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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마더 9회-이보영 위해 집 떠난 허율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by 자이미 2018.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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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는 범죄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범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집안에서 은밀하게 이어지는 가정 폭력을 피해 도주를 했다면 그게 납치로 연결될 수 있을까? 참 어려운 문제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아이가 성장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를 품게 된 <마더>는 그래서 모든 상황이 아프다.


어른보다 더 어른인 아이;

아이와 엄마를 지키려는 사람들, 그 아픈 상처들은 더 큰 상처를 남기게 되나?



자영이 혜나를 찾아왔다. 윤복이라는 이름으로 비로소 행복을 찾아가던 아이 앞에 등장한 엄마 자영은 그렇게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자신은 바라보지도 않은 채 오직 수진 추적에만 나선 설악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라도 혜나는 필요했다. 


윤복이 된 혜나는 도망쳤다. 그녀가 갈 수 있는 최대 범위는 엄마 집에서 이발소까지의 거리였다. 이발소 캐비닛에 몸을 숨긴 윤복이와 그런 아이를 찾아 나선 자영. 흥분한 자영을 차분하게 만드는 손가락 할머니 홍희는 그렇게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자영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사랑하던 남자와 사이에 혜나를 낳았다. 그렇게 자신을 찾아온 남자는 돈만 던지고 사라졌다. 한 번도 자신의 아이를 안아보지도 않고 떠나버린 남자. 그렇게 자영의 인생은 망가졌다. 그 모든 것이 어린 혜나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살아갈 힘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찾기 위해 딸 혜나를 희생양으로 삼은 엄마 자영은 그렇게 아이가 싫었다. 자신의 발목을 잡는 그 아이는 재앙 같았다. 그렇다고 천륜이 쉽게 사라질 수는 없었다. 구박하면서도 가끔 아이가 불쌍하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는 자영은 그렇게 혼란스럽기만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살게 된 혜나를 절망으로 이끈 것은 설악의 등장이었다. 처음에는 모두가 행복했다. 혜나를 귀찮아하던 자영 앞에 등장해 혜나를 살뜰히 챙기던 남자. 그렇게 셋은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설악은 어린 아이들을 괴롭히고 죽도록 유도하는 연쇄 살인마였다. 


설악은 성인 여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아이를 취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엄마를 이용할 뿐이었다. 그렇게 설악은 목표를 삼아 아이에게 접근하고 죽은 후 떠나는 식으로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목표가 된 혜나가 사라졌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먹잇감을 찾기 위해 나선 설악은 그렇게 코앞까지 찾아왔다. 


혜나가 가장 좋아했던 '찡이'는 햄스터다.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찡이를 사준 엄마 자영은 설악과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해서였다. 아이만 홀로 남긴 채 여행을 떠난 자영은 그게 행복이었다. 귀찮은 아이를 버리고 설악과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자영과 홀로 남겨진 채 그것마저 감내해야만 했던 아이 혜나.


엄마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쓰레기 봉투에 버려진 아이 혜나는 그렇게 수진의 손을 잡았다. 혜나는 캐비닛에서 나와 찡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했다. 죽었기 때문에. 혜나도 죽었다고 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혜나는 죽고 윤복이는 엄마와 할머니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냉정하게 친모인 자영을 외면했다. 


엄마 자영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했던 어린 아이도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렇게 떠난 자영은 붙잡은 수진. 그런 수진에게 자영은 "저 아이 가지세요"라며 혜나를 포기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끝날 수는 없지만 수진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수진 품에 안겨서도 제대로 울지 못하는 아이. 그런 어린 아이에게 울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수진과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서럽게 우는 윤복이는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아이였다. 수진과 행복한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 윤복은 할머니가 이별을 통보했다. 


할머니의 어머니가 준 목걸이를 걸어주며 "행운이 필요한 거 같아"라는 할머니의 차분한 말이 윤복이는 아팠다. 자신 때문에 수진이 그런 거라며 엄마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윤복이는 슬프다. 자신 때문에 수진까지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어린 윤복이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신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수진이 친딸이 아닌 윤복을 데려왔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아니다. 영신은 정말 수진을 사랑한다. 그 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영신은 다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한 집안의 가장으로 다른 가족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없다. 


수진은 윤복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끝까지 지켜주고 싶다는 수진의 말에 영신은 그 소중한 딸을 '파양'시키겠다고 했다. 수진이 마음껏 날 수 있도록, 그리고 남겨진 아이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이것 외에는 없었다. 마음으로 낳아 더 아프고 사랑스러웠던 딸을 파양하겠다고 선언한 영신은 너무 힘들고 아프다. 


자신 때문에 엄마에게 버림을 받게 된 수진을 바라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윤복은 아프다. 너무 사랑스럽고 소중한 엄마가 자신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다. 엄마가 잠든 뒤 윤복은 홀로 떠날 준비를 한다. 엄마와 했던 모든 것이 소중한 윤복이는 마트로시카 하나를 가져간다.


엄마에게 소중한 추억들은 놔두고 38살의 우리 엄마인 마트로시카 인형을 품고 집을 떠나는 윤복이는 계속 엄마 수진만 눈에 밟힌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생겼는데, 그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그 어린 아이는 알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 걸었던 길들을 되짚어 나가는 윤복이는 세탁소와 놀이터를 지나, 이발소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엄마의 진짜 엄마가 살던 이발소를 지난 윤복이는 육교 위에서 조각달을 보며 "에이. 벌써부터 보고 싶다"고 말하는 윤복이는 그렇게 모두의 행복을 위해 떠났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유괴범이 되어야만 했던 수진의 마음. 어린 아이도 행복해질 권리는 존재한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수진을 선택한 혜나. 남겨진 가족을 위해 자신의 전부와 같았던 수진을 파양하고, 그 어린 윤복이와도 이별을 선택해야 했던 영신. 그 누구도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는 이들이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불행을 선택한 아이 혜나. 죽을 수도 있는 공포의 공간으로 스스로 찾아가는 아이 혜나. 그런 아이를 찾기 위해 나선 수진은 과연 진짜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회를 거듭할 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드라마 <마더>는 원작과는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천재 아역이라 불러도 좋을 허율의 연기는 보면 볼수록 감탄이 나올 정도다. 이 아픈 영혼은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참 아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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