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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우린 자연인이다와 그래비티-극과 극 사이 무도의 영특함

by 자이미 2016.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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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깊은 곳에서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것과 우주로 향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세상 모든 물질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그 모든 것을 총합한 것이 차이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흥미롭게 이 둘을 하나로 엮어서 특집으로 만들어냈다.

 

극과 극은 통 한다;

가벼움과 무거움, 무소유과 과소유의 경계 사이를 오가는 무한도전

 

 

박명수와 정준하가 자연인이 되어 벌인 모든 과정은 초기 버전의 무도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특별한 지향점 없이 그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무도의 본 모습을 그냥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실제 자연 속으로 들어와 사는 이의 집을 빌려 하루 동안 이어진 그들의 '나는 자연인이다'는 즐거웠다.

 

<무한도전 행운의 편지>를 통해 확정된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는 원칙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최소한 무한도전은 자신들이 장난스럽게 던진 말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무도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믿음으로 다가오는 것도 당연하다.

 

정준하가 박명수에게 하루 종일 수발을 들어준다는 다소 황당한 약속 이행을 하기 위해 그들은 산으로 올라갔다. 디제잉을 하는 박명수는 모든 것을 끊어내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가의 디제잉 기구를 고물상에 팔아야 했다. 그렇게 천 원을 손에 쥐고 올라간 그곳에서 그들의 삶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명수세끼'라는 신조어답게 그들의 산속 생활은 <삼시세끼>의 무한도전 버전으로 이어졌다. 자연에서 얻은 것들로 하루 세끼를 해먹는 파격적인 예능인 <삼시세끼>도 무한도전을 만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밖에 없음을 그들은 잘 보여주었다.  

하루 동안 박명수의 몸종이 되어버린 해수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준하에게 그 하루는 고역일 수밖에 없었다. 항상 티격 거리면서도 '하와 수'라는 최고의 조합을 만들어왔던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웃음을 선사해주었다. 한가로운 박명수와 달리 정준하는 불을 지피고 밥을 짓고 된장국을 끓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그들의 오늘 하루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자신의 집에서라면 손쉽게 할 수 있는 한 끼다. 수많은 편리한 도구들이 넘치는 상황에서 밥 한 끼를 먹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면 다시 원시시대와 같은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장작을 패고, 불을 붙여 밥을 해야 한다.

 

그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단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좀처럼 쉽지 않은 아침이 늦어지자 된장국을 끓이기 위해 불을 지피고 있는 준하에게 물을 뿌려 불까지 꺼버리는 박명수의 패악질은 잔인한 갑질로 다가온다.

 

어렵게 아침을 해결했지만 곧 다시 점심 준비를 해야만 하는 산골 생활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다른 무도 멤버들이 방문하며 왁자지껄한 산골로 변모했다. 비록 하루 체험이기는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자연인으로 사는 것은 동경의 대상도 아닌 현실이었다. 박명수가 모든 체험을 끝내고 "딱 하루만 좋다"는 말이 정답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섰던 그들이 이번에는 우주로 향했다. 물론 러시아 우주기지를 찾기 전 맛보기로 치러진 스튜디오 체험이지만 이 극과 극은 그래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겁 많은 무도 멤버들이 제작진들이 준비한 트릭들 앞에 무너지는 것은 당연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하나의 불빛을 따라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처에 놓인 장치들은 겁만은 그들을 경악하게 했다. 끈끈이가 발을 붙잡고, 말도 안 되는 깃털의 공격과 계단 끝 벼랑까지 이들이 감내해야만 하는 과정은 고도로 준비된 우주 행을 위한 실제 실험의 예능판이었다. 비록 재미로 시작된 그들의 우주 체험이지만 이는 곧 있을 러시아 우주기지에서 가질 훈련의 맛보기였다.

 

영화에서 보던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수준의 우주는 아니다. 우주 유영 등 우주인들의 임무 수행을 체험해보는 식의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레드불에서 시도했던 우주 점프와 마찬가지로 성층권까지 올라가는 것이 최고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도전은 여전히 무모해서 위대해 보이기만 하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도 시대의 최정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우주. 그 경계마저도 손쉽게 넘어서며 오가는 무한도전은 그래서 흥미롭다. 자연인의 모습이나 우주인이 된다고 그들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번 특집은 서로의 극단적인 지점을 취하며 상호 가치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주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한도전의 우주 도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직은 예측할 수가 없다. 상업 우주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는 즈음 무한도전의 이 무모한 도전이 어떤 가치를 보여줄지도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제 곧 우린 우주 여객선에 탑승하는 수많은 이들을 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우주는 보다 가까워지고 있다.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이 시대 그와 정반대에 있으면서도 닮은 우주. 그 미지의 세계를 경험해보려 도전하는 무한도전의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예능이라는 점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러시아 우주기지에서 그들이 경험한 훈련 역시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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