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다시 일을 냈다. 앨범 차트에서 첫 1위를 차지했던 그들이 싱글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핫100 첫 주 10위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시간 30일자 차트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아직 차트에 BTS의 빌보드 200과 핫100이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이제 더블 크라운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비틀즈 비틀마니아와 BTS 아미;
상상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신화 새 역사를 쓴다
기적이라고 표현하면 노력한 이들이 불쾌할 수는 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기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쉽다. 그들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 속속들이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기적이라는 표현이 덜 미안하니 말이다. 작은 기획사에서 준비한 케이팝 보이 밴드가 세계 최정상으로 가는 과정은 절대 쉬울 수 없는 일이었다.
작곡가 방시혁이 만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관심은 적었다. 더욱 국내에는 거대 기획사 팬덤들이 장악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BTS가 국내에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수없이 많은 아이돌이 탄생하지만 거대 팬덤에 의해 빛을 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는 힙합하는 이들이 BTS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그들을 알아봐 준 것은 오히려 해외였다. 국내 아이돌들 역시 해외 공연을 많이 한다. 아시아권에 국한되지 않고, 남미와 미국에서도 공연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유럽 역시 많지는 않지만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그동안 해외 공연을 하게 되면 대부분 현지에 사는 교포들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상황이 변한 것은 남미에서 한류 팬들이 급격하게 늘면서부터다. 교포가 상대적으로 적은 남미 지역에서 한류 팬들이 그렇게 많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현지에서 한류는 뜨겁다.
케이팝의 인기와 함께 한류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지역은 고르고 넓게 확장되는 상황들이었다. 하지만 BTS는 이런 한류의 흐름과도 조금은 차이가 있다. 구축된 한류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그들은 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해외 아미 팬들은 자발적으로 BTS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국내 팬덤 문화를 그대로 이식하기는 했지만, 해외 아미 팬들은 독특한 문화도 스스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BTS 멤버들이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보라색 끈으로 스스로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팬과 스타가 부담 없이 서로를 맞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것은 해외 팬들이 먼저였다.
BTS를 좋아하는 모습들을 보면 아시안 아메리칸만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유튜브에 올려진 수많은 리액션과 커버 댄스, 공연 현장 모습들을 보면 현지인들이 얼마나 BTS를 사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시안 팬들도 많지만 미국 현지인들의 열광적인 환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기적이다. 비 영어권 노래로 앨범 1위를 차지하는 것은 기적이다.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한국어로 노래한 앨범이 1위를 차지한 것은 미국이라는 시장을 생각해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도 모자라 싱글에 대한 순위인 핫100에서도 발표 후 첫 주에 10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단순히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수만이 아니라 라디오 출연과 방송된 노래 등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비영어권 가수들은 핫100에 순위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이런 기적과 같은 일들을 해온 선구자들은 분명 존재한다.
1958년 이탈리아 가수 도메니코 모두뇨가 'Nel blu dipinto di blu'로 8월 18일부터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도메니코 모누뇨를 시작으로 독일 가수 로리타가 60년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62년 다시 이탈리아의 에밀리오 페르콜리가 6위에 싱글 곡을 올리기도 했다.
아시아 최초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가 1963년 6월 15일 3주 동안 1위를 차지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 가수로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고, '젠틀맨'으로는 최고 5위까지 오른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곡들도 많다. 노래하는 수녀들의 '도미니크'도 1963년 4주 연속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독일의 네나나 팔코가 미국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시절도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로스 로보스의 '라 밤바'도 1987년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1996년 1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는 말 그대로 언어와 상관없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최근 기록으로는 2017년 루이스 폰시&대디 양키(피처링 저스틴 비버)의 '데스파시토'가 16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BTS는 아시아 뮤지션으로서는 네 번째 핫100 톱 10에 진입한 가수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BTS는 모든 기록들을 새롭게 쓰기 위해 전진 중이다. 싸이의 5위와 2위 기록을 넘어, 사카모토 규가 기록한 1위도 멀지 않았다. 싸이와 달리, 탄탄한 팬덤과 오랜 시간 검증을 마쳤다는 점은 큰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
상상을 초월하는 팬덤으로 비틀즈의 '영국 공습 British Invasion)과 비교되는 BTS는 '비틀마니아'를 닮은 '아미'가 있다. 이는 엄청난 힘이 아닐 수 없다. 싸이가 세계적인 큰 사랑을 받기는 했지만, '싸이마니아'가 두텁지 않았다. 하지만 BTS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기록은 BTS에 의해 새롭게 쓰여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핫100 10위에 오른 '페이크 러브Fake Love'는 그 위대한 신화의 시작일 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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