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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스타킹'은 욕먹고 '무한도전'은 칭찬받는 이유

by 자이미 201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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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은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고역이 될 수도 있었을 듯합니다. 웃음을 유발하는 모든 방송이 천안함 좌초를 추모하는 이유로 결방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만은 본방송을 사수하는 다른 방송국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스타킹 본방송은 최악, 무한도전 재방송은 역시


지난 주말 SBS만이 저녁 시간 버라이어티 방송을 정상적으로 내보냈습니다. 대다수 결방 상황에 습관적으로 버라이어티를 보던 이들이 <스타킹>을 주목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렇게 얻어진 시청률 14.4%보다 더욱 참혹한건 방송을 통해 보여 진 무 개념들이 문제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우려해 자연스럽게 결방을 선택한 이유를 <스타킹>은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지요. 브라운관 안 스타들은 미친 듯이 웃어대는데 자막으로는 죽어간 천안함 전사의 시체를 발굴했다는 소식이 흘러가는 상황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바라봐야 했을까요?

더욱 방송 내용이 유익했다면 시청자들의 비난이 그렇게 높을 이유도 없습니다. 자사 연예프로그램인 '한밤의 TV연예' 리포터를 뽑는다며 행해진 이 방송에서는 '연예인 X파일이 실제 있는 듯 이야기를 하고 김종국의 상체 탈의를 강요하고 출연진의 무릎에 앉아 리포팅'을 하는 등 시종일관 정신없고 드라마 막장의 예능 판을 보는 듯해 찝찝하기만 했습니다.

출연한 숱한 스타들이 한없이 웃고 떠드는 사이 '한준호 준위 영결식과 첫 사망자 발견 소식'이 그들의 모습과 겹치면서 <스타킹>의 본방을 더욱 초라하고 허탈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스타킹'은 연예인 중심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막이 현란하고 실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순수 오락 위주의 프로그램을 가려내려고 한다. 아무래도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우선적으로 결방된다.

라는 본방을 사수하는 변으로 내던진 SBS 관계자의 말은 더욱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했습니다.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우선적으로 결방된다고 했는데, 과연 그들은 편집을 다 끝내놓은 <스타킹>을 보면서 경박함도 없고 말장난도 없는 순수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이에 비해 MBC에서 결방이 아닌 재방송된 <무한도전-최현미편>은 재미와 뭉클한 감동까지 전해주며 본방송 때와 다름없는 감동이 전해졌습니다. 여성 복싱이라는 척박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 각박한 서민들의 정서가 담겨져 있었기에 호평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런 그들의 모습마저도 결방하지 않고 재방송을 내보낸 것에 대해 힐책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차라리 결방을 하지 왜 같은 프로그램 재방송을 하냐는 시청자들의 질타에 많은 이들은 결방과 비슷한 재방을 한 이유에 대해 설왕설래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앞선 '최현미편'이 주는 감동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라는 동조론과 어떻게든 방송을 하려는 아집이라는 비난이 공존했던 주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한 언론 기사를 통해 재방송을 해야만 했던 절박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말 방어전을 앞둔 최현미 선수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뜻을 전하기 위해 프로그램 말미에 도움을 요청하는 자막도 넣었다"

2차전 때도 그랬지만 다가오는 3차전도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녀를 돕기 위한 방송임을 알게 되자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탄성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오는 30일 성균관대 특설 링에서 개최될 최현미 선수의 3차 방어전에도 링을 설치하는 등 경기를 위해 필요한 경비 1억 원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까지도 후원기업이 전무하다고 하니 여전히 척박하기만 한 대한민국 복싱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그들은 재방송을 해서 받을게 뻔한 비난을 감수하고 방송을 내보낸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김태호 PD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런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수를 위해 척박한 환경에서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 위해 무한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대단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스타킹>은 본방송을 사수하며 14.4%라는 좋은 시청률을 얻으며 살림살이는 좋아졌지만 시청자들의 질타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비해 재방송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보낸 방송을 통해 여전히 꿈을 향해 도전 중인 여자 권투 선수를 마지막까지 보살피는 <무한도전>은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금액을 모아야 하지만 이렇듯 소외받은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 있기에 많은 이들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무한도전>의 저력은 바로 이런 곳에서 나오는 것이죠. 재미있게도 방통위는 <스타킹>을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 <무한도전>에는 경고를 주었습니다.

국민들은 경박하고 비속어가 난무(매번 그렇지는 않겠지만)하는 <스타킹>은 봐도 되지만, 많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무한도전>은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요? 방송을 바라보며 다른 시각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이번 방송을 통해 형평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와  그들도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국민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를 너무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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