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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파스타 13회-'파스타'가 명품 드라마인 세 가지 이유

by 자이미 201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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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파스타> 13회는 역시 완성도 높은 감성으로 승부했습니다. 경쟁과 비교를 긍정의 힘으로 풀어 전체적인 흐름으로 끌어가는 능력은 <파스타>가 박수를 받아도 좋은 드라마임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뻔한 스토리 라인을 탄탄하게 만드는 극본과 연출의 힘. 그리고 이를 떠받드는 연기자들의 노력이 만들어 낸 맛있는 파스타였습니다.

두 마리 토끼? 일하는 토끼가 사랑도 하는 것

1. 경쟁과 비교가 만드는 성공전략

주방 막내 은수를 주방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한 현욱과 유경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렇게 셋이 함께 지내고 아침에 집으로 들어선 그들을 멀리서 보게 된 세영은 많은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차지하려고,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주방 직원을 모질게 다루거나 이를 빌미로 몰아내려는 사악함이 아닌 정정당당한 승부를 건 내는 지점에서 <파스타>의 진수가 드러났습니다. 세영은 유경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셰프인 현욱과의 관계와 자신의 마음을 모두 털어놓습니다.

다시는 비겁한 짓은 하지 않겠다며 각자의 조건과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경쟁을 해보자는 세경의 대사는 이 드라마가 담백한 감각으로 세련되게 만들어지고 있는 이유를 보여준 사례 중 하나입니다. "요리로서 여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단 한사람"인 최현욱을 두고 막장의 방식이 아닌 당당한 경쟁을 하자는 그녀의 발언은 최고의 셰프에 올라선 그녀만큼이나 멋진 생각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너무 당당한 세영의 고백과 제안에 즉답을 하지 못하는 유경은 자신의 처지를 힘겨워 합니다.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탁월한 요리 실력과 미모, 재산까지 가진 세영과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해서 이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그녀를 힘들게만 합니다.

그렇게 고민만 많아진 유경은 파스타 라인이 바쁜 날 실수만 합니다. 셰프의 꾸지람과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들이 즉시 세영에게 전달되며 지독한 비교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일에서마저 나락으로 빠지는 듯 한 자신의 모습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세영과 현욱의 과거를  잘 알고 있는 이태리파들은 세영을 쫓아내고자 하고, 사장 김산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 세영과 현욱이 한 방을 사용하도록 강권합니다. 물론 셰프라는 동등한 입장을 고려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셰프로 인정하지 못하는 현욱에게 세영과 같은 방을 사용하라는 사장의 말은 용납하기 힘든 제안이었습니다.

주방에서 혼자 열심히 육수를 만드는 세영을 본 현욱은 이태리파들을 불러 세영의 육수에 대한 평을 요구합니다. 세명 모두 맛이 형편없다는 말에 현욱의 마음은 세영을 받아들이기 힘들게만 만듭니다. 결코 세영이 실력 나쁜 셰프가 아님을 아는 현욱으로서는 힘든 상황이 아닐 수 없지요.

세영에게 비교되며 혼나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는 유경에게 진정한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랑과 요리에서 유경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이 만든 한계를 현욱은 당연한 논리로 한 방에 날려버립니다. 자존심도 상하지 않고 상대를 인정해 버린다면 발전도 없다는 말은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비교질도 당하면서 자존심 팍팍 상해야지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내일부터는 더욱 비교 질 하고 빈정상하게 만든다는 현욱의 마음속에는 사랑과 함께 유경이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자 하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도 함께였습니다. 자신감을 가지라며 현욱이 건 낸 누군가 널 좋아한다는 말에 유경 역시 누군가 세프를 좋아한다는 말로 받아칩니다. 뻔한 4각 관계를 뻔하지 않도록 만드는 그들의 발언은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2. 편견 없이 실력만 평가받는 사회

셰프에게 세영의 육수에 비평을 했지만 맛조차 보지 않았던 이태리 삼인방은 뒤늦게 맛보고 요리를 해보고는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요리사로서 요리를 맛보지도 않고 평가했다는 것만으로도 최악이었음을 알고 있는 그들은 앞으로 닥칠 미래가 암담하기만 합니다.

매일 저녁 영업이 끝난 후 요리 연습을 하던 국내파 4인방은 그날도 요리 연습을 위해 주방에 들렀다 이태리파들을 목격하고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요리 대회에 나가려는 자신들의 계획을 눈치 챈 것은 아닌가 하는 조바심과 함께 '학벌, 외모, 실력'에 노력까지 하면 자신들은 어떻게 되느냐며 유경처럼 그들도 '비교를 통한 막연한 불안감'에 빠져듭니다.  

본격적인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현욱은 유경에게 아침 영업전에 수업을 하자 합니다. 따끔하게 혼을 내지만 최고의 요리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는 현욱의 마음이 고마운 유경. 그러나 쉽지 않은 요리는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습니다.

옥상에서 동전을 프라이팬 위에 올리고 손목 연습을 하기 시작하는 유경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요리사가 되기 위한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100원과 이순신을 번갈아 보며 연습하라는 현욱의 말에 "100원 세종대왕"을 외치는 유경의 모습은 눈키스에 이은 그들만의 사랑이었습니다.

