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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히든카드-YOLO 라이프의 명과 암을 적나라하게 풀어낸 무도의 재미

by 자이미 2017.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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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멤버들이 즐기는 욜로의 삶은 어떨까? 국내에도 욜로족들이 늘고 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현실에 충실하자는 욜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우린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하고 살아왔다. 사회 전체가 그러기를 원하고 유도하기도 했었다. 그런 점에서 무도의 제안은 흥미로웠다. 


욜로 라이프;

마음껏 욜로를 즐기라는 제작진의 제안 속에는 익숙하지 않는 욜로의 본질이 존재했다



어느 순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욜로는 이제는 하나의 트랜드가 되었다. 2, 30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욜로는 단순히 우리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고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다. You Only Live Once 한 번 뿐인 인생이라는 단어를 뜻하는 욜로는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일 것이다. 


국내에서 욜로가 급격하게 퍼진 것은 방송의 힘도 있다. 나영석 사단의 <꽃보다 청춘-아프리카>편에서 외국 여행객 여성이 류준열에게 했던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부터였을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많은 이들이 욜로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지만 대중적이지 않았던 이 '욜로'는 그렇게 세상에 보다 넓게 퍼져나갔다. 


류준열이 그토록 특별함으로 받아들였던 '욜로'는 그의 일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축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그는 스페인과 영국 리그를 찾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반인과 달리 배우라는 특성이 줄 수 있는 특권이기는 하지만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한 그의 삶은 그렇게 '욜로'로서의 삶이었다. 


무도 멤버들에게 제작진들은 카드를 내밀었다. 5월 황금 연휴 마음껏 즐기라며 법인 카드를 넘긴 제작진. 사전 매니저들을 통해 순서를 정한 후 카드 사용 권리 순서를 만들었다.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박명수를 시작으로 그들의 '욜로 라이프'는 시작되었다. 


마음껏 즐기라는 제작진의 말에 그들이 행한 행태는 과연 '욜로'일까? 한탕주의일까? 박명수는 즉시 스쿠터를 사러 떠났다. 대범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한도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법인 카드를 모두가 함께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명수는 거침없이 130만원이 넘는 금액을 사용했다. 


박명수의 통큰 지출은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에게도 전달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즐기는 삶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지출에 모두가 놀라면서도 뒤따르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박명수가 이렇게 높은 금액을 썼는데 나라고 못쓸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지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가의 자전거에 50만원이 드는 머리를 하고, 고가의 장난감을 구매하는 등 그들의 씀씀이는 커졌다. 이 과정은 무한 루프처럼 반복되어지는 형식이다. 박명수를 시작으로 양세형, 유재석, 하하, 정준하로 이어지는 순서는 그렇게 지속적인 소비를 요구했다. 


유재석은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번 특집에서 자신과 그림자들에게 소시지를 전해주고 홀연히 사라진 어린 천사를 찾았다. 승우를 위해 피규어 선물을 사고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하는 모습은 유재석이기에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아낌 없이 모든 것을 나눴던 승우는 유재석과 인연을 만들었고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다시 깨닫게 되었을 듯하다. 


하지만 제작진들의 문자 하나에 이들은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폭탄 돌리기처럼 알려지지 않은 한도에 걸리는 마지막 사람이 모든 금액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이 상황이 되자 모두 300만 원이 한도라는 생각을 하며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편의점에서 비닐 봉지로 20원을 사용하는 등 어떻게든 폭탄을 떠안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스스로 정한 한도를 넘어서는 순간 다시 소비 패턴은 급격하게 늘기만 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큰 득을 본 것은 처음 소비를 하는 박명수의 몫이었다. 


스쿠터를 구매하고 호텔에서 최고급 식사를 하고 어버이날을 위해 고가의 꽃다발을 구매하는 등 박명수는 돈 쓰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었다. 이렇게 되니 하하나 다른 이들 역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시 소비에 대한 경쟁이 생기는 상황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욜료'는 그저 돈을 펑펑 쓰며 현재를 즐기자는 가치는 아니다. 단 한 번 뿐인 인생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그저 소비에 집중되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소비를 마음껏 하는 것이 욜로가 아니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의 시도는 흥미롭다. 


무도 멤버들이 행하는 이 상황이 국내에서 잘못 알려진 '욜로'의 모습이니 말이다. 무조건 현재에만 집중하면 그만이고 미래는 없다는 식의 어긋난 행태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만이 아니라 욜로가 일상으로 깊이 스며든 곳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자칫 미래는 없고 오직 현재만 존재하는 것처럼 방탕함으로 이어지고 이런 악의 고리는 그 방탕함을 채우기 위해 범죄로 이어지는 일들이 만들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한탕주의가 '욜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역설적인 방식으로 무도는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2011년 래퍼 드레이크가 발표한 <더 모토 The Motto>에서 처음 언급되었던 '욜로'는 저성장 시대의 전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과거 세대처럼 노력을 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청춘들에게 미래를 위한 삶은 무의미하다.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재에 보다 충실하자는 취지가 바로 '욜로'로 표출된 것이다. 


과거 세대처럼 저축을 하면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미래 없는 현재만 살자는 것이 '욜로'는 아니다.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욜로 라이프'이니 말이다. 적게 소유하는 삶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의 여유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욜로'이니 말이다. 


일이나 여행, 취미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욜로'이지 방탕하게 있는 돈을 모두 소비하는 삶이 '욜로'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무도의 이런 형식은 잘못된 '욜로'에 대한 풍자라는 점에서 반갑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미 국내에서도 '욜로'를 앞세운 방송들이 만들어지고 유사한 형태의 여행 프로그램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주말에 숲으로> 같은 경우는 '욜로'를 앞세운 프로그램이다. 나영석 사단의 예능 중 일부는 '욜로 라이프'를 추종하기도 한다. 그저 방송만이 아니다. 한때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코이케 류노스케의 <생각 버리기 연습> 같은 서적들 역시 미니멀리즘을 통해 보다 자유롭고 현재의 자신에 충실한 삶을 살도록 요구하기도 했었다. 


시대가 만든 어쩔 수 없는 현상은 그렇게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욜로'를 어떻게 즐기느냐는 모두의 몫으로 남겨졌다. 그저 카드 돌려막기하듯 현재에만 집착한 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소비하는 것만이 진정한 '욜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무한도전은 재미있는 형식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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