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진짜가 돌아온다. 그동안 볼만한 드라마 찾기 어려웠던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노련한 흥행 청부사 김은숙 작가와 데뷔작으로 모두를 사로잡은 신예 이수연 작가 신작들이 7월 방송을 앞두고 있다. 무조건 봐도 실망할 가능성이 낮은 두 스타 작가의 신작은 그래서 반갑다.
노련함과 세밀함;
능숙한 장인 김은숙 작가와 섬세한 장인 이수연 작가의 신작, 기대해도 좋다
그렇고 그런 드라마들의 풍년이었던 상황에서 7월은 새로운 기대치를 품게 한다. 거의 1년 정도의 제작 기간이 소요되었다는 <미스터 션샤인>과 신예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인 <라이프>가 7월 서로 다른 방송사에서 시청자들에 공개된다. 시간대가 겹치지 않아 다행일 정도다.
김은숙 작가는 그 이름 만으로도 충분하다. 쓰는 것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스타 작가의 신작이라는 것 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 제작비 400억원을 들인 작품이다. 하지만 이미 넷플릭스에 최소 280억 정도에 판매되었다. 제작비의 70% 이상을 이미 회수한 상태다.
방송도 되기 전 이미 거대한 제작비의 대부분의 회수한 <미스터 션샤인>은 방송 광고 판매와 중국 시장 등 이후 다양한 판매를 생각해보면 시작도 전에 이미 흑자를 봤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이 작품은 전 세계 190개국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다.
방송 직후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미스터 션샤인>을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흥미롭다. 신미양요 때 미국으로 간 소년이 미군이 되어 다시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이 드라마는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조우진, 김병철, 최진호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미스터 션샤인>을 더욱 기대하기 하는 것은 이응복 피디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통해 김은숙 작가와 호흡을 맞춰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도 기대된다. <도깨비> 1회 보여준 CG는 모든 것을 압도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에서 대규모 장면과 다양한 CG들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될지도 궁금해진다.
이야기는 김은숙 작가에 의해 탄생하지만 이를 제대로 된 영상을 담아내는 것은 이응복 피디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이 조합이 만든 세 번째 작품에 대한 기대치는 더 높아지고 있다. 워낙 대단한 성공작을 함께 만든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피디의 신작이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김은숙 작가에 비해 이수연 작가의 연혁은 일천하다. 이수연 작가는 이제 한 작품을 끝낸 신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한 작품이 바로 <비밀의 숲>이라는 점이다. 한국 드라마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비밀의 숲>을 만든 이수연 작가가 이번에는 검사가 아닌 의사들의 세계를 다룬 <라이프>로 돌아온다.
탄탄한 완성도로 끝까지 이야기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비밀의 숲>이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던 이수연 작가. 그의 두 번째 작품이 될 <라이프>는 그녀가 진정한 천재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비밀의 숲>과 같아도 안 되고, 완성도가 낮아져서도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아직 신인인 이수연 작가에게는 부담스러운 작품이 될 수밖에 없다.
이수연 작가가 이 무게마저 견뎌낸다면 우리 탁월한 작가 하나를 더 얻게 될 것이다. <라이프>는 의학 드라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을 타파하고 이수연 작가 특유의 촘촘한 이야기에 단단함을 더했다. '변화와 유지'가 충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병원 그 이상의 사회적 함의까지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조승우, 이동욱, 원진아, 유재명, 문소리, 문성근, 이규형, 천호진, 염혜란, 김원해 등 말이 필요없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수연 작가의 페르소나가 되어가는 조승우는 소시오패스 같았던 검사에서 냉철한 병원장으로 다시 출연한다. 그리고 <도깨비> 이후 잠잠했던 이동욱이 열정적인 의사로 등장한다.
<비밀의 숲>에 출연했던 이들이 전작과 다른 배역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만큼 이 배우들의 연기 폭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반갑다.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 <미스터 션샤인>을 능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비밀의 숲> 역시 호평이 이어졌지만 대중적 인기를 누리기에는 조금 어려운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에 최고 스타 작가와 피디, 그리고 글로벌한 배우들까지 총동원된 <미스터 션샤인>은 많은 재미를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보는 재미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서사의 힘까지 더해진 김은숙 작가의 신작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드라마에 서사는 없고 말 장난만 있다는 혹평을 받았던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를 통해 모든 벽을 넘었다.
<미스터 션샤인>은 자칫 흔한 애국심 드라마가 될 여지도 있다. 독립군과 당시를 다룬 영화들이 하나의 유행으로 휩쓸고 간 상황에서 이 드라마 역시 끝물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변별력을 갖출 수 있는 대목은 '의병'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다.
'의병'에 대한 이야기는 '촛불'과 연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누군가 영웅이 나타나 세상을 뒤집는 식의 이야기가 아닌, 힘없는 백성들과 국민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힘을 발휘하는 과정을 담는단 점에서 흥미롭다. 이는 100여 년의 시대가 차이가 있음에도 현재 시점의 시청자들이 급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요소라는 점에서 김은숙 작가의 영특함을 엿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미스터 션샤인>과 <라이프>는 전혀 다른 드라마다. 시대와 이야기도 다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주제 의식은 유사하다. 불편부당함을 타파하기 위해 개혁을 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라이프>와 몰락한 국가를 위해 나선 민초들의 이야기는 다른 듯 닮아 있다. 그리고 그 역사의 수레바퀴는 100여 년이 지나 광화문 광장과 전국의 광장들에서 촛불로 재현되기도 했었다. 시대는 변해도 그 가치는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우린 깨닫고 있었다.
김은숙 작가와 이수연 작가를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다. 수많은 히트작으로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 능숙한 작가와 첫 작품으로 모두의 관심을 받게 된 신예 작가. 서로 다른 지점에 있지만 많은 드라마 팬들이 이 두 작가를 기대하는 것은 같은 이유다.
제대로 된 드라마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에게 김은숙 작가와 이수연 작가의 신작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대로 된 이야기의 힘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JTBC 월화 드라마로 편성된 <라이프>는 7월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의 토일 드라마로 확정된 <미스터 션샤인>은 7월 7일 첫 방송된다. 지상파 드라마가 일본 드라마 퇴보의 역사를 답습하고 있는 동안 종편과 케이블 채널은 탄탄한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지표가 될 수밖에 없는 두 드라마가 과연 어떤 수많은 이야기들을 양산해 낼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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