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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백상예술대상-최후의 승자는 태양의 후예가 아닌 케이블이었다

by 자이미 2016.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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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TV 분야를 나눠 함께 시상을 하는 '52회 백상예술대상'이 지난 6월 3일 저녁 8시 30분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되었다. 영화 부문에서는 이준익 감독이 대상을 받았고, TV 부문에서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대상의 영애를 안으며 마무리되었다. 

 

tvN 지상파 드라마 눌렀다;

합리적인 분배에 집중했던 백상예술대상, 모두 만족하거나 불만족하거나

 

 

두 편의 영화를 개봉시킨 이준익 감독에게 <백상예술대상>은 영화 부문 대상 수상자로 낙점했다. 천만 영화들이 줄지어 나온 상황에서 <사도>와 <동주>를 찍은 이준익 감독에게 감독상도 아닌 대상을 준 것은 의외로 여겨진다. TV 부문에서는 이견은 있었지만 <태양의 후예>가 받았다.

 

재미있게도 '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의 수상자들은 철저하게 분배를 한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겹치는 것 없이 13개의 상에 13개의 작품 속 13명에게 골고루 돌아갔다는 사실이 재미있게 여겨질 정도다. 기계적으로 이렇게 나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영화 부문과는 달리 TV 부문은 <태양의 후예>와 <시그널>이 양분을 했다. 케이블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응답하라 1988>이 신원호 피디가 연출상을 받았고, 류준열이 최고신인상을 받기는 했지만 주요 상을 받지 못했던 것은 의외이기도 하다.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 <태양의 후예>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온 것이 바로 <응답하라 1988>이었기 때문이다. 복고 열풍의 정점을 찍으며 수많은 화제를 불러왔던 드라마라는 점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연출상과 신인상을 수상하는데 그쳤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뭐든 대진 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응답하라 1988>은 불운했다. 방송이 끝난 지도 오래되었고, 그 뒤에 나온 <시그널>이 너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더욱 국내에서 성공하고 자리 잡기 어렵다는 장르 드라마라는 점에서 더욱 큰 가치로 다가온다.

 

<시그널>과 대결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는데 <태양의 후예>가 광풍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며 상대적으로 일찍 마무리를 한 <응답하라 1988>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태양의 후예>는 대상을 받았다. 주연배우였던 송중기와 송혜교는 인기상과 글로벌스타상을 받으며 3관왕을 차지했다.

 

연기력이 아닌 인기상이 주어진 것은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서 <태양의 후예>가 차지하는 위상과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작가도 연출도 그 누구도 상을 받지 못하고 인기상으로 주연 배우들이 함께 수상을 한 이 드라마가 대상을 받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시그널>은 드라마 작품상과 김혜수의 최우수 연기상, 김은희가 극본상을 타며 <태양의 후예>와 같은 3관왕이 되었다. 하지만 두 작품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은 상이 명확하게 구분해주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와 영예는 <태양의 후예>가 가져갔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시그널>이라는 확연한 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최우수연기상에 김혜수만이 아니라 조진웅도 동반 수상을 했어야 한다. <육룡이 나르샤>의 유아인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조진웅 신드롬이 불 정도로 매력적인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그가 수상을 못했다는 것은 이상하게 다가올 정도다.

 

중국 자본이 깊게 개입되어 만들어진 <태양의 후예>는 작품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대상을 받았다. 그들이 왜 대상을 받아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작품상을 줄 수는 없고 화제성을 보면 수상에서 밀어낼 수도 없어 선택한 것이 대상이라는 사실이 씁쓸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천만 영화보다는 작은 영화들의 약진이 돋보였던 영화 부문과 마찬가지로 TV 부문도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물론 케이블이라고는 해도 tvN이 모든 상의 주인이라는 점에서 'tvNvs지상파'라는 새로운 구도는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수많은 장점과 혜택을 누리고 있는 지상파를 밀어내고 tvN이 이런 대단한 능력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놀랍다. 결국 좋은 작품에 대해 시청자들은 배신하지 않는단 사실을 tvN의 성공은 잘 말해주고 있다. 막장으로 치달으며 오직 돈벌이에만 급급하던 지상파와 달리, 좋은 작품에 대한 가치를 더욱 크게 둔 tvN의 약진은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tvN이 세운 '웰 메이드 드라마 성공시대'라는 원칙은 막가던 지상파에게 다시 정주행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선택은 그렇게 '막장 드라마 전성시대'를 '웰 메이드 전성시대'로 조금씩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결국 모든 것은 시청자들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결과는 잘 보여주는 듯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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