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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행운의 편지와 마션 특집, 당당함이 만들어낸 도전이 반갑다

by 자이미 2016.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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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색다른 도전을 해가는 <무한도전>의 2016년 행보는 여전히 흥미롭다. B급 저렴함으로 당혹스러움을 선사하기도 했던 <무한도전 우주특집-마션>에 이어 이번 주에는 <무한도전 행운의 편지>편이 방송되었다. 무도가 아니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들의 도발은 그래서 흥미롭다.

 

마션과 행운의 편지;

엉뚱한 도발과 당당한 도전, 무한도전의 2016년은 더욱 강력해진다

 

 

 

 

2016년은 정준하의 시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정준하에게만 4개의 도전 과제가 주어졌다. 북극곰부터 <쇼미더머니> 참여까지 올 해 <무한도전>을 통해 정준하가 보여줘야 할 도전 과제는 지난 해 10주년을 맞이해 준비했던 5대 특집을 능가한다는 점에서 과연 어떤 식으로 도전들을 수행할지 기대가 된다. 

 

 

<무한도전 행운의 편지>는 참 도발적이고 흥미롭다. 과거 편지가 일반적이던 시절 유행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행운의 편지'다. 이름과는 달리 편지를 받으면 다른 이들에게 똑같은 편지를 써서 보내야 하는 벌칙이 주어진다. 무시무시한 저주가 존재하는 전혀 행운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행운의 편지'를 이렇게 활용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최근 종영된 <응답하라 1988>에서도 정봉이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행운의 편지'를 쓰는 장면이 등장했다. 멤버들끼리 상대에게 권하고 싶은 도전 과제를 적어 그들의 편지함에 넣으면 올 해 안에 무조건 수행해야 하는 생각보다는 끔찍한 벌칙과도 같았다.

 

무조건 수행해야만 하는 원칙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멤버들 간의 장난끼는 극단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극단 이기주의가 다시 발현된 무도식 도발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강하면 강할수록 빛나는 그들의 도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자신의 우체통은 보호하고 상대를 공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그동안 그들이 해왔던 추격전과도 유사했다. 쫓고 쫓기는 과정을 통해 승자와 패자는 나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동안 추격전을 봐왔던 이들에게는 익숙한 재미로 다가왔다. 추격전의 기본이 되는 공격과 방어의 형식 속에서 멤버들 각자 서로에 대한 공격이 곧 올 해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제작될 것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B급 정서가 가득했던 <마션> 특집 역시 무도스럽다. 5대 특집 중 가장 도전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무한도전 우주특집>에 대한 기대감은 저급 재롱잔치로 마무리되었다. 영화 <마션>을 패러디하는데 급급한 이 프로그램을 10주년 특집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맛보기였고, 실제 러시아의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우주를 가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영화 <마션>을 극단적인 저급 패러디로 일부 팬들을 멘붕으로 이끌기도 했다. 화면으로 보면 자연스러운 우주 체험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실상은 처참할 정도다. 우주복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농가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화성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그들의 억지스러운 설정은 예능이기에 재미있을 수 있지만 뜬금없어 보이는 <마션> 패러디는 아쉬움이 있었다.

 

모든 여정을 끝내고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지금까지는 말 그대로 예능적 재미였을 뿐임을 명확하게 했다. 김태호 피디는 상반기 중 러시아에 위치한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직접 우주 비행사들이 받는 훈련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에서 <마션>을 찍은 것은 말 그대로 예능적 맛보기였을 뿐, 진짜는 러시아 우주센터에서 실제 훈련을 하면서 시작되는 셈이다.

 

 

훈련을 끝내고 최종 1인이 소형 우주선에 직접 탑승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들의 우주특집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이다. 누가 최종 1인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예능 사상 처음으로 우주로 향하는 말도 안 되는 도전이 올 해 안에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과거 <1박2일>이 예능 사상 최초로 남극에 가려는 시도를 해다. 여러 여건상 무산된 도전이었지만 <무한도전>은 이를 뛰어넘어 단박에 우주로 나가려 한다. 그 도전 과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도전은 그동안 해왔던 도전을 넘어선 새로운 시도라고 보여 진다.

 

<마션>의 여운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 과제로 멤버들을 긴장하게 했던 제작진들은 서로에게 제안을 하도록 요구했다. 장난끼 가득한 멤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스스로 프로그램을 채워줄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재미있다. 그저 제작진들이 준비한 내용을 받아들이며 채워내는 형식이 아니라, 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제작진 마인드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확장되었다는 점이 반갑다.

 

 

지난 10년을 끝내고 앞으로 10년이 어떤 방식으로 변모할 것인지는 <행운의 편지>가 보여준 셈이다. 일방적인 형식이 아니라 멤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엉뚱하지만 멤버들 스스로 알아서 기획을 하고 직접 일을 수행해내는 과정은 어쩌면 가장 무한도전다운 방식이 될 것이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그들이 자신들에게 적합한 특집을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11년차 예능의 자부심이다. 당당함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도발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시청자들과 하나가 되어가는 <무한도전>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발전은 시청자들에게는 행복이다. 

 

멤버들의 사랑을 모두 받은 정준하는 랩 배틀을 하는 <쇼미더머니>에 참가해야 한다. 점점 사라져가는 북극곰과도 교감을 해야 하는 그는 아프리카에 이어 이번에는 북극에 가야 할 팔자가 되었다. 박명수다운 소원인 하루 동안 명수의 몸종이 되어야 하는 준하는 세계의 무서운 놀이기구까지 정복해야 한다. 

 

공격이 실패해 오히려 자신의 몫이 되어버린 놀이기구 타기까지 정준하에게 주어진 도전 과제는 흥미롭다. 작고 큰 특집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점에서 2016년 무도는 정준하를 위한 도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장 흥미롭고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북극곰 특집은 과거 환경 특집을 이어갈 최고의 걸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의 얼음들이 가속도의 법칙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계절은 파괴되어가고 몇몇 섬나라는 침범하는 해수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이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북극곰들은 이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 북극곰을 통해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하다. 그 과정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하지만 그 도전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행운의 편지>와 <마션> 특집에서 보인 것은 무한도전의 당당함이다. 다른 예능이라면 도전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들의 도발적인 도전은 10년을 넘긴 11년차 예능의 당당함이 만든 결과다. 지난 해 다 못한 <무한도전 5대 특집>에 이어 조만간 돌아올 정형돈과 함께 할 <무한도전>의 2016년은 더욱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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