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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풍자는 사라지고 저급한 노출만 가득해진 SNL 코리아 왜 그럴까?

by 자이미 201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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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계의 황제로 군림하던 CJ의 상승세는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사주가 구속이 되면서 방송 전반도 문제점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강렬한 풍자와 과감한 19금 개그로 화제가 되어왔던 'SNL 코리아'의 몰락은 더욱 안쓰럽게만 다가옵니다.

 

풍자는 사라지고 야한 농담만 가득하다;

모기업 회장의 구속, 재벌 회사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나?

 

 

 

 

'창조경제를 응원 합니다'라는 광고가 흥미로웠던 것은 이 광고를 내 곳은 CJ였다는 사실입니다. 비자금 논란으로 비난이 거세지고, 사주가 구속 위기에 빠지자 나온 이 광고는 현 정권에 아부하는 재벌 회사의 노골적인 모습이었습니다.

 

 

'SNL 코리아'는 CJ E&M이 내세우는 간판 예능이었습니다. 미국의 프로그램을 사와 한국 정서에 맞는 방송으로 내보낸 SNL은 케이블이기에 가능했던 특별함이었습니다. 19금 개그와 함께 시청자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풍자에 있었습니다. 사회 풍자는 그동안 억눌려있던 수많은 이들에게 큰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언론이 사라지고 오직 권력에 의한 순응만 존재하던 상황에서 'SNL 코리아'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습니다. 뉴스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랄한 풍자가 예능에서 보여 진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작 바른 보도를 해야만 하는 언론이 오직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상황에서 예능이 뉴스보도보다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SNL 코리아'에서 그동안 보여준 풍자는 기존 방송에서 결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최대 강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와 사회에 대한 풍자는 가능해도 모기업에 대한 발언은 절대 할 수 없는 반쪽짜리 풍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CJ 회장이 구속되면서도 그들의 한계는 명확해졌습니다.

 

 

한계가 없는 풍자가 이어지는 듯했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정치 풍자의 한계에 이어 모기업 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그들의 풍자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나와야 하는 풍자는 사라지고 오직 과도한 노출과 민망한 19금만 잔뜩 가득한 상황에서 'SNL 코리아'는 더는 과거의 SNL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노출 논란 마케팅으로 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클라라가 크루 중 하나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19금의 길로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노골적인 19금을 전면에 내세운 'SNL 코리아'는 풍자는 사라지고 오직 19금으로만 승부하는 반쪽짜리 예능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영혼 없는 풍자에 19금만 가득한 'SNL 코리아'는 분명 과거 많은 이들이 사랑하던 SNL은 아닙니다. 19금 유머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인기의 한 요인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야한 유머만이 가득했다면 이런 큰 인기를 누릴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진정한 힘은 바로 19금 유머와 맥을 같이 하는 거침없는 풍자였습니다.

 

진실 보도가 사라진 한심한 현실 속에서 'SNL 코리아'가 쏟아내는 거침없는 풍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이 시원한 풍자에 이어, 일반 방송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수위를 넘나드는 유머까지 하나가 된 'SNL 코리아'는 분명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쪽이 무너진 상황에서 'SNL 코리아'는 과거의 영광과 재미를 이어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모든 시작인 모기업 회장의 문제와 함께 했다면 케이블의 공룡인 CJ E&M의 한계도 명확할 뿐입니다.

 

단순히 야한 유머만 넘치고, 진실한 풍자가 사라진 사실을 모기업 회장의 문제에만 국한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사적인 모습으로 '창조경제' 광고를 쏟아내던 이들과 갑자기 사라져버린 풍자는 그저 우연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진실한 보도도 빼앗기고 흥미로운 풍자마저 잃어버린 상황은 아쉽기만 합니다. 권력에 종속된 방송의 한계가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다양한 권리마저 빼앗고 있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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