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회사를 이용해 한 국가를 몰락으로 이끌 수 있는 세상. 그저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서 나오는 가상의 공간이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다. 미국 월가에 존재하는 자들은 그렇게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법도 필요 없이 돈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그들은 그렇게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노렸다.
바하마가 신용평가회사인 C&D와 함께 한국의 신용평가를 2등급 하락시켰다. 숫자 놀이를 통해 한 국가를 위기로 몰고, 패닉 상태에서 거액의 차익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그들은 거대한 몸집을 부풀려왔다. 신용평가 보고서가 발표되자마자 경제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금융자본들이 모의해서 악의적으로 숫자를 조작했다. 그렇게 공격은 시작되었고,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유진은 한국에서 금융 사고를 치고 도주한 자의 법인을 사들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서울의 건물들을 다수 매입하고 높은 가격에 팔고 나오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IMF 시절과 동일한 방식으로 엄청난 시세 차익을 내려는 이들의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정교하다. 깡통 법인으로 건물 매입하고, 벨기에의 페이퍼 컴퍼니로 옮겨 세금도 피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방식대로 이어진다면 유진은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벌게 된다.
완벽하게 준비된 유진을 상대로 과연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작은 조직으로 하나의 명확한 목표만 있는 월가와 달리, 한 국가의 대비는 번거롭고 힘들 수밖에 없다. 수많은 요소들이 방해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 대한민국의 경우 IMF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존재한다.
동일한 방식으로 공격하는 상황에서 그 트라우마는 모든 것을 망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당장 허재 부총리는 국정원의 표적이 되었다. 공공의 적처럼 여겨지며 자리 보전도 힘겨운 상황이다. 외평채를 발행해 방어하자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지만, 한 국가의 경제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희망을 현실로 만들자"는 혜준의 발언이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공허하게 들릴 정도로 말이다. 이 상황에서 이헌은 허 부총리에게 '환율 방어'를 자신이 하겠다고 제안했다. 성공해도 미국의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되어 거센 후폭풍에 시달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는 일이 중요한데, 이헌은 그 방법을 알고 있었다.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분명한 키를 쥔 산골에 살고 있는 월가의 전설 곽 노인이라 불리는 곽동현이다. 월가에서는 '톰 브라운 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전설이 되었던 그는 해법을 알고 있다.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방어 전략이다. 300억 달러를 훌쩍 넘는 500억 달러를 쏟아 부어야 하는 엄청난 모험이다. 성공하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그 반대라면 말 그대로 한국 경제는 초토화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다. 월가의 거대한 카르텔들이 움직이면 한 국가가 쉽게 붕괴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바하마 고문 출신이 미 재무부장관을 맡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들과 전면전은 쉽지 않다. 환율 방어를 해도 그들이 반격을 하지 못할 카드가 절실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카드를 쥔 이가 바로 곽동현이다.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거대한 차익을 실현시킨 적이 있던 곽동현에게는 그 모든 것을 담은 영상이 존재했다.
그게 세상에 공개된다면 아무리 월가라고 해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더욱 미 정부로서도 감히 한국을 상대로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해 공격할 수도 없다. 모든 정보를 쥐고 흔들던 유진도 알지 못했던 곽동현은 이헌이 가진 최고의 패였다.
바하마 유진의 내통자인 조 과장에 대해 주먹질을 한 이헌. 검찰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이헌은 허 부총리에게 조사를 늦춰달라고 부탁했다. 유진과 엮어 한번에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함이었다. 소문을 들은 나준표 전 국장이 투고를 해서 조 과장의 은밀한 경제 상황은 드러났다.
IMF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대통령의 혼란 속에서 허재는 밀어붙였고, 은밀하게 준비한 '환율 방어'는 가까스로 성공했다. 유진이 완벽하게 구상했던 모든 것은 무너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진은 급하게 한국으로 들어와 허재 부총리에게 제안을 한다.
이헌을 내치라는 것이다. 이헌만 내친다면 허재가 꿈꾸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유진의 제안이었다. 허재 고향에서는 만약 그 지역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모두가 허 부총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허재 역시 대통령이라는 직책에 대한 꿈과 야망이 있다.
모든 패들은 다 드러났다. 거대한 음모를 힘겹게 막아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혜준에 대한 사랑이 커지는 만큼 집착도 높아지는 유진. 그런 집착이 만들어낸 공격은 결국 위기를 자초할 수밖에 없다. 한 국가를 흔들 정도의 능력까지 갖춘 자가 한 여성에게 빠졌다. 그리고 그 집착은 결국 몰락으로 이끌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이헌과 유진의 싸움으로 이어지게 된 <머니게임>은 그렇게 마지막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거대한 환율방어를 너무 짧게 가져간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던 소재를 작가는 일찍 버리고 두 사람의 대결 구도를 남겨뒀다. 좋은 선택인지는 남은 이야기가 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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