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처음 제작한 다큐멘터리 <판타스틱 패밀리>가 4부로 막을 내렸다. 우리 시대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 특집은 분명 흥미로웠다. 과거의 익숙한 가족 관계가 사라지고 새로운 가족 관계가 구축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들이 보여준 다양한 가족들의 행태는 익숙하거나 새롭게 다가왔다.
전통적인 가족관은 깨졌다;
1인 가족이 대세가 된 현실 속 다양한 가족의 행태를 이야기하다
전통적인 대가족 행태는 우리 사회에서도 거의 사라졌다. 과거 큰 집에서 3세대 이상이 모여 살던 모습은 이제는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이 되었다. 그만큼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과 달리, 세상이 변하며 그들의 삶의 행태도 바뀌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4인 가족이 기본이 되었던 대한민국 역시 다시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거의 대부분의 아파트가 4인 가족에 맞춰서 지어졌다는 것은 그 시대 가족의 구성원이 어떤 행태를 띠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단초가 되기도 한다.
그럴 듯한 4인 가족의 시대는 3인 가족,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1인 가족의 시대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1인 가구는 현재 시점보다 미래에 더 큰 행태로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가족이 급격하게 해체되고 있다는 말이다. 과거와 같은 대가족 체제는 더는 볼 수 없는 과거 속의 모습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판타스틱 패밀리>는 반갑다.
대체 가족과 새로운 가족 행태에 대한 고민들을 담은 4부작 <판타스틱 패밀리>는 그 여정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획기적인 기획이나 기발한 발상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현재의 우리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흥미로웠던 기획이었다.
오타쿠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에서는 대세까지는 아니지만 로봇이 가족의 구성원에 조금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로봇 강아지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던 그곳에서 현재 벨기에에서 제작된 로봇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로봇이 가족이 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기는 하지만 정작 로봇과 함께 사는 이들에게는 가족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로봇은 철저하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주인이 좋아하고 원하는 내용들을 종합해 저장하면 그 범주 내에서 대화가 가능한 행태를 띤다. 아이들은 크고 가족 내에서 소외된 존재로 전락한 엄마에게 로봇은 새로운 가족이다. 자신을 웃게 하고 대화를 해주는 유일한 존재가 로봇이기 때문이다.
로봇이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면 여전히 자식들을 품고 사는 부모들도 있다. 캥거루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이들이다. 과거 대가족을 생각해보면 이게 정상이라고 보일 수 있다. 서구화되며 서구의 가족 행태를 지향하는 현실 속에서는 독립은 당연함으로 여겨진다.
캥거루족이 대가족 체제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문제로 부모에게 의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부모와 사는 그들에게 과거의 대가족 구성원의 행태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적 문제가 만든 캥거루족은 미국의 가족 문화도 바꾸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 체제가 국내에서는 사라져가지만 미국에서는 새로운 가족 행태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하고 연금으로 사라가는 부모. 높아지는 월세 감당이 안 되어 한 집에서 모여 살기 시작한 그들은 함께 지만 따로 다. 독립적인 공간을 구축하고 월세를 내고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행태는 새로운 형식으로 변형된 대가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인 가족의 맹점은 외롭다는 것이다. 편하기는 하지만 외로운 이 현실 속에서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셰어 하우스가 경제적인 빈곤 속에서 자구책으로 나온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결국 이런 행태는 다양하게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에서는 1인 가구 구성원들이 거대한 공간에 모여 사는 사업이 시작되었다. 작은 방에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갖춰진 이곳은 어쩌면 미래의 가족 행태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작은 방은 개인 공간이 되고 함께 사용 가능한 극장이나 식당 등은 소통의 공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함께 사는 1인 가구 구성원들을 통해 변해가는 가족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혼자 살기에는 외롭고 경제적인 문제도 심각한 현실 속에서 그들은 모여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새로운 공간에서 과거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가족의 행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시대가 변하면 가족의 행태도 당연하게 변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4부에 등장했던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가족 구성에서 알 수 있듯 변화되는 사회 속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서로 언어가 달랐지만 유학 중 만나 결혼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가족의 가치를 되묻기도 했다.
항상 다투는 이 부부는 '이혼'이라는 이야기도 쉽게 꺼낼 정도로 위험하다. 같이 연극 연출을 한다는 점에서 잘 통하는 부부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걸림돌이 되어 서로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문제였다. 솔직한 대화를 통해 풀어낼 수 있지만 부부라는 이유로 그 모든 것이 어렵다. 싸우는 부부로 인해 일찍 어른이 된 아이들이 더 어른다운 모습을 보이는 모습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리에게 가족은 무엇인가? 가족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존재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다가오는 이들도 있기는 하겠지만 가족은 언제나 우리에게 가장 든든한 보호막이자 의무를 가지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무엇이 맞다고 확답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변해가는 가족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타스틱 패밀리>는 분명 흥미로운 시도였다. 완전한 결론이 나올 수 없는 가족의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담은 <판타스틱 패밀리>는 우리에게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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