 경진이 나이 정도였던 어린 정오도 성폭행을 당했었다. 그 상처는 여전히 정오를 괴롭히고 있다. 그런 그녀가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는 아이를 품어주고 있다. 


자신과 같은 상처를 입은 아이를 위로하며 정오 역시 트라우마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처가 쉽게 아물거나 사라지기는 어렵다. 평상시 그 기억을 잊고 살 수는 있지만 유사한 상황들과 마주하게 되면 다시 그날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잔인한 성폭행 살인범이라고 해도 가족들까지 동급으로 공격을 당해야 할까? 어린 아이들은 아버지가 무슨 나쁜 짓을 했는지 명확하게 알지도 못한 채 동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공격을 당한다. 아내는 식음을 전폐하고, 가족들마저 살인자의 아이들이라고 외면한 상황에서 그들은 무슨 죄일까? 잔인한 살인마라고 해도 가족들까지 같이 취급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일 뿐이다. 


외동딸을 시집 보내는 한솔의 마음은 복잡하다.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주변 정리를 하기 시작한 한솔에게 딸을 떠나보내는 것은 가장 소중한 일이다. 한솔의 처지도 모른 채 처남 사업 자금을 빌려주자고 요구하는 아내. 그런 아내에게 자신의 병을 이야기할 수도 없는 그는 딸 결혼식에 서글픈 웃음을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대장 딸 결혼식에 정복을 입고 참석한 양촌은 환하게 웃었다. 같은 날 어머니의 생명 연장 치료기를 떼기로 한 날이다. 장례식일 수밖에 없는 그날. 양촌은 마지막 순간까지 어머니가 살아 계시기 원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욕심일 수밖에 없음을 장미와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욕심에 붙잡아 둔다고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양촌과 장미 아버지와 가족, 동료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연명 치료 중단은 시작되었다.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고인을 보내는 마음은 서글프고 아플 수밖에 없다. 차마 아내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다시 그렇게 터벅거리며 집으로 향하는 양촌 아버지는 자신이 살았던 삶을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딸 결혼식을 마치고 양촌 어머니의 마지막을 위해 찾은 한솔. 자신의 시보였던 양촌. 누구보다 끈끈했던 두 사람은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생사를 함께 했던 동지들이 나누는 이 눈물의 의미는 또렷하고 강렬할 수밖에 없었다. 죽음과 누구보다 가까워진 한솔에게는 이 죽음이 남의 일은 아니어서 더욱 서러웠다. 


오열을 애써 참으며 양촌 어머니에게 정복을 입고 경례를 하는 한솔. 그 한 장면에 그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가족에게도 암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치료를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편한 곳을 찾는 한솔은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를 화장하고 집 마당에 수목장을 한 후 서럽게 우는 양촌의 눈물은 그가 살아온 삶의 모든 것이었다. 거칠기만 했던 양촌이 그렇게 서럽게 울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잦은 폭력. 그런 상황에서도 아들 양촌을 품어주었던 엄마. 그런 엄마를 위해 경찰이 되었던 아들 양촌은 그래서 더 서러웠다. 자신의 가장 큰 우산이었던 엄마의 부재는 헛헛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가족들이 원한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와도 좋다는 장미. 그런 장미의 제안을 거부하는 양촌. 양촌은 장미와 이혼 과정을 겪으며 많이 성장했다. 그리고 어머니를 보낸 후 양촌은 한 뼘 더 성장했다. 자신이 살아왔던 괘적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양촌.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양촌을 품어주며 사랑한다는 장미는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사람이다.


정오와 명호의 관계는 가까워질 수 없다. 어긋나기 시작한 감정선은 결코 다시 맞춰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완벽한 명호와 여전히 모호한 상수 사이에서 여성이라면 명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명호이지만, 감성은 이미 상수로 향해있는 정오다.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서로를 더 알아가고 함께 노래는 부르는 사이 정오의 전화는 홀로 울리기는 했다. 명호의 생각과 달리, 정오와 인연은 그렇게 조금씩 어긋나고 틀어지기 시작했다. 남자와 깊은 관계까지 갈 수 없는 정오의 상처. 그런 아픔을 달래줄 수 있는 이는 명호이 아닌 상수였다. 


고등학교에 성폭행 예고를 한 사건으로 시끄럽다. 그렇게 학교에 투입된 정오는 사라진 아이를 찾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선 후 어떤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화장실 안에 누군가 있다. 하지만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는다. 사라진 아이와 예고범이 함께 있을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은 불안을 더욱 키웠다. 


정오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사건이 벌어졌음을 예고편은 이야기하고 있다.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반응하는 정오. 그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준 상수에게 정오가 마음을 열어주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한 번의 결혼식과 장례식. 영국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을 떠올리게 하는 오늘 에피소드는 캐릭터의 깊이를 더욱 또렷하게 했다. 결혼식과 장례식이라는 이질적인 두 상황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라이브>는 그래서 사랑스럽다. 경찰 홍보 드라마라는 생각도 들게 하지만 문제점들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그 역시 자연스럽다. 노희경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언제나 정답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