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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Entertainment 연예

혐오와 맞섰던 설리와 혐오하는 기안84, MBC가 위태롭다

by 자이미 2020.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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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왜 그럴까? 조금씩 좋아지던 그들이 이제는 뉴스가 아닌 예능국과 교양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다큐멘터리는 사실을 그대로 담아내야 한다. 하지만 악의적인 목적으로 방향을 틀면 모든 것들도 다른 지점을 바라보게 된다.

 

이젠 고인이 된 설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 MBC는 왜 그런 시각이었을까? 많은 이들을 아프게 했던 고인을 다시 방송으로 불러왔다. 그렇다라면 그 메시지는 명확해야만 했다. 물론 명확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 방향이 잘못되면 모두를 힘겹게 만들 뿐이다.

기존의 수많은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 설리다. 편견과 맞서 싸우고, 자신을 증오하는 수많은 적들과 싸워야 했다. 혐오를 일삼는 무리들과 싸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더욱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설리는 그렇게 투사가 되어야 했다.

 

설리가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폄하와 그의 삶 전체를 비틀어버린 <다큐플렉스>는 또 다른 의미의 혐오이자 폭력이었다. 절대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경악스러운 다큐멘터리라는 의미다. 논란이 거듭되자 변명만 늘어놓는 제작진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기겁할 정도다.

 

설리 엄마의 입장만 대변한 이 다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은 제작진 스스로 '설리'라는 인물이 불편했던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시각으로 만들 수는 없어 보이니 말이다.

 

방송 후 최자에 대한 명예훼손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설리 친구들에 대한 친오빠라는 이의 욕설 분노에 이은 사과문까지 이 정도면 이 다큐멘터리가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 잘 보여준다. 최자로 인해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다는 식의 방송은 편협한 확신이다.

 

제작진은 최자에 대해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편집되어 방송되지 않은 곳에 남겨진 그 말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이미 편집 과정에서 최장에 대한 배려를 제거했다면, 이는 제작진의 확고한 신념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온갖 혐오와 맞서야 했던 설리는 그렇게 세상과 작별을 한 후에도 다시 혐오와 맞서고 있다. 왜 그는 그렇게 혐오와 싸워야만 하는가? 왜 그를 혐오라는 울타리 속에 가둔 채 힘들게 하는지 답답할 정도다. 혐오가 가득한 사회는 그렇게 고인이 된 설리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다.

 

온갖 혐오에 대한 이야기들로 논란이 되었었던 기안84가 <나 혼자 산다>에 복귀한다고 한다. 한 달 정도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그들에게 제작진은 그저 개인적인 일로 쉬었다고 했다. 세상 모두가 혐오 논란으로 방송 출연을 하지 못했던 기안84에 대해 제작진들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경악할 정도다.

 

많은 시청자들은 기안84를 더는 방송에서 보고 싶지 않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나 혼자 산다>는 짧은 입장문으로 기안84가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말로 모든 논란을 피해 갔다.

 

그들에게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 분노했던 증오와 관련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가 본다. 아니, 혐오 정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인지도 모르겠다. 시청자 게시판에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져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제작진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침묵은 곧 공감이고 동의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들은 기안84의 혐오에 동조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다양한 이들에 대한 폄하와 혐오가 가득했던 기안84를 방송은 철저하게 포장하고 비호했다. 그게 과연 정상적인가?

 

개인 방송도 이런 식의 포장과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자체적인 기준도 존재하고, 원칙에 맞는 방송을 하려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시대에 지상파 방송에서 혐오를 반복적으로 해왔던 이를 아무런 입장도 없이 출연을 강행하는 것은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행위일 뿐이다.

 

어차피 나오면 그저 볼 텐데 아무리 떠들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제작진들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기안84 역시 자신이 무슨 문제인지, 그리고 대중들이 왜 하차를 요구하는지 모르거나 외면하는지도 모르겠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혐오 표현까지 표현으로 포장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같은 시대 혐오가 자유로 포장되고 있다는 사실은 폭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혼자 산다>는 시청자들을 무시한 채 자신들 마음대로 방송을 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미 많은 이들이 <나 혼자 산다>를 떠나고 있다. 그들이 시청자를 무시하면 시청자들이 거부하면 그만이라는 입장이다. 그리고 그런 선택은 보다 강렬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혐오마저 외면한 채 동조하는 제작진들의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나 혼자 산다>는 혐오를 조장하는 방송이라고 봐도 좋을지 모르겠다. MBC가 불안하다. 이런 '인식의 격차'는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대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과거로 회귀하는 그들의 행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시청자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방송은 존재할 수 없다. 그들에게는 혐오에 분노하는 시청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이웨이를 외친 채 자신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그 고집은 결국 시청자들을 우습게 본다는 의미다. MBC가 이렇게 망가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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