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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무한상사-박명수의 하극상엔 직장인의 애환이 담겨 있었다

by 자이미 201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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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극이 주는 재미는 깨알 같은 웃음들이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무한상사'라는 회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풍자이자 웃음이었습니다. 상황극의 대가로 알려진 박명수에 모든 장르에 능수능란한 유재석의 맹활약은 '무도 무한상사'를 성공한 연작 프로그램으로 완성시켜냈습니다.

깨알 웃음과 풍자가 바탕이 된 무한상사, 2012년이 기대된 다




직장에 다니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은 '무한상사'가 만들어내는 재미의 핵심입니다. 무한도전을 만드는 멤버들이 회사라는 설정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이 상황 극은 직장인 특유의 고민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담아내며 무도 안의 성공한 특집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한도전 특유의 풍자를 담은 그들의 풍속도에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회식자리에서 벌어지는 상황, 회사 내 서열로 인해 벌어지는 권력 관계, 상사에게 무한 충성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처량한 직장인들의 애환들이 모두 모여 하나의 완성된 풍자가 된다는 점에서 '무도 무한상사'는 최강의 특집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과정에서 각자의 성의를 담아 낸 성금이 유부장이 낸 5만원에 4천원+식권 10장이라는 사실은 시작부터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습니다. 함께 내는 성금에 담긴 이 오묘한 상황은 극단적으로 풍자가 되었지만 많은 재미들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회사별 학교별로 성금을 모아 방송국에 내는 성금 모금의 형식이 주는 문제와 한계를 보여주는 첫 상황을 시작으로 회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은 그 자체가 재미였습니다.

출근과 회의로 시작된 그들만의 회사 생활은 철저하게 코믹 화되어 있지만 그 재미 속에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회사 생활의 애환이 깨알처럼 다가온다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이들이라면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은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무한상사'가 가지는 힘이겠지요.

회의 상황 중 여러 일을 하는 박명수를 빗대어 "십잡스'라고 부른 유재석은 순간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열 개의 직업을 가진 존재라는 의미이지만 어감이 주는 모호함이 유재석을 위기로 몰아갔지만 별명 왕 명수답게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한다며 위기에 빠진 '십잡스'를 살려낸 명수옹은 진정 별명 왕이었습니다. 상황 극의 특징인 몰아가기는 어설픈 정준하 바보 만들기로 이어집니다. 상황 극을 이어가던 중 선 없는 전화기를 든 재석을 타박하는 준하로 인해 논란이 일고 힘겹게 다시 정상을 찾은 상황에서 "욕잡스"라는 새로운 별명을 선사한 유재석은 인주를 가지고 초소형 노트북이라 우기며 사물 개그로 상황을 이끌어갑니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점심 메뉴 정하기는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고민입니다. 매일 찾아오는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일상이 되어버린 직장 생활에 온갖 스트레스를 담아내는 직장 생활에서 잠시 일탈할 수 있는 점심시간은 직장인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식신 정준하는 계속해 점심 메뉴 고르기에 실패하고 이런 상황에서 백반을 시작으로 엉뚱한 메뉴들이 선정되는 과정에서 모든 결정권은 상사에게 달려 있음은 씁쓸한 현실과 너무 닮아있었습니다. 준하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자기가 알아서 선택할거면서 왜 질문을 하냐"는 말은 모든 직장인들이 느끼는 질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올 해의 무한인을 뽑는 과정에서 보여준 상황 극은 연말 시상식을 풍자한 모습이었습니다. 각자 추천해 올 해의 무한인을 뽑는 과정에서 동점을 이룬 하하와 정형돈이 다시 투표를 하게 되는 상황에서 후보에도 없던 정준하가 선택되는 과정은 KBS 연예대상 시상식을 그대로 풍자한 듯 흥미로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원 후보였던 하하는 사라지고 정형돈과 정준하가 다시 경쟁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한상사 유부장에게 상이 주어지는 과정은 파행으로 이어졌던 지난 연말 시상식에 대한 공감 100% 풍자였습니다.

