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민의 서사가 그려진 10회는 그가 왜 그렇게 성공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지 잘 드러났다. 큰 아버지는 야구단까지 가진 재벌 회장이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렇지 못하다. 항상 궁색한 상황들만 만드는 부모들에 대한 경민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마치 머슴처럼 큰 아버지 밑에서 일하고 있으니 말이다.
승수는 전 부인을 만나 자신이 이제는 웃으며 살아도 되느냐는 허락을 요구한다. 승수가 그런 것은 지난 회에서 드러난 그의 과거 때문이다. 아이를 잃고 이혼까지 하면서 승수의 삶은 지독했다. 동생에 이어 자신의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까지 자기 잘못으로 잃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아픔들을 밀어내고 이제는 일상적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도 좋으냐는 승수의 이야기는 그래서 아프게 다가왔다. 집으로 돌아와 동생 영수에게도 마음을 연 승수의 삶은 그렇게 새롭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와 달리, 경민의 삶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회장 눈밖으로 나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 경민은 악착같이 일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아들이자 사촌동생인 무능한 경준의 갑질도 받아줘야만 한다. 회장이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지만 한 다리 건넌 혈육이다. 자신의 아들이 결국 회사를 물려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
경민은 회장에게는 경준을 보필할 일 잘하나는 친척이다. 이런 관계 속에서 경민이 사촌동생인 경준에게 을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역시 당연하다. 이런 관계 속에서 경민은 다른 곳에서 자신의 분풀이를 하고 있다. 회장이 싫어하는 적자 분야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야구단이 골칫거리다.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뽑은 백승수 단장이 좀처럼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 대단할 것도 없어 보이는 단장이 생사 이탈권을 쥔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모습이 싫다. 그래서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며 거칠게 행동하지만 백 단장은 좀처럼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백 단장은 선수협과 갈등을 자처했다. 비활동기간 동안은 자율 훈련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연봉 체계가 1년 중 10개월에 대한 월급만 지불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한 선수들을 위한 권리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적당한 휴식은 보약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그들은 푹 쉬고 따뜻한 전훈지에서 훈련에 열중하면 된다. 문제는 그런 위치가 아닌 선수들이 문제다. 두 달 동안 편하게 쉴 수 없는 그들은 자율적인 훈련을 하게 되지만, 추운 날씨에 그것도 쉽지 않다.
전지훈련 장소에 먼저 가서 훈련을 할 수도 있지만, 그건 모두 자부담이다. 연봉 3천 인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훈련을 먼저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선수들을 위해 코치들이 나서 훈련을 돕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신임 선수협회장이 된 강두기는 원칙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의 권리를 주장한다. 단장은 강두기에게도 이런 문제들을 언급한다. 빈부 격차가 만들어내는 불합리를 선수협에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극인 코치들의 문제는 과거의 사건 때문이었다. 드림즈의 아픈 손가락이 되어버린 박장근 선수가 바로 그 훈련으로 인해 야구복을 벗어야 했기 때문이다.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이를 숨기고 훈련에 집중하다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코치들은 서로가 잘못했다고 싸우는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라도 싸우지 않으면 지독한 고통과 맞서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사실까지 알게 된 승수는 점점 단장으로서 모습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꼭두각시 감독이라는 말을 듣는 윤성복 감독에게 모든 선택권을 줬다. 전지훈련 전 훈련과 관련한 모든 선택권을 감독에게 부여했다.
감독은 며칠 후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훈련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단장과 그동안 동일한 목소리를 냈던 감독이 처음으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는 백 단장이 원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감독의 성향을 파악한 백 단장이 만든 하나의 퍼포먼스였다는 의미다.
불합리함이 존재함에도 단장이 상황을 시끄럽게 만든 이유는 단 하나다. 드림즈의 2020 시즌은 감독이 전권을 가지고 팀을 이끌겠다는 선언과 같은 것이다. 단장을 누르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 감독. 더는 허수아비 감독이 아님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식이었다.
단장의 묘수는 그렇게 팀 전체를 합리적으로 이끌었고, 그렇게 소외된 선수들을 위한 해법도 만들어냈다. 호주리그에 출전시켜 훈련과 실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따뜻한 도시에서 실전 야구를 하며 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권 상무는 스스로 모멸감을 받는 상황을 맞았다. 술집 앞에서 라이터를 떨어트린 경준은 자신이 집으면 될 것을 경민에게 눈짓으로 줍도록 요구했다. 길들여진 갑을 상황은 순종하게 만들었다. 하필 그 상황을 백승수 단장이 보고 말았다. 경민의 시선이지만 경멸하는 눈빛으로 보는 백 단장의 모습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절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킨 것이니 말이다. 백 단장을 포장마차로 불러 협박 아닌 협박이자 자신의 속내를 돌려 이야기하는 경민. 왜 말을 듣지 않느냐는 말에 말 들으면 그들이 잘해주냐는 질문은 결국 자신이 하고 싶고, 듣고 싶었던 답변이기도 했다. 더욱 회장이 일 잘하는 백 단장을 마음에 두기 시작했다는 것도 불안이고 불만이다.
술을 마시며 피하던 아버지 전화 대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돈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화를 내는 경민에게 집은 단절하고 싶은 관계일 뿐이었다. 이 상황에서 사촌동생의 연락으로 술자리에 간 그는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자신의 아버지를 마치 남처럼 이야기하는 경준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팔씨름을 빙자해 그동안 쌓인 분노를 폭발시킨 경민도 그렇게 조금씩 성장 아닌 성장을 하기 시작했다. 승수의 당당함에 조금씩 전염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쌓인 분노가 폭발했다는 것은 좋은 징조이기도 하다.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는 감정이 터진 것은 보다 이성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감독 리더십을 높이기 위한 백 단장의 묘수는 성공했고, 사촌 간에 갑질을 일삼는 행태를 더는 두고 보지 않고 폭발해 버린 경민의 폭주는 과연 야구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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