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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연모와 옷소매 붉은 끝동, 새로운 시대 사극의 변화도 이끈다

by 자이미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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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극들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정통 사극이 아닌 퓨전이라는 점에서 과거 사극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불만을 토로하지만, 새로운 시청자들을 유입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전통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추구하며 만들어내는 것도 흥미로우니 말이다.

 

KBS에서 방송되는 <연모>는 넷플릭스에 함께 공개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MBC 드라마를 살린 <옷소매 붉은 끝동>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면 큰 사랑을 받았을 사극이라는 점에서 이들 작품이 흥미롭다.

tvN의 <어사와 조이> 역시 퓨전 사극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고 있다. 세 작품 중 코믹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접근도가 더 높다. 역사적 사실과 전혀 상관없다는 점에서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기도 한다.

 

<연모>는 여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남장을 한 채 왕이 된 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기존의 가치관을 완전히 무너트렸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형식은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하다.

 

공유와 윤은혜가 출연했던 <커피프린스 1호점>과 유사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익숙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배경이 현대가 아닌 조선시대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그 설정이 더욱 파격적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자극적이다.

 

쌍생아로 태어나 자신 대신 오라버니가 사망하고, 그 자리를 대신한 여린 여동생의 삶을 다뤘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리고 첫사랑과 재회했지만 왕이라는 신분과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외면해야 하는 과정들도 흥미로웠다.

 

정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과연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남은 이야기의 핵심이다. 어사와 이혼녀가 한 팀이 되어 악당들을 잡아내는 과정을 담은 <어사와 조이>는 사극의 틀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유도가 높다 보니 사극이지만 사극이 아닌 듯한 모습으로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준다.

 

지금도 이혼녀에 대한 시선이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측면들이 존재하는데, 조선이라는 배경에서 이혼녀가 어사와 함께 사건을 풀어내고, 세자를 죽인 자를 찾는 과정을 풀어가는 그 모든 것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두 작품과 달리,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역사 속 인물을 다룬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정조와 의빈 성씨라는 실존 인물을 다룬다는 점에서 앞선 두 작품과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이는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야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약이 많다.

 

천재였지만 불운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정조 이야기는 사극의 단골 소재라는 점에서도 익숙함이 방해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것은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과 새로운 시도가 흥미롭게 다가왔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 사극 드라마가 각각의 재미를 추구하고 차이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각각의 매력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사극에서 주변부이거나 소모품 정도로 취급되던 여성이 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연모>는 대놓고 주인공이 여자 왕이다. 존재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무한 상상력은 그렇게 조선의 왕을 여왕으로 설정하는 자유를 줬다. 이는 기존 사극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설정이자 전개다. 여성은 언제나 조연이고, 남성 위주의 사극에서 그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신라시대 여왕을 담은 사극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었지만, 기존 사극의 틀을 깨는 여성이 왕이 되어 궁중암투와 맞선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연모>는 단순히 남장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넘어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전개라는 점에서 특별할 수밖에 없다.

 

<어사와 조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어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혼녀 조이가 어사를 압도하고 많은 위기 상황에서 해법을 제시하는 등 주동적인 인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연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워낙 역사적 사실과 상관없이 흘러가다보니 보다 현대적인 감성과 맞닿은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 이혼을 감행하는 과정이나 이후 어사와 함께 하는 순간에도 조이가 보인 당당함은 기존 사극에서는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조신함을 강요받고 이혼이라는 단어나 이혼녀가 등장하는 것을 본 적도 없는 사극에서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고, 그렇게 여성으로서 삶에 보다 당당하고 자유롭고 싶은 존재가 나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어사와 조이>의 가치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연모>와 <어사 조이>가 배경은 조선시대이지만 역사적 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보다 파격적인 선택들을 할 수 있었다. 여자 왕도 이혼녀의 당당함도 수용될 수밖에 없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파격이었다.

이들 작품과 달리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역사적 사실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실존인물이었고, 그들의 '업적'들이 모두 기록된 상황에서 후손들 역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역사적 사실을 망각하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작가와 제작진은 영특한 방법을 이용했다. 그동안 왕이 중심이고 핵심이었던 사극에서 궁녀는 말 그대로 하찮은 존재처럼 다뤄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장금이 등 몇몇 작품에서 여성이 주인공이 되어 흥미롭게 전개된 적은 있었지만, 보다 광범위하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여성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궁녀의 삶은 어떤지 보다 상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극을 이끄는 핵심 세력들이 여성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여성의 시각에서 정조의 삶을 바라본다는 것 역시 매력적인 전개가 아닐 수 없다.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사극에서 여성의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품어내는 방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사극을 배경으로 하는 세 작품은 이렇듯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익숙한 사극이라는 이야기 속에 극을 이끄는 존재가 여자로 바뀌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그 세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강요된 세상의 시각은 남성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그 시선 자체를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바라보게 되면 보다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아쉬운 부분들도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 퓨전 사극들은 충분히 특별하다. 이들이 시도하는 이 새로운 전개는 향후 만들어질 수많은 드라마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기존의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균형을 맞추는 과정들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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