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는 꿈속에서 도윤을 봤다. 집으로 온 도윤이 웃으며 다시 어딘가로 가는 그 꿈은 예지몽 인지도 모르겠다. 을태의 공격을 받아 쓰러진 도윤은 기사회생했다. 순간적으로 도윤을 찌르려던 을태는 움찔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건 을태에게는 잔인한 결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도윤은 다행스럽게 중요 장기를 다치지 않았다. 그렇게 아들을 다시 잃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던 활을 위로해준 것은 상운이었다. 그리고 활의 바람처럼 도윤은 깨어났다. 그리고 600년 전 자신과 어머니를 죽인 범인이 을태라는 사실은 더욱 명확해졌다.
활이 6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저주하고 분노했던 상운이 사실은 자신의 원수가 아니라는 사실은 그를 충격에 빠트릴 수밖에 없었다. 상운과 도윤의 증언만으로 활이 만들어왔던 600년의 증오가 삽시간에 사라지는 것도 조금 이상하기는 하다.
도윤은 소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과한 소원에도 들어주겠다고 나서는 활의 행동이 당혹스럽기만 했지만, 도윤은 활에게 을태를 죽여달라고 했다. 과거의 원수이자 현재에도 자신을 이용만 한 귀물에 대한 분노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주거지로 이동했다. 전에 살던 곳과는 극과 극인 새로운 주거지에 모두가 만족했고, 활과 상운 사이의 감정도 극대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 상운은 활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고, 활은 함께 하며 상운은 복수의 대상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진짜 가족이 되어 있었다. 활의 집에 모인 이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두 불가살과 연루되어 있으며, 특별한 가족 관계를 가지지 못한 이들이다. 그런 그들이 모여서 가족이 되었다는 것은 천 년 전 이들의 운명도 그러했다는 의미가 된다.
탱화에 그려진 불가살이 상운과 을태가 아닌 활이었다면 이들의 이야기는 더욱 단순화된다. 불가살이었던 활과 상운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끌리고 그렇게 하나가 되어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다만, 600년 전 부부의 연을 맺었던 시호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다.
을태를 우물에 가두겠다는 활에게 상운은 자신도 함께 하겠다고 한다. 자신을 미끼로 삼아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불가살을 우물에 가둘 수 있다면 모든 것은 정리될 수 있다. 어차피 불가살은 죽을 수 없지만, 불가살이 만든 우물은 불가살을 영원히 가둘 수 있는 감옥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최후의 만찬처럼 모두가 모여 저녁을 먹는 자리는 이들의 마지막 행복이거나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일 수도 있다. 현재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이들의 환생과 이로 인한 인연의 끝은 천년이 되는 이번 생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운명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활을 불편해하는 시호는 무슨 이유일까? 전생의 부부였기에 느끼는 감정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뭔가가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활과 상운의 감정선은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활과 달리, 상운의 감정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모두가 잠든 사이 이들은 을태를 잡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도윤에게 할 말은 다 했냐는 질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하자, 상운은 자신에게 연습해보라 한다. "내가 미워하지 않는다고, 내가 사랑한다고"라는 발언은 도윤에게도 유효하지만, 상운에게도 적합한 고백이기도 했다.
상운은 이 말을 듣고 어쩔 줄 몰라했다. 사랑한다는 말이 활의 입에서 나오자 수줍어하는 상운을 가두고 떠난 활은 그게 자신의 할 일이라 생각했다. 자기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활의 그 행동에 상운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활은 그가 사랑하는 존재가 되었으니 말이다.
활이 떠나가 아침이 되자 상운은 시호에 의해 창고에서 나올 수 있었다. 물론 유리문이라는 점에서 다른 전개를 따랐다면 깨고 우물로 향했을 수도 있지만 그저 차분하게 아침을 기다린 상운에게 시호는 전생을 보자 제안한다.
그렇게 시호는 상운의 전생인 김화연의 기억에 다가갔고, 불가살을 죽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냈다. 불가살을 죽이는 유일한 방법은 서로를 죽이는 것이라 했다. 하나의 불가살을 죽여도 그건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난다 했다.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불가살이 하나이기 때문에 하나의 불가살은 죽일 수 없다는 논리다.
우물에서 만난 활과 을태는 대결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을태는 활에게 600년 전 그의 가족들을 죽인 이유가 뭔지 아냐고 한다. 답을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활에게 그런 이야기들은 무의미했다. 활에게 남겨진 것은 을태를 우물에 가두는 것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의 피를 마시며 힘을 유지하고 있던 을태에게 활은 상대하기 편한 존재였다. 짐승의 피만 먹는 활은 을태와 상대가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가슴에 칼을 맞은 활은 쓰러졌고, 그런 활에게 다가가는 을태는 급습을 당하고 말았다.
어차피 힘으로 을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활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해 마지막 한 방을 노리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그렇게 을태의 약점인 검은 구멍을 찌른 활은 역습에 성공했다. 도주하는 을태를 따라 철길에서 싸우는 이들은 전세가 역전되었다.
검은 구멍에 강력한 공격을 당한 을태는 급격한 노화에 빠져들었고, 그렇게 공격을 이어가는 활에게 을태는 이건 모두 천 년간 그녀가 원했던 것이라며 막기에 급급했다. 불가살을 죽이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북이는 칼이 되어 심장을 찔러 함께 죽으면 불가살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활은 자신이 죽어도 상관없다 생각하고 있다. 이미 가족이 된 그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희생도 할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을태는 다르다. 이렇게 죽을 수 없다 생각한 을태로서는 활의 무지막지한 행동을 막아야만 한다.
천 년 전 활이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부탁이 불가살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한다. 그래서 600년 전 가족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을태의 변명이었다. 그리고 일부러 기억을 잃고 태어난 상운은 활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주장까지 했다.
활의 마지막 공격을 피해 다리 아래로 떨어진 을태는 사라졌고, 활은 다시 그 자리를 찾아갔다. 시호의 전생 체험으로 활이 죽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우물을 찾았다, 싸운 흔적들을 추적해 다리 위까지 온 상운은 피를 보고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이가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상운 앞에 활이 다시 등장하자 당신이 사라지는 건 무서웠다고 한다. 복수보다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린 활을 바라보며 "망했어, 완전 망했어"라고 우는 상운은 지독한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검은 구멍 공격으로 급격한 노화를 맞이한 을태는 회복되어 다시 등장하고 활과 상운의 커질 수밖에 없겠지만, 문제는 시호가 상운의 과거를 더 들여다보려는 욕망이 꿈틀대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무녀는 시호의 이런 행동을 막는 장면이 예고편에 등장했다.
다섯 번의 이야기가 남은 상황에서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모든 비밀의 시작인 천 년 전 이야기가 나와야 이들의 이야기도 정리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 이야기의 마무리는 천 년 전 진실과 마주하는 시점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Drama 드라마이야기 > Korea Drama 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해 우리는 15회-세 얼간이들의 성장기, 행복 찾을까? (0) | 2022.01.25 |
---|---|
불가살 12회-을태에게 검은 구멍 저주 내린 이는 활이었다 (0) | 2022.01.24 |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3회-악의 마음 읽는 김남길, 빛나기 시작했다 (0) | 2022.01.22 |
공작도시 14회-광기만 남은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뭔가? (0) | 2022.01.21 |
공작도시 13회-배신감에 분노한 이설과 재희 한숙에 전쟁선포 (0) | 2022.0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