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라디오스타 TV와 라디오의 특성을 결합한 영특한 무도만의 존재감

지난주에 이어 무한도전은 라디오 도전 과정을 방송했습니다. <무한도전 라디오스타>가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그들의 영특함이 라디오와 TV의 경계를 허물며 두 장점들을 모두 챙겼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라디오 DJ 도전기가 아닌 라디오의 장점과 TV의 장점을 모두 취합한 무도의 이번 특집은 역시 무도답다는 찬사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무도 멤버들의 무모한 라디오 DJ 도전기;

라디오와 TV의 장점을 모두 보여준 무도만의 라디오 데이즈, 그 도전만으로도 충분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라디오 도전기가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한 이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라디오 데이'를 통해 방송을 직접 들은 이들에게는 그들이 어떤 활약을 했는지 알고 있겠지만, 라디오를 직접 듣지 못한 이들은 <무한도전 라디오스타>는 그 모든 궁금증을 풀어준 방송이었습니다.

 

무도 멤버중 세 명인 박명수와 하하, 노홍철은 이미 라디오 DJ 경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라디오 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이들에게 도전은 언제나 설레고 두려운 일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가장 먼저 '라디오데이'의 첫 주자는 박명수였습니다. 과거 '두시의 데이트'의 전설이었던 박명수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던 이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골수팬들이 많을 정도로 라디오 DJ 시절 박명수는 대단했습니다. 

 

아침 7시 방송을 위해 열심히 나선 박명수는 유경험자임에도 시작부터 말이 씹히며 힘들어했습니다. 하지만 박명수의 도전 정신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 했습니다. 그가 제안했던 '입으로 춤춰요'는 비록 아침 방송으로는 부적합할지는 모르지만 라디오라는 특성을 확실하게 되새김질 하게 만들었습니다. 

 

박명수 방송의 또 다른 재미는 유재석이었습니다. 서로 품앗이를 하듯 도와주려는 그들은 아침 일찍부터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노홍철은 기존에 있던 모닝콜 서비스를 위해 전현무의 집으로 들어가 직접 깨우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한 전현무의 노골적인 모습과 그런 상황을 라디오와 TV를 절묘하게 결합해 흥미로운 재미를 만들어낸 무도는 역시 무도였습니다.

 

교통 상황을 알려주는 리포터로 활약한 유재석은 아침 일찍 일어나 서울 지방경찰청으로 향한 그는 CCTV로 가득 찬 벽에 압도당했던 그는 자신이 일하는 곳을 보고는 또 당황했습니다. 한 평 정도나 될 만한 그곳에서 조용하게 교통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을 완벽한 발음으로 완수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아나운서 부인의 지도를 받았는지 완벽한 발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리포터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그는 하루 종일 무도 멤버들의 라디오에 모두 출연하는 대단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박명수의 '입으로 춤춰요'는 흥미로운 시도였습니다. 댄스 DJ로서도 활약하고 있는 박명수는 라디오라는 특성을 적극 활용해 아침 출근길을 보다 흥겹게 하기 위해 입으로 춤을 추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박명수의 제안에 많은 청취자들이 동참했고, 역대급 에피소드도 만들어냈습니다. 박자를 쪼개는 귀여운 목소리의 아가씨와 화장실에서 입으로 춤을 추던 여고생, 그리고 몽키와 귀뚜라미 입춤으로 모두를 기겁하게 한 청취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박명수의 뒤를 이어 정준하의 라디오 도전도 흥미로웠습니다. 생전 처음 하는 라디오 DJ라는 도전에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던 정준하였지만, 정작 방송을 시작하자 그의 진가는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처음 긴장하던 모습과 달리 시간이 흐르며 점점 라디오의 참맛을 깨달아 가는 정준하는 어쩌면 라디오 DJ에 최적화된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게스트로 등장했던 이국주와 함께 '라디오 먹방'이라는 신세계를 개척해냈습니다. 4가지의 보기 중 라면 먹는 소리가 무엇이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하며 스스로 다양한 음식을 먹는 정준하의 도발적인 도전은 흥미로웠습니다. 담당 피디 역시 흥미로워 할 정도로 정준하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재미였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도 가장 흥미롭게 다가왔던 '배달 왔습니다'는 유재석과 하하, 정형돈이 배달을 직접하며 그 가치를 더욱 크게 해주었습니다. 권고사직을 당하고, 일하던 카페마저 이사를 가는 바람에 다시 백조가 된 여성, 임신으로 함께 식사를 하고 싶어 하는 임산부, 홀로 가게를 운영하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애틋해하는 딸의 사연 등이 소개되며 그들을 향한 식사 배달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재벌들의 골목상권까지 장악당해 살기 어려운 서민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 슈퍼마켓 사장님인 아버지는 딸의 이런 마음에 눈물을 훔쳐야 했습니다. 회사가 힘겨워지며 권고사직을 당해야 했던 여성은 살기 위해 카페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비싼 월세로 인해 이사를 가는 바람에 다시 백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그녀의 사연은 어쩌면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아픔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공감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취직하기도 힘들지만, 회사의 무분별한 횡포는 직장인들의 고통과 애환만 더욱 크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시민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직접 그들과 소통을 하는 무한도전의 행보는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 좋아 보였습니다. 라디오의 감성과 TV 예능 특유의 재미까지 잡아낸 이런 시도는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시도였습니다. TV 예능이 라디오를 품고, 라디오가 예능을 안고 간 <무한도전 라디오스타>는 그래서 특별하고 대단했습니다.

