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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사랑의 온도 1, 2회-서현진 양세종 가을 쓸쓸한 채워줄 따뜻함 퍼진다

by 자이미 2017.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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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부터 터졌다. 그동안 절망에 가까운 드라마들이 방송되던 상황에서 제대로 갖춘 드라마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온도>는 충분히 볼만한 드라마다. 하명희 작가를 왜 많은 이들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지, 서현진과 양세종은 첫 회 잘 보여주었다. 


사랑은 온도다;

작가와 요리사의 사랑, 첫 만남이 주는 두근거림이 가을을 맞이한다



작가가 된 이현수(서현진)과 요리사 온정선(양세종)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재회했다. 5년 전 마법과 같은 사랑에 빠졌다가 그렇게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던 그 사랑을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 다시 만났다.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었던 그 사랑이 그렇게 자신의 눈앞에 다시 찾아왔다. 


부잣집 딸에 뛰어난 외모로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하는 지홍아(조보아)는 현수와 친하다. 공중 보건의인 최원준(심희섭)은 집안 대대로 의사인 관계로 그도 자연스럽게 의사가 되었다. 대학 첫 미팅에서 만난 홍아에게 첫 눈에 반했지만, 거절 당한 후 언제나 호구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박정우(김재욱)는 명품 컬렉터인 그는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나다. 그래서 사업도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런 그가 정선의 음식에 반해 그에게 사업을 제안한다. 제작사를 준비하던 그는 후배의 추천으로 현수를 만났다. 싸가지 없는 현수의 행동은 그녀가 분명 작가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현수와 정선이라는 두 사람을 거의 비슷한 시기 만난 정우는 이들이 소중하다.


대기업을 다니던 현수는 작가가 되고 싶어 퇴직 후 보조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태어나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실패도 해본 적이 없는 현수는 작가도 그렇게 시험 보듯 쉽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막내 보조 작가로 노력을 해봐도 힘들다. 공모전에 당선이 되면 작가로서 길을 걷기 편할텐데 그것도 맘처럼 되지 않는다. 


공모전 낙방을 한 현수에게 선배가 소개한 제작사 대표인 정우의 제안은 홀깃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렇게 간절하지 않았다. 자신의 힘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비록 교사인 여동생이 구박을 하는 것을 참아내는 것이 힘겨울 뿐이다. 


저녁 도심 마라톤을 하자는 홍아의 제안에 찾은 동호회에서 정선을 처음 봤다. 맞춤법이 틀려 지적만 했던 그 남자가 바로 정선이었다. 호감이 없었다는 의미다. 소개 받기 전 왼손은 붕대를 감고, 오른손에는 흉터까지 있던 이 남자가 이상하게 보일 뿐이었다.  


완벽한 길치에 운동도 하지 않아 체력적으로 문제가 많은 현수에서 도심 마라톤은 무리였다. 자신이 페이스 메이커라며 현수를 도와주는 정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작가의 이야기 속 상황에 빠져 있던 현수는 낯선 골목에서 상상력이 샘솟기만 했다. 


이미 잃어버린 길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같은 자리를 맴돌기만 하는 현수는 그 좁은 골목들을 벗어나지 못한 채 햄스터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마치 현재 자신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길을 찾지 못한 채 그 좁은 골목에 메여 있던 현수는 돌담을 뚫고 핀 꽃 한송이를 보며 행복했다. 마치 자신에게 희망을 주는 듯 말이다. 


불안과 공포까지 엄습한 그 공간에 정선이 찾아왔다. 자신을 찾기 위해 3시간이나 헤맸던 남자. 함께 했던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비까지 내린다.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던 순간 정선은 갑작스럽게 "사귈래요"라는 고백을 한다. 만난 지 채 다섯 시간도 안 되었고, 이야기라고는 나눈 것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선의 고백이 현수에게는 기분 상하는 일이었다.


자신을 너무 쉽게 봤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가 건넨 이 말은 현수를 조금씩 흔들기에 충분했다. 마치 물에 물감을 푸는 순간 전체로 물들어가듯, 정선의 마음이 현수를 향해 물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은 그들에게는 그랬다. 프랑스에서 요리 공부를 한 정선과 작가가 되기 위해 대기업마저 버리고 나선 용감한 현수는 그렇게 비 오는 골목 좁은 처마 밑에서 사랑을 이야기했다. 


정선의 뜬금없는 고백에 처음엔 거절했지만 그들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시간이 지나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0.5초 만에 머리 속에 새겨지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행동이다. 사랑은 시간이 만드는 행위가 아닌 직감에 가까운 판단이 만드는 결과다. 그래서 실수도 한다. 


하명희 작가의 신작 <사랑의 온도>는 첫 회 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동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강요하는 작가들의 드라마가 점령해버린 TV 드라마에서 진짜가 등장했다. 이미 전작들인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따뜻한 말 한마디><상류사회><닥터스> 등 하 작가의 작품은 모두 열정적인 팬을 만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촘촘한 이야기의 힘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주요 인물들을 모두 등장시키며 식상하지 않고 흥미롭게 이끄는 능력은 작가의 힘이다. 탄탄한 구조 속에서 감각적인 대사까지 더해진 <사랑의 온도>는 이 가을 가장 매력적인 드라마가 될 수박에는 없다. 


서현진과 양세종의 궁합 역시 의외로 잘 맞았다. 두 사람의 전작인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이룰 수 없는 관계였지만 <사랑의 온도>에서는 제대로 된 사랑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듯하다. 두 사람의 호흡도 잘 맞고 화면으로 보여지는 그림 자체가 좋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남건 피디가 <대박>을 연출한 감독이라는 점이 의외다. <사랑의 온도>는 그저 중심의 높은 온도가 아닌 주변으로 퍼지는 온도를 뜻한다고 작가는 밝혔다. 그리고 그 따뜻함을 전달하기 위한 방식은 작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보여지는 그림도 그에 부합해야만 한다. 


컬러 화면 속에 두 주인공의 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흑백으로 잠시 화면이 바뀌는 선택은 좋았다. 시각적인 전달을 통해 감정을 보여준다는 점은 드라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텅스텐 조명으로 부드럽고 따뜻함을 더한 <사랑의 온도>는 그 자체로 명품이었다. 과하지 않고 안정적이면서도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매력이 이 드라마에는 존재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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