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기별을 선택한 조이는 모든 것이 이뤄지는 순간 암행어사 출두로 인해 멈춰버리고 말았다. 고을 원님이 저지른 죄악이 커 이를 취조하는 과정에서 조이의 기별이 취소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으니 말이다.
힘들게 얻은 기별을 잃을 위기에 조이는 벌떡 일어서 반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자신 앞에 서 있는 이가 종이 아니던가?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종으로 변복을 하고 있었던 이언의 정체와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시어머니까지 나서 이 기별은 무효라며 나서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정리한 이는 어사또 나리인 이언이었다. 잊지 않고 조이가 원했던 기별을 인정하고 확정하는 순간 살수의 공격이 이어지며,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원님을 제거해 버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이언은 범인을 추격하기 시작했고, 이 상황에서 함께 한 이가 조이였다. 어느 사내 몇과 비교해도 조이 하나가 더 유용하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 왔다. 아무래도 마을을 잘 아는 자신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에 이언은 손을 내밀었고 함께 말을 타고 살수를 추격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영특함으로 전술 전략을 짜는 조이는 살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도 대단한 눈썰미를 보였다. 남사당패가 마을에 들어와 공연을 펼치는데 감쪽같이 사라진 범인이 그 안에 숨어있음을 신발을 통해 확인한 조이는 대단했다. 하지만 이언의 능력도 탁월했다.
범인을 가려낸 조이에 이어 공격하는 살수의 화살을 책으로 막아낸 이언은 지붕 위로 도주하는 범인은 안전하게 출포 하는 데 성공했다. 조이가 방법을 알려주면, 무공까지 뛰어난 이언이 화살로 도주로를 막아 잡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화살 솜씨를 보고 홀딱 반한 조이는 이언을 새롭게 볼 수밖에 없었다. 같은 신분이라 생각해 티격태격했지만, 어사라는 직분에 뛰어난 무공까지 지닌 인물에 대해 반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니 말이다. 범인을 잡는데 공헌한 조이에게 상을 내리겠다는 어사에게 조이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보리의 무덤을 만들어 달라 했다.
돈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후회없는 삶을 위해 기별까지 했는데 동무인 보리의 무덤조차 만들어주지 못하고 떠나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집을 나서며 시어머니에게 모은 돈을 주고 떠나는 조이는 한심한 전남편과 친구들 무리를 혼쭐내고 보리의 무덤을 찾았다.
그렇게 돌아선 조이에게 동네 아낙이 응원하고, 할머니는 능소화 꽃씨를 주며 응원했다. "명예"라는 의미를 가진 이 꽃처럼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응원은 조이에게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어사를 만나기 위해 찾았지만 이미 떠난 후였고, 어사가 남겼다는 지도를 받은 조이는 열심히 그곳으로 향했다.
어사는 살수가 쓴 화살에 초우라는 약재가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반인들은 만질 수도 없는 궐에서만 쓰는 귀한 약재인데 이를 많이 쓰면 독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 설명이 중요했던 것은 이언에게 친형 이상이었던 세자의 죽음에 쓰인 약재가 초우였기 때문이다.
병 때문에 먹었던 약 속에 초우가 사용되었는데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이는 궁에서 누군가 세자를 독살했다는 의미가 된다는 점에서 그 범인을 찾아야 한다. 이번 암행어사 살인사건과 고을 원님 암살 역시 동일인물이라는 점에서 이언에게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왕까지 쥐락펴락하고 있는 영의정 박승은 성가신 이야기에 분노했다. 충청도에서 일어난 어사의 죽음과 뇌물 문제를 가지고 따지고 드는 자에 대해 분노하며 박승은 서얼이 박태서를 찾았다. 양반 서얼들의 모임인 '강변사우'의 수괴인 그가 다른 무리들과 술을 마시고 노는 자리에 나타난 박승은 주먹질부터 했다.
서얼인 박태서를 자신이 몰래 진행하는 나쁜 일에 사용하는 박승은 일처리 하나 제대로 못해 자신에게까지 와서 협박 아닌 협박하는 행위에 대해 따져 물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박승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사악한지 다시 드러났다.
아들이라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아들을 언급하며 태서를 악용하는 그의 모습은 사악함 그 자체였다. 자신을 아들이라 불러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감격한 태서는 그렇게 어사 라이언을 잡기 위해 나섰다.
영의정 박승이 세자까지 암살한 인물인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현재 흐름으로 보면 박승이 세자까지 암살하고, 왕의 약점을 잡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존재라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결국 라이언의 최종 목표는 박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선과 악은 명확해졌다.
어사가 남긴 지도를 가지고 움직이던 조이는 길을 헤매다 서낭당을 만났다. 무서운 밤길에 더는 움직일 수 없었던 조이는 서낭당 앞이 그나마 안전하다 생각했다. 신령님들이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란 믿음으로 말이다. 그렇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지만 보리를 따라 들어간 문 뒤에는 다른 세상이 있었다.
화사한 옷을 입고 행복해하는 많은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즐거웠다. 그 길의 끝에서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반겨주는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어사였다. 놀라서 깬 조이는 왜 꿈에서도 나오나며 자신을 타박하고 잠을 청했다.
길눈 어두운 어사는 그렇게 산길을 헤매다 서낭당 앞에서 잠들어 있는 조이의 발을 치며 서로 놀라게 되었다. 서낭당 앞에 기별한 이가 나와 있다는 것은 개가를 하기 위함이라 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처음 만나는 이와 살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며 조이에게 개가를 하고 싶은 거냐는 질문을 하며 놀리기 바빴다.
자신은 결혼이 하기 싫어 과거시험을 봤던 존재라며 절대 혼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철벽을 치는 이언을 보며, 자신도 아무 생각없다는 조이의 모습은 벌써부터 사랑싸움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다 길을 떠나던 이들은 산적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들에 의해 땅에 묻히는 신세가 된 상황에서 이언은 보이지 않았지만 산적 무리들이 형님이라 부르는 자가 어사들을 죽인 전력이 있는 인물임을 알게 된다. 그것보다 더 급한 것은 구덩이에서 살아 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산적 무리들에게서 빠져나올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은 알아서 도주했다.
뭔가를 보고 기겁해 도망쳤는데 짐승 소리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구덩이가 깊어 빠져나오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사내 셋은 우왕좌왕하고 이를 해결한 것은 조이였다. 나무 뿌리들을 붙잡고 구덩이를 빠져나온 조이는 그렇게 사내들을 밖으로 빼낼 수 있었다.
문제는 그들 앞에 도깨비불만이 아니라 처녀귀신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 산적 무리들이 기겁해 도망간 것도 귀신을 봤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뜬금없어 보이지만, 이후 이야기들 속에서 자주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보리의 영혼이 여전히 조이를 도와주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가볍지만 흥미롭고 유쾌한 전개를 하고 있는 <어사와 조이>는 가볍게 볼만한 작품이다. 지략이 뛰어난 조이와 무술 실력이 탁월한 이언은 환장의 조합이기는 하지만,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찰떡호흡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과연 세자를 죽인 범인까지 잡아낼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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