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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청춘시대 2 14회-박은빈의 특별한 용기 청춘을 이야기 하다

by 자이미 2017.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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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청춘시대2>가 14회로 막을 내렸다. 강렬하게 시즌 3를 예고했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를 조만간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시즌 2의 핵심은 지원이었다. 시즌 1이 은재의 트라우마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연속성을 품고 있다. 


문효진을 위한 송지원;

아동 성폭행에 대한 진지한 고찰, 예쁜 구두에 담은 효진의 상처 우리 시대를 이야기하다



지원은 용기를 내서 사은회를 찾았다. 지난 3월 2일 한관영 선생을 용기 내어 찾았던 효진은 사은회 초대장을 위해 지원과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효진은 스스로 세상과 등졌다. 그 이유는 너무나 명확했다. 그날 이후 자신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지만, 가해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은 채 잘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관영이 효진을 보자마자 당황하거나 혹은 외면했다면 효진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워할 그 분노를 가지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효진의 삶은 철저하게 파괴되었지만, 잔인한 가해자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않았다. 그만큼 효진이라는 어린 아이는 그저 그에게는 소모품일 뿐이었다. 


모두가 한관영을 찬양하기 여념이 없던 사은회에서 홀로 가면을 쓰고 살아간 교사의 잔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지원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한 교사가 지원이와 효진이 중 효진이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지원이는 예쁜 구두를 신었고, 효진이는 낡은 운동화를 신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나쁜 짓을 해도 쉽게 반항하지 못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이 곧 죄가 될 수 있음을 그 교사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저 선생님에게 예쁨을 받는 것 자체 만으로도 행복한 나이에서 자신이 아닌 효진이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아쉽기만 했던, 지원은 다른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다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 말았다. 


미술실 앞 나무 위에서 목격한 것은 참담한 일이었다. 싫다는 효진이를 끌고 가는 선생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효진이는 그 예쁜 구두를 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 효진이가 전학을 가던 날. 지원이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배웅을 했다. 그 자리에서 효진이는 지원이의 달라진 신발을 보고 "오늘은 예쁜 구두 안 신었네"라고 했다. 


잔인한 짓을 당하는 순간 목격자였던 지원은 방관자가 되고 말았다. 그 어린 나이인 지원이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지만, 당해야만 했던 효진으로서는 달랐다. 지원이는 그날 이후 다시는 그 예쁜 구두를 신지 않았다. 강가에 던져버린 그 구두는 그렇게 지원에게는 트라우마가 되어버렸다. 


자기방어기제가 작동할 수밖에 없었던 지원은 남자를 밝히고 거침없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누군가 그에게 가까이 육체적으로 다가서는 순간 무너지고 만다. 그 어린 나이에 친구가 당한 모습을 목격했던 지원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셈이다.


장훈은 입대를 했다. 쿨하게 보내줄 것이라 생각했던 은이는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했던 그들의 첫 사랑은 장난 같은 키스로 보다 확고해졌다. 어색하고 낯설었던 그 감정들도 시간이 흐르며 더욱 명료해졌고, 분명해졌다. 그렇게 사랑이 가득 담긴 채 서로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쉬울 수는 없었다. 


은재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기 시작했지만, 쉽지는 않다. 여전히 과거의 남자를 멀리서 봐도 마음이 아프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스위치처럼 변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예은은 이번에는 정말 좋은 남자를 만난 듯하다. 누나들만 셋이라 당황하기는 했지만, 정말 가족적인 분위기의 이들은 예은에게는 꿈과 같은 가족이다. 


헤임달에게 고별 무대를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던지고 당황했던 진명. 그저 노래방에서 재미있게 즐기자는 의미였지만, 헤임달은 특별하게 받아들였다. 함께 했던 아스가르드 친구들 역시 데뷔는 했지만 제대로 된 고별 무대도 없이 강제 해체를 당한 현실이 못내 아쉬웠었다. 


