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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미스 리플리 1회-우려를 벗은 이다해, 세상에 거짓말을 해봐

by 자이미 201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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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버린 세상에 던진 한 번의 거짓말이 그녀의 운명을 바꿔놓았습니다. 그 달콤한 한 마디는 자신이 얻을 수 없었던 기회로 다가왔고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거짓말은 모두를 파멸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병패를 온 몸으로 맞서는 여주인공 장미리의 삶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연기력 논란을 벗은 이다해 첫 회 흥미로웠다




어린 시절 엄마가 집을 나서고 이로 인해 아버지가 죽은 후 고아원에 맡겨져야 했던 미리. 그녀는 어린 시절 돌아오겠다는 엄마의 말을 믿으며 엄마가 주고 간 목걸이를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본 술집에서 일하는 미리는 의붓아버지의 노름빚을 갚기 위해 억척스럽게 돈을 모읍니다. 그리고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어머니를 찾는 것이 유일한 희망인 그녀는 탐욕스럽고 음흉하기까지 한 히라야마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지긋지긋하던 술집에 불을 내고 도주하던 그녀는 그렇게 그 지독했던 어둠 속에서 벗어났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한국에 관광비자로 입국한 그녀는 고시원에 짐을 풀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납니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는 정식 사원이 되어야 하는 그녀에게 정식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직장은 무척이나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대학을 나오지 않은 그녀에게 대한민국의 직장들은 한 없이 문턱이 높았습니다. 학력 차별을 없앴다고 말은 하지만 여전히 명문대 생만을 우대하는 사회 속에서 고졸 취업자의 벽은 터무니없이 높기만 합니다. 식당에서 세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장을 얻어 보려는 그녀의 노력은 최악의 상황에 맞닥트리기만 합니다.

자신을 성적 노리개로 보고 탐하려는 면접관을 만난 그녀는 억누르고 있었던 분노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취업 생들에게 절대적인 지위를 지닌 면접관의 월권은 도를 넘어섰고 도저히 자신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 세상이 지겨워지기까지 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자신도 있지만 고졸이라는 신분은 그녀에게 그 알량한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고 한낱 성적 노리개 정도로 취급당하는 모습은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호텔 총지배인인 장명훈은 총명한 두뇌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존재입니다. 장인어른의 호텔에서 일을 하는 그는 마음에도 없는 결혼으로 그들의 결혼 생활은 파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회장의 딸이자 장명훈의 아내인 피아니스트 이귀연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편에게 복수를 하려 합니다. 그렇게 귀국 독주회를 위한 무대에서도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현장을 목격한 남편에게 저주를 내리며 이혼을 강요하는 그녀의 모습은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내세울 집안 없고 가진 것 없어 자신의 능력을 키워 현재의 자리에 오른 장명훈. 장인이자 회장의 총애를 받으면서도 아내에게만은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그 남자는 슬픈 운명의 남자일 뿐입니다. 그렇게 모든 것에 지쳐있던 그에게 빗길에 마주친 여자 장미리는 운명처럼 차가운 남자 장명훈의 가슴 속에 들어섭니다.

몬도 리조트 그룹을 물려받을 황태자 유타카가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전에 세상을 알고 싶다며 한국으로 들어와 고시원에서 생활을 합니다. 거대한 회사를 물려받을 존재가 낡고 허름한 고시원에서 생활을 한다는 사실이 당혹스럽지만 그런 그의 선택은 운명적인 여자와의 만남으로 이어집니다.

고시원에 짐을 풀던 날 힘겹게 들어선 앞 방 여자 미리. 음식물 찌꺼기를 엎으며 첫 만남을 한 그들은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지독한 어둠에서 기어 나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미리에게 고시원에서 만난 남자는 관심조차 가지고 싶은 존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유타카에게 그녀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였습니다. 한 눈에 반한 그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그럴 때마다 차갑게 돌아서는 그녀의 모습은 그에게는 더욱 매력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유명 건축가를 아버지로 둔 하지만 놀이공원에서 미아가 되어 고아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문희주는 아버지 뒤를 이어 건축가가 되기 위해 동경대를 졸업한 재원입니다. 하지만 착한 마음과 덜렁대는 습관은 아직까지 그녀에게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면접날 도로에 쓰러진 할머니를 돕다 중요한 포토폴리오를 흘리고 면접을 본 그녀에게도 취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만났던 희주와 미리. 거칠고 슬픔을 가득 안고 살았던 미리를 기억하는 희주가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날 미리의 거짓말은 어떤 식으로 더욱 화장되고 비극을 이끄는 도구로 변질될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래서 더욱 슬플 수밖에 없는 여자 미리는 세상에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듯 거짓말을 했습니다.

자신을 단 한 번도 진실 되게 봐주지 않는 그들에게 단순히 건넨 "동경대 출신도 안 되겠지요"라는 말 한 마디는 그녀의 인생을 완벽하게 다른 모습을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거짓말은 탐욕과 욕망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더욱 큰 거짓말로 옮겨갈 수밖에 없기에 그녀와 그녀를 사랑한 모든 이들은 절망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알랭 드롱의 <태양은 가득히>와 이를 리메이크한 맷 데이먼의 <리플리>를 기본 줄기로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미스 리플리>는 앞에 미스 자가 붙은 만큼 장미리가 주인공입니다. 몇 년 전 세상을 뒤흔들었던 '학력위조' 사건이 모티브가 되어 만들어진 이 작품이 앞선 걸작들을 어떤 식으로 변주해 멋진 작품으로 남을지 기대됩니다.

연기력 논란이 많았던 이다해는 첫 회 안정적인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쉽지 않은 캐릭터인 유타카 역을 맡은 박유천 역시 일부의 우려를 불식하는 연기로 기대를 하게 합니다. 김승우와 강혜정을 비롯해 최명길과 송재호, 김나운과 김창완 등의 등장으로 완급 조절을 하는 <미스 리플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의 가장 아픈 폐부를 건드리려 합니다. 과연 이를 어떻게 효과적이며 매력적으로 담아낼지는 알 수 없지만 무척 매력적인 첫 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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