 

세 번째 주자인 노홍철은 과거 라디오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도발적인 모습을 이번에도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특급 게스트들의 등장도 흥미로웠지만, 그의 똘끼를 완벽하게 보여준 입으로 하는 안마는 압권이었습니다. 청취자마저 당혹스럽게 하고, 이를 듣고 있던 무도 멤버들이 모두 놀라 현장에 등장할 정도로 노홍철의 광기는 당황스러웠습니다. 한 동안 노홍철의 신음소리를 들어야 한 청취자들에게는 놀라운 경험이었을 듯합니다.

 

여섯 멤버 중 세 명의 라디오 도전기를 담은 오늘 방송은 무한도전이 얼마나 영특한지를 잘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MBC가 상암시대를 개막하며 다양한 형태로 새집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무한도전은 자신들의 특징을 그대로 활용해 MBC가 원하는 홍보를 확실하게 해주었습니다.

 

라디오와 TV라는 전혀 다른 매체의 습성은 하나가 될 수 없는 한계로 다가옵니다. 눈으로 보지 않고 귀로 들으며 일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TV보다는 라디오가 더욱 친숙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라디오와 더불어 사는 이들이 일상에 쫓기는 소시민들이라는 점에서 '라디오데이'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그 일의 힘겨움을 잊게 해주는 라디오는 여전히 강력하고 특별한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귀로 들으며 감성을 자극하고 상상을 하게 만드는 라디오의 특성과 TV라는 보여주는 매체의 특성을 교묘하게 연결해 하나의 완벽한 결합을 만들어낸 <무한도전 라디오스타>는 흥미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라디오의 특성과 라디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다큐멘터리 같은 효과를 전달하면서도 흥겨운 도전으로 재미까지 추구한 '라디오데이'는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였습니다.

 

뭘 해도 되는 무한도전의 도전은 여전히 유효하고, 그런 도전에는 항상 단순한 웃음만이 아닌 페이소스도 함께 담고 있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은 매력적입니다. 그 어떤 도전에도 단순한 웃음을 넘어 웃음 속에 아픔과 고통도 함께 담아내는 그들은 이제 인생을 담는 경지까지 이른 듯합니다. 남은 세 명의 멤버들은 또 어떤 재미와 감동을 만들어줄지 다음 주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