아무 것도 정해진 것 없는 상황에서 피가 마르던 진명. 그런 그녀에게 희망은 지원이었다. 하지만 지원은 효진이를 위해 당시 미술 교사와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그런 그녀에게 아스가르드 고별 무대를 재촉할 수도 없다. 안절부절 잠도 못자고 힘겨워하던 그녀에게 지원은 특별한 선물을 했다. 


학교 축제 무대에 설 수 있게 했으니 말이다. 물론 마지막 무대에 겨우 끼워 넣는 수준이었지만 아스가르드에게는 그 어떤 무대보다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낯선 이들의 등장에 학생들은 공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지만, 그들 만을 위한 고별 무대는 흥겹게 이어졌다. 


기대보다 더 큰 무대에 떨고 있는 헤임달에게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마음껏 즐기다 내려오라는 진명의 말은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수 좀 한다고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가 중요하니 말이다.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법정에 선 지원은 남들 앞에서는 당당했다. 


과거의 기억 하나 만으로 모든 것을 부정하는 한관영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결정적인 증인이 등장했다.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했던 다른 피해자가 소식을 듣고 법정을 찾았다. 그리고 지원으로 인해 용기를 냈다. 그렇게 추가 피해자의 증언이 나오며 이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극중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한관영은 아동 성추행 혐의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원이 일상으로 돌아와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 싸움의 승자는 누구라는 것은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은이는 보다 명확하게 아버지의 삶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은이는 장훈과 사랑을 시작하며 자신이 몰랐던 그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헤임달 부모가 하는 펜션은 강 언니가 잘 하지 못하는 운전을 하며 중국에서 도착한 진명과 함께 갔던 그곳이다. 그 흉악한 범죄자를 의도하지 않았지만 잡아낸 일등 공신인 이들과 헤임달은 어쩌면 그렇게 처음부터 만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던 은이와 예지의 관계는 서먹해졌다. 서로를 인정한다는 것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친했던 두 사람은 맞지 않는 톱니바퀴와 같았다. 그렇게 매번 충돌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던 그들은 일정한 거리를 두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해외 출장을 갔던 강 언니는 하메들을 위해 선물을 사들고 벨 에포크를 찾았다. 그리고 세상 가장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누워 잠이 든 강 언니. 그리고 하메들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시청자들에게 건넸다. 시즌 3에 대한 기대감은 시청자만이 아닌 그들 역시 간절하게 바라는 바였다. 


지원의 트라우마는 쉽게 해결될 수는 없지만 고비를 넘겼다. 스스로 잠재웠던 과거 기억 속 효진이. 그녀를 떠올리며 지원은 용기를 내 자신의 심연 깊숙한 상처에 다가갔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은 아동 성폭행과 관련된 사건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한 사람에게만 그런 악행을 저지르지 않는다. 그들에게 피해자는 하나의 대상일 뿐 인간이 아니다. 특별한 감정을 가질 수 없는 가해자는 그렇게 사람을 잊을 수밖에 없다. 상황은 기억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평생 트라우마에 갇힌 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는 수많은 피해자들은 그렇게 고통 속에 살아야만 한다. 


우리가 아동 성폭력에 보다 강력하게 대처해야만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피해자는 그 상처를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안전 장치가 보다 단단해져야 하고, 최소한 아동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자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처벌도 이어져야 한다. 


<청춘시대2>는 철저하게 아동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원의 그 괴상한 성향 역시 방어기제로 인해 기형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직접 피해를 받지는 않았지만 도와주지 못하는 목격자마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시즌 3는 갈 수밖에 없다. 아직 풀어야 할 이야기는 넘친다. 그리고 그들의 다음 이야기들 역시 여전히 궁금하다. 아직 졸업도 하지 못한 이들이 다수인 벨 에포크는 다시 이야기 되어야 한다. 잠시 이별을 할 수는 있지만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벨 에포크에는 '안녕, 내일 또 만나'라는 새로운 원칙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우린 또 그들과 만날 것이다. 진명이 자신의 고정석에서 맥주를 마시는 동일하지만 달라지는 그 모습들을 계속 보고 싶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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