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를 죽음에서 구한 것은 희주였다. 희주의 다급한 전화가 아니었다면 진우 역시 게임 속에서 사망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 운명이 되었을 것이다. 게임 속에서 살아왔지만 현실은 역으로 지옥이 되었다. 병준의 복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진우는 대표 자리도 잃은 채 살인과 관련한 수사까지 받게 되었다.
달콤한 뒤 쌉싸름한 첫 키스;
잔인한 복수 시작한 병준과 탈출구가 보이지 않은 진우, 사랑 품고 반격한다
알함브라 궁전 지하 감옥을 들어간 진우는 사력을 다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마스터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이일로 인해 자신의 곁을 항상 지켜주던 비서 정훈도 잃었다. 하지만 지하감옥에서 원했던 세주를 만나지 못했다.
죽음 직전 알함브라 궁전 관리인에 의해 목숨을 구한 진우지만 답답하다. 세주를 만나지 않으면 이 모든 문제들을 풀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형석의 죽음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정훈까지 사망한 상황에서 진우가 게임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정훈이 자신의 요구로 그라나다로 출장을 온 후 사망했다. 그것도 자신이 도울 수도 있었지만 돕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처음 동맹을 요구한 것은 정훈이었지만, 세주를 찾기 위해 정훈에게 레벨업을 강하게 요구했고, 그렇게 겨우 총을 들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든 후 그라나다 행을 강행했다.
어떤 미션들이 주어질지 그리고 레벨 1의 그라나다와 90이 넘은 공간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진우는 그라나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위기에 처했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기차 안에 갇힌 채 먼저 내린 정훈은 고대 병사들에 습격을 받았다. 도와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훈은 그렇게 사망했다.
선호에게 둘 중 하나가 위험에 처하면 서버를 내려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정훈이 사망하고 진우가 겨우 구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선호는 바로 서버를 닫아버렸다. 많은 유저들은 갑자기 게임이 멈춘 것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 내에서도 정식 오픈을 앞둔 게임 서버를 닫는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진우만 보고 있는 버그의 정체를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다. 버그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증명할 길이 없다. 선호가 동맹을 맺어 확인하겠다고 했지만, 진우는 거절했다. 자신과 동일한 지옥을 선호까지 겪을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우와 동맹을 하지 않으면 버그가 보이지 않는단 점에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정훈의 시신 처리 문제도 놔둔 채 진우는 서울로 향했다. 선호와 회사 사람들이 그라나다로 와서 처리할 것이라 믿고 떠난 것이다. 진우가 서둘러 본사로 향한 것은 서버를 열기 위함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빨리 게임 레벨을 올려 세주를 만나고 문제의 버그를 풀어내는 것 외에는 없다. 하지만 이를 믿어줄 사람이 이제는 아무도 없다.
정훈은 자신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지켜준 인물이다. 비서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 이상의 뭔가가 존재한 인물이다. 그렇게 최악의 상황에 빠진 자신을 지켜준 정훈을 위해서라도 세주를 만나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서버를 열고 레벨 업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남들의 눈에는 미친 짓으로 보일 뿐이다.
분노를 숨기고 있던 병준은 더는 자신의 발톱을 감출 이유가 없었다. 정훈이 사망하고 진우가 보인 행동을 빌미로 그를 대표 자리에서 몰아냈다. 이미 1년 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언제 그런 결정을 할지 고민했을 뿐이다. 병준은 자신의 아들이 죽은 이유를 진우 탓으로 봤다. 다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참았을 뿐이다.
진우가 더는 이득이 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대표 자리에서 몰아냈다. 진우를 완전히 무너트리게 만들기 위해 다른 이들을 부추겨 형석의 사망 원인 조사를 재수사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진우를 몰락시키려는 병준의 행동은 단순히 진우 만이 아니다, 눈엣가시였던 형석의 아내이자 병준의 유일한 혈육이 된 손자의 엄마인 수진까지 밀어내기 위한 시작이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는 아들도 버렸던 아버지 병준. 그는 진우를 믿었기 때문이 아니라 진우의 능력을 믿었다. 그리고 그 능력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이 되지 않자 가볍게 버렸다. 그렇게 자신의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는 선호를 새로운 대표로 앉혔다.
더는 떨어질 곳도 없어 보이는 진우에게는 아직 더 추락할 일이 남았다는 사실이 참혹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곁에 남은 이는 희주였다. 희주는 절망한 진우 곁을 찾았고, 그와 함께 하기를 바랐다. 그 감정은 이미 그라나다에서 시작되었다. 세주 일로 진우를 미워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희주는 진우를 사랑한다.
비까지 내리던 그 날 절망 속에서 이뤄진 진우와 희주의 첫 키스는 서로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더는 떨어질 곳도 없어 보이는 진우와 그런 그를 사랑하는 희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키스는 그렇게 그들이 함께 손잡고 반격할 수 있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진우와 희주 모두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사라진 세주를 찾고자 한다. 희주는 동생을 찾아야 할 명확한 이유가 있다. 동생이니 말이다. 진우는 세주를 찾아야만 앞서 벌어진 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세주 찾기에 나선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병준의 철저하게 준비된 공격에서 진우가 벗어나 반격을 할 수 있는 일은 동맹을 맺는 것이다. 진우가 병준에게 동맹을 맺게 하면 모든 것을 공유하게 된다. 진우가 보고 있는 형석과 정훈은 병준도 게임 속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적을 동맹으로 끌어와 실체를 보여줘 더는 자신을 공격할 수 없게 하는 방법. 가장 확실한 묘수다.
단 5회 남은 이야기는 이제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세주와 만나는 순간이 하이라이트가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의 만남 후 과연 이미 사망한 이들이 살아날 수 있을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미 그들은 희생양이 되었다. 어떤 방식으로 합리적 결말을 만들어갈지 그게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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