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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 이정은 건강한 긴장감이 존경스럽다

by 자이미 2019.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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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회 청룡영화제에서 <기생충>에 출연했던 이정은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수상이었다. 이번 영화제 역시 <기생충>이 중요한 상을 싹쓸이하는 것은 당연했다. 완성도나 재미, 시사성 등 충분히 대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이번 영화제에 김우빈이 공식적으로 등장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투병 중이었다는 점에서 김우빈의 근황이 궁금했던 많은 팬들에게는 이보다 반가운 일은 없었을 듯하다. 건강했던 그 모습 그대로 등장하며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을 보면 스타들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을 알 수 있게 한다. 

최우수작품상= '기생충', 감독상= '기생충' 봉준호

남우주연상= '증인' 정우성, 여우주연상= '기생충' 조여정,  남우조연상= '국가부도의 날' 조우진

여우조연상= '기생충' 이정은, 신인남우상= '양자물리학' 박해수, 신인여우상= '미성년' 김혜준

신인감독상= '엑시트' 이상근 감독, 각본상= '벌새' 김보라 감독

촬영조명상= '스윙키즈' 김지용 조규영, 편집상= '스윙키즈' 남나영

음악상= '사바하' 김태성, 미술상= '기생충' 이하준, 기술상= '엑시트' 윤진율 권지훈

청정원 단편영화상= '밀크' 장유진 감독, 청정원 인기스타상= 이광수,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 

최다관객상= '극한직업'

 

수상 내역부터 살펴보면 중요한 상들은 <기생충>의 몫이었다.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등 다섯 분야에서 수상을 했다. 모든 분야에서 수상을 해도 그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기생충>이 가지는 가치는 컸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도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이기도 하다. 

 

수상한 이들에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가치가 폄하되거나 해서는 안 된다. 큰 가치를 인정받은 <벌새>가 각본상에만 머물렀다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다.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는 여우조연상을 받은 이정은이었다. 

 

"저의 파트너였던 사랑하는 근세 씨 상 받았다.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가 온 것 같다는 것이다. 제 스스로는 이런 얼굴과 이런 몸매로 그런 시간은 꼭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후보들과 같이 있다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

 

"팀워크를 위해 애써주셨던 송강호 선배님, '기생충'이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아주신 감독님을 볼 때마다 사실 한 작품이 만들어질 때 재능이나 천운이라고 생각하는데, 매일 24시간을 그 장면에 대해 생각하시는 걸 보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

 

이정은의 여우조연상에 호명되자 많은 이들은 함께 축하했다. 공주풍 드레스는 아니었지만 이정은다운 드레스코드는 더욱 멋있게 다가왔다. 가볍게 극 중 남편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자신에게 너무 늦게 관심이 쏟아졌다는 말과 함께 재치 넘치는 발언은 이정은다웠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재능과 천운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24시간 고민하는 감독을 보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고 했다. 능숙한 배우에게도 매일매일이 새롭게 다가왔다는 말은 겸손함이거나 언제나 배우는 자세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기생충'으로 너무 주목을 받게 되니까 약간 겁이 났다. 사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기생충' 말고 다른 작품에 더 많은 시간을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그 와중에 다른 작품들 때 몰두하면서 서울에서 벗어나 있었다. 혹시나 자만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상을 받고 나니 며칠은 쉬어도 될 것 같다. 같이 참여했던 송강호 선배님, 장혜진, 조여정, 소담이, 박명훈 배우, 선균이, 아역 배우들 너무 감사하다. 현장에서 많은 기운을 받았다. 스태프들, 너무 감사하다"

 

눈물을 흘리며 이정은이 쏟아낸 말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본심이 나오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눈물은 쏟아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이정은은 <기생충> 이후 너무 주목을 받아 겁이 났다고 했다. 그 겁의 원인은 이 작품으로 인해 스스로 기고만장해질 것 같은 불안이었을 것이다.

 

자주 언급되고 관심을 받았지만 <기생충> 이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배우가 되었다는 점에서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스스로도 이런 관심이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갑자기 주연배우가 될 수는 없다. 사실 관심을 받고 기고만장해서 단독 주연에 나섰다고 무너지고 사라진 배우들도 많다. 

 

누구라도 욕심이 났을 수 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보여준 이정은의 연기를 보면 이런 우려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서울을 벗어나 연기에만 집중한 이정은의 모습에서 진짜 연기자의 모습이 온전하게 묻어났으니 말이다. 스스로 '혹시 자만하지 않을까 싶었다'는 말속에 배우 이정은이 있다.

 

위대한 배우를 맞이하는 것은 언제나 행복하다. 그들이 보여줄 다양한 연기로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진짜 배우가 눈물로 속마음을 드러내는 장면. 그 안에 자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의 진솔함이 가득했다. 이정은이 보여준 배우의 가치가 청룡영화상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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