유재석이 담당한 부장 역할은 세밀한 부분에서 풍기는 절묘함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폭넓은 직장상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꽁한 성격의 부장은 권력에 집착하고 그 권력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을 즐겨 한다는 점에서 직장 상사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직장 생활의 하이라이트는 언제나 회식자리에서 벌어지고는 합니다.

술에 취한 박명수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출세가도를 달리는 유부장에게 대드는 모습은 익숙하게 보는 술자리 넋두리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회식 자리에 몸살로 결근한 길이 등장해 놀라게 했지만 유부장이 '법인카드 셔틀'을 시켰다는 설정은 '빵셔틀'로 특징되는 일그러진 학교 문화가 회사 생활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짧지만 강한 무게감으로 다가왔습니다.

회식 자리마저 부장 위주일 수밖에 없는 서글픈 회사원들. 그런 회사원들의 애환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존재가 바로 박명수 차장이었습니다. "부장님 한 잔 하세요. 그러면 절 한 잔 주세요"로 이어지는 폭음은 곧 취한 박명수로 만들어갔고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부하 직원들의 충성심 경쟁과 명수의 극단적인 취객 연기는 '무한상사'의 압권이었습니다. 길에게 '상상 그 이상'를 주면서 이 정도로 못 웃길 줄은 몰랐다는 유부장의 발언과 이어진 노홍철의 노골적인 아부는 직장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한계이자 아픔이었습니다.

이런 직장인들의 마음을 가장 속 시원하게 만들어준 존재는 박명수였습니다. 어쩌면 모든 이들이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취한 상황에서 폭발시킨 명수는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승진이나 회사 생활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껏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동료들에게 이렇게 자신들의 마음을 모두 보여주는 동료의 존재는 소중하기도 하지요.

신년 초부터 직장 상사 집에 선물 보내지 말라는 직장상사의 말은 안 오면 알아서 하라는 말과 다름없었습니다. 술자리에서 모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다짐하지만 서둘러 새해 인사를 하러 온 정과장은 화들짝 놀랍니다. 부장의 집에는 앞치마를 입고 집안일을 하는 박차장이 있었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있듯 술 취한 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쏟아내기는 했지만 직장상사에게 밉보여서는 안 되는 직장인들의 힘겨움은 새해 첫 날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해야 할 명절에도 직장 상사에게 충성을 해야만 하는 직장인들의 애환은 지독한 공감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사오지 말라는 선물을 받고 흐뭇해하는 유부장으로 모습은 너무 익숙하게 봐온 누군가를 닮아 흥미롭기까지 합니다. 집으로 찾아오지 말라던 부장이 인턴이 집에 오지 않았다고 성질을 내는 모습은 너무나 리얼해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선물을 받으며 고가의 선물이 아니면 홀대하는 부장의 노골적인 편애는 직장인들이라면 무한 공감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정준하의 돈봉투 논란에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이런 짓을 해"라는 박명수의 한 마디는 돈봉투 정국을 노골적으로 비꼬고 있었습니다.

윷놀이 응원가에서 보여준 센스 대결에서 보여준 응원가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노골적인 박명수의 지적 질에 정형돈이 부른 "도는 하나 디비고, 개는 두 개 디비고.."로 이어지는 황당한 응원가는 묘한 중독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틈만 나면 자기 자랑에 여념이 없는 부장의 행태와 눈치없는 정준하의 한계 등 무도 멤버 특유의 캐릭터가 극대화된 상황은 왜 '무한상사'가 성공한 특집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울컥하는 유재석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상황 극이 아니라면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무한상사'는 기존의 유재석을 파괴하는 특별한 재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2G에서 스마트 폰으로 바꾼 유재석의 "전화가 안 받아지는데"까지 모든 것들이 풍자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은 그 자체가 풍자 덩어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소한 내용들을 무도 특유의 상황 극으로 만들어내며 웃음과 함께 직장인들의 애환까지 모두 담아낸 '무한도전 무한상사'는 진정 걸작이었습니다. 어쩌면 '무한상사'는 이후에도 꾸준하게 특집 형태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음 '무한상사'는 과연 무엇을 담아 즐거움을 전해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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