조그마한 파스타 전문점을 차린 여성 3인방은 새로운 시작에 들뜹니다. 셰프의 방에 세영의 책상이 들어오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현욱은 사장에게 따져 묻습니다. 그러나 평행선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상황이 종료된 건 실력이었습니다.

업무를 시작하며 파스타를 만들다 남은 야채 육수를 모두 쏟아버리는 실수를 하는 이태리파.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세영의 육수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들 스스로 세영의 육수를 쓰면 지는 것이라 이야기하던 그들이 선택해야 했던 육수는 세영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물이었습니다.

이태리파들의 말만 들었지 정작 자신도 맛을 보지 못했던 셰프는 세영의 육수를 평가해 봅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과는 달리 탁월한 맛을 내는 육수를 맛 본 셰프는 화가나 파스타 담당 이태리파들을 옥상으로 불러올립니다. 요리사로서의 기본도 안 되어 있는 그들은 추운 겨울 웃통을 벗고 토끼뜀을 당함으로서 정신 교육을 받습니다.

이를 멀리서 보던 국내파들은 자신들의 요리 경연대회 매니저를 세영에게 부탁하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모읍니다. 셰프마저 실력을 인정한 세영 셰프라면 자신들에게 좋은 스승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은 그들의 선택은 여자이기에 배척해왔던 과거의 모습이 아닌 실력으로 남녀 차별을 타파하는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야채 육수를 고집하던 이태리파와 치킨 육수를 고집하는 세영의 대립은 야채이지만 고기 맛이 나는 콩을 이용한 육수를 만들어 낸 세영의 완승이었습니다. 단순한 고집이 아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보여 줘야한다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 세영은 멋진 여성이었습니다.

3. 두 마리 토끼가 아닌 한 마리가 다 하는 것

사사로운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실력에 걸 맞는 대우를 해주는 현욱의 매력은 다시 한 번 돋보입니다. 그렇게 거부하고 싫어 했던 세영을 노력하는 모습과 탁월한 결과물을 보고나서 비겁한 꼼수가 아닌 당당하게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자신과 같은 방을 쓸 수 없다는 그의 고집은 그저 세영을 셰프로서 인정할 수 없었던 자신의 오만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충분한 실력으로 셰프임을 인정받은 그녀에게 함께 방을 사용하자는 현욱의 이야기는 멋있었습니다. 자신의 사랑을 배신하고 레시피를 도용해 최고가 되었던 세영. 그렇게 사랑도 믿음도 배신한 그녀가 좋은 느낌으로 다가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받아들이는 그의 프로페셔널함은 많은 시사점을 던집니다.

성향이 다르고 정치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철저히 배제한 채 편협한 시각으로 자신들만의 고립된 정치를 하는 대한민국의 옹졸한 정치인들에게는 얼굴이 빨개지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자신의 지난 과오를 진정성으로 씻어내고자 하는 세영과 과거의 잘못으로 현재의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실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평가해 인정하는 현욱의 모습은 모두 멋있게 다가왔습니다. 비록 사랑이라는 감정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요리에서 만큼은 과오를 씻고 당당하게 평가 받은 세영의 '꼼수가 아닌 당당한 실력'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옵니다.

셰프가 되고자 하는 유경은 셰프의 자리에 서서 상상합니다. 자신이 셰프가 되어 현욱에게 자신이 당했던 것만큼 톡톡히 위세를 부리는 장면에서 통쾌함을 맛보는 유경은 행복합니다. 역전된 관계에서 현욱은 유경에게 그녀가 꿈꾸는 파스타인 손님이 원하는 맛에 맞춘 음식을 만들라고 합니다. 달면 달게 김치를 원하면 김치와 함께.

기본에 충실한 후 자신이 원하는 파스타를 만들라는 셰프의 말. 기본을 건너뛴 창의는 오만일 뿐이라는 말은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정물화도 제대로 못 그리는 이들이 추상화는 쉽다고 뛰어드는 꼴과 다름없이 기본 없이 새로움은 있을 수 없음은 당연합니다. 

"요리사님 주방에서 일도 하고 사랑도 하고 두 마리 토끼 다 잡고 싶어"
"두 마리 토끼가 아니지. 그냥 일하는 토끼가 사랑도 하는 거 아닌가"

평범한 시각을 벗어 던진 엘리베이터 안에서 김산과 유경이 나눈 이 대사는 <파스타>가 특별한 드라마일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일과 사랑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닌 하나일 수도 있음을 드러내며 여성의 성공과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아닌 여성이 성공하며 사랑도 쟁취하는 멋진 드라마임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을 다양한 경쟁과 비교로 몰아넣으면서도 지저분한 꼼수를 부리지 않고 당당한 승부를 유도하는 <파스타>는 멋진 드라마입니다. 막장의 저급한 논쟁 만들기가 아닌 건강한 소통을 꾀하는 <파스타>는 '명품 드라마'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기준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작은 사회인 '주방'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에게 다양한 가치들을 이야기하며 재미마저도 잡고 있는 그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아니라 <파스타>라는 드라마를 명품으로 만들어 그 모든 것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건강하고 당당한 경쟁을 이야기 한 13회는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제작진들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작은 창처럼, 시청자들에게 <파스타>라는 우화를 통해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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