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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감동과 행복이었다

by 자이미 201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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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첫 방송에서 <1박2일>이 선택한 여행은 다름 아닌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가장 소외되고 극심한 편견의 대상을 선택했다는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전 인터뷰 등을 통해 선택된 이들과 함께 하는 그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흥미로웠습니다.

낯선 선택이 주는 익숙한 행복




연말 시상식이 끝난 후 방송되었기 때문인지 '무도'도 그랬지만 시상식 풍경을 담았습니다. KBS에서 무관의 제왕이 된 강호동이 종민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내년에는 우리 둘만 상 타자는 자조적인 다짐은 여유로웠습니다. 무관이었지만 어느 해보다 뿌듯했을 것이라는 이수근의 말처럼 강호동은 동생들이 성장해 주요 상들을 받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흐뭇한 듯했습니다.
그들에게는 풍성했던 시상식 영상을 뒤로 하고 시작된 <1박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사전 모임이었습니다. 부쩍 나피디 빙의 연기로 자신감을 얻은 승기는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된다며 제작진을 타박합니다. 자신들은 여행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출발하는데 기자들이 더 자세히 알고 있다며 인터뷰 참 좋아한다는 승기의 면박은 2011년 1박2일 내 이승기의 역할이 드러나는 듯해 흥미롭기도 합니다. 

제작진들이 준비한 글로벌 특집 2는 아시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국내에만 70여만 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고 조금 늦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강호동과 동갑내기 친구가 된 네팔 출신 까르끼, 은지원과 파키스탄에서 온 아낄, 김종민과 캄보디아 출신 쏘완, 이승기와 미얀마 출신 예양, 이수근과 함께 여행하게 될 방글라데시에서 와 곧 한국인 귀화를 앞둔 칸까지 그들과 함께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젠 우리 삶에서 익숙한 이웃의 모습이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던 <방가방가>에 출연했던 칸은 단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0여년을 살아온 한국, 한국인과 결혼해 이젠 귀화를 준비하는 그에게 한국은 자신이 태어난 방글라데시보다 익숙한 고향이 되어 있었습니다. 운전의 신으로 불리는 이수근에게 목적지인 강릉 경포대 경로를 자세히 설명하는 칸의 모습은 신기롭기만 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일터로 직접 찾아가 그들과 함께 차로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은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특별한 손님들과 첫 대면을 하는 과정들은 두 번째 진행된 '외국인 특집'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습니다.

낯선 환경 속에서 그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꿈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강호동과 동갑인 까르끼가 자신이 받는 월급에서 5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네팔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낸다는 이야기는 감동스럽지요. 6살과 2살 된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아픈 노모가 자신이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치료를 받아 행복하다는 수줍은 까르끼는 강호동을 울먹이게 할 정도였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외국에서 힘겨운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우리 부모님들처럼 그들 역시 가난한 조국을 뒤로한 채 가족들을 위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는 모습들은 낯선 모습들이 아닙니다. 낯선 아시아 권 노동자들의 모습은 수십 년 전 우리의 모습이었으니 말입니다.  

김종민과 비슷한 수준의 한국어를 사용하는 쏘완과 종교적인 문제로 힘겨워하고 돼지고기를 금하는 그들의 종교로 인해 외식 한 번 하지 않았던 아낄이 휴게소에서 처음 먹어보는 우동의 맛은 어땠을까요? 아직 젓가락질이 서툰 그를 위해 포크를 가져다주는 지원과 이런 모든 것들이 신기롭고 행복한 아낄의 모습은 이번 여행의 의미들을 조금씩 드러내주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며 각기 다른 곳에서 경포대로 향하는 그들은 하나가 됩니다. 따로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노래를 부르며 감성들을 교류하는 모습들은 서로 다른 곳에서 왔지만 결국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처럼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다른 멤버들에게는 할 수 없었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털어놓는 승기는 정말 여자 친구가 그리운 나이일겁니다. 처음 만났기 때문에 편하게 터놓을 수 있는 본심이 방송 후 공격의 대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드러냄 역시 '외국인 근로자 특집'이 만들어낸 모습이겠지요.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는 점심 식사를 건 복불복 게임은 세계 공통의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은근한 지략가인 지원은 제로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이 서툴고 어렵게 성공 혹은 실패를 하는 것과는 달리 너무 자연스럽게 복불복에서 성공한 지원과 계속되는 도전에도 결국 실패를 하고 점심을 먹지 못하게 된 강호동과 까르끼는 이번 여행의 즐거운 복병이었습니다.

덩치는 강호동 못지않게 큰 그가 투정을 부리듯 "밥은 줘야죠"라는 대사는 재미있으면서도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대부분 그렇듯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함을 감수하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전 교육을 받고 여행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본 모습은 현실 속 그들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여행. 낮은 임금에 가족을 부양해야만 하는 그들에게 여행은 사치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쉬는 만큼 자신이 벌 수 있는 돈의 양이 적어지는 상황에서 그들의 선택은 당연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여행을 제안한 '1박2일'은 아름다웠습니다.

비록 이번 여행을 끝내고 현장으로 돌아가면 다시 일상의 힘겨움과 마주하겠지만 그 기억은 오랜 시간 그들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질 테니 말입니다. 이미 예고편을 통해 다음 주 웃음만이 아닌 진한 감동도 함께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친 남자 강호동의 진한 눈물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는 얼추 추측해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경제적 차이로 줄 세우기 하는 우리들에게 가난한 나라에서 온 그들의 모든 것은 하찮은 것들 투성 일지도 모릅니다. 미국에 대한 동경이 만들어낸 비뚤어진 시각은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고 극단적인 국수주의자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존재 자체를 죄악시하기도 합니다.

열악함 속에서 자신의 문화를 지키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2011년 첫 여행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1박2일>의 행보는 아름답고 기대됩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재도약을 하고 있는 그들이 올 한 해 여행 버라이어티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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