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생의 영특함은 시의적절한 요리 선택에 있을 것이다. 처치 곤란해진 김치를 해결하거나 무를 통해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방식은 <집밥 백선생>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가장 저렴하게 다양한 집밥을 해먹을 수 있는 방식을 윤상은 직접 가족들을 위한 첫 집밥으로 증명해주었다.
잘 말아줘 김밥;
가을을 추억하게 하는 김밥의 향연, 집밥 백선생 중간점검 한 윤상의 집밥 윤선생
가을이면 소풍이 생각나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더 나아가 운동회까지 추억하는 이들이라면 제법 나이가 많이 든 이들일 것이다. 소풍이나 운동회든 아니면 야유회가 되었든 '김밥'은 함께 즐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물론 김밥을 직접 싸야 한다는 것은 대단한 부담이지만 엄마가 싸준 김밥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가진 이들에게 '김밥'은 곧 추억이고 사랑이었다.
지난주 묵은지 요리에 이어 오늘 방송된 김밥은 백종원의 말처럼 '비빔밥'가 비슷했다. 냉장고 안에 있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비빔밥과 유사하다. 다만 김을 이용해 모양을 낸다는 점과 고추장이 없다는 차이 정도일 것이다. 백선생이 '김밥'을 '비빔밥'과 비슷하다고 언급한 것은 그만큼 만들기 쉽다는 의미다.
단무지, 시금치, 지단, 당근, 햄 등 기본적인 속재료들과 함께 추가적인 내용들까지 다양한 것들을 준비하는 것이 번거롭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초간단 깁밥 만들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요즘 마트에 가면 김밥 속재료들을 쉽게 살 수도 있다. 어묵과 우엉, 돼지고기를 조리는 과정이 색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을 봐왔던 이들이라면 간단하게 단순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조림이다.
이 조림의 역할은 김밥의 간을 맞추는 용도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김밥을 가장 맛있게 마는 방법 역시 간단하면서 단순했다. 황금비율을 위해서는 밥을 야구공 크기로 준비해 김 위에 얇게 펴줘야 한다. 그렇게 피는 이유는 김을 말았을 때 가장 효과적인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한 속재료들을 많이 넣어 풍성하게 보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밥을 얇게 잘 펴서 풍성하게 넣은 후 끝부분을 잘 맞춰 말기만 하면 충분했다. 기본 김밥 만들기가 끝난 후 곧바로 이어진 응용편은 김밥은 누구라도 손쉽게 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만능간장을 밥과 비벼 밑간을 하고 햄과 중국집 단무지, 얇은 햄에 고추까지 넣어 초간단으로 만든 응용한 김밥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청양고추 특유의 매운 맛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맛있는 김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응용 요리의 매력이다.
명란젓은 깻잎으로 감싸 다른 속재료들과 함께 싸면 특별한 김밥이 탄생한다. 여기에 마요네즈를 올려 먹으면 캘리포니아 롤을 보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다. 고칼로리라는 단점이 있지만 명란젓과 깻잎, 여기에 마요네즈의 오묘한 조화는 특별한 김밥으로 만들어낸다.
단무지, 마요네즈, 참치만 있어도 충분히 김밥은 만들 수 있다. 재료가 약하면 김 자체를 잘라내고 조금은 두껍게 밥을 펴고 그 위에 버무린 마요네즈와 참치(2:1)와 단무지와 매운 고추를 넣은 김밥 역시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밥을 어렵게 생각했던 이들에게 <집밥 백선생>은 집 냉장고에 있는 그 어떤 재료라도 충분히 가능함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이 반갑다.
김밥과 함께 잘 어울리는 국물을 만드는 것도 쉬웠다. 윤상의 제안에 즉석에서 '유부 된장국'을 만드는 방식 역시 단순했다. 채로 된장을 받쳐 물에 풀고, 유부를 넣어 끓이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파를 넣으면 김밥과 가장 어울리는 국물이 탄생한다.
돈가스 누드김밥이라고 특별하지는 않다. 먹다 남은 돈가스를 간단하게 튀겨서 밥이 밖으로 나오게 마는 누드김밥 역시 누구라도 말아 먹을 수 있었다. 기본 김밥과 큰 차이는 말기 위해 조금 남긴 공간과 달리, 누두김밥은 김을 전부 밥으로 감싸는 것이다. 여기에 밥 반대편에는 랩 위에 올리고 속재료들을 넣어 말면 그만이다. 원리만 알면 누구라도 손쉽게 김밥을 해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었을 듯하다.
냉장고에 남겨진 속재료들이 많이 남았을 경우 김밥으로 모든 것을 다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효과적인 요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김밥을 집에서 누구라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추억을 추억하며 그 추억 속의 김밥을 통해 소통하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오늘 방송의 핵심은 김밥 보다는 초반 등장했던 윤상의 집밥 도전기였다. 미국으로 유학 가있는 두 아들과 아들을 위해 함께 간 부인을 위한 윤상의 집밥 만들기였다. 열흘 동안 가족을 만나러 미국으로 간 윤상은 그곳에서 <집밥 백선생>을 통해 배운 요리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기본적인 요리 조차 하지 못하던 윤상은 <집밥 백선생>에 출연해 요리를 배우며 환골탈태했다. 닭다리 스테이크를 만드는 윤상의 모습이 여전히 조금 어색해 보이기는 했지만 요리에 자신이 붙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닭다리 발골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어떤 아버지도 윤상과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발골을 하고 밑간을 해서 냉장고에 잠시 숙성을 시키는 등 우리가 알고 있던 요리 못하는 윤상은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숙성을 하는 동안 재료들을 준비하고 소스를 만들어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닭 스테이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린 아들들이 아빠를 돕는 모습은 어쩌면 모두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장면이었을 듯하다.
닭 스테이크를 굽는 동안 중국집 볶음밥을 만들어내는 과정 역시 능숙했다. 자신이 배운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윤상은 <집밥 백선생> 첫 회 등장했던 윤상이 아니었다. 아들이 엄지 척을 할 정도로 맛을 낼 정도였다. 여기에 닭 스테이크 소스를 직접 만들고, 중국식 달걀프라이까지 만들어 풍성한 가족을 위한 밥상이 만들어졌다.
윤상의 부인이 백선생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는 달라져 있었다. 간단한 볶음밥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남편을 두고 미국으로 와야만 했던 부인의 걱정은 컸다. 하지만 <집밥 백선생> 후 윤상은 스스로 자신의 밥상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백선생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윤상의 첫 번째 집밥이 특별하고 중요한 이유는 <집밥 백선생>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윤상이 이 프로그램을 첫 시작한 이유가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윤상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열심히 배우고 연습만 한다면 그처럼 가족을 위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없었던 많은 아버지들도 <집밥 백선생>이 제시하는 요리만 배운다면 소외가 아닌 소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번거롭고 힘들 수도 있지만 그런 노력 없이 결과는 나올 수 없다는 점에서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요리법을 익혀 가족을 위한 집밥을 만들어 준다면 멀어진 가족도 가까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윤상의 첫 집밥은 <집밥 백선생>이 왜 유용한 프로그램인지를 명확하게 증명해주었다. 달걀프라이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던 그가 방송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갔고,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요리를 만드는 그 모든 것이 <집밥 백선생>이 추구하는 모든 가치였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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