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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지리산 둘레길 편-김종민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by 자이미 2010.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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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길에 이은 최고의 트래킹 장소라는 지리산 둘레 길은 그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자리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시도가 못마땅할지도 모르지만 혼자가 되어 여행의 참뜻과 <1박2일>과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들의 여행은 최고였습니다. 

그곳에는 사람이 있고 자연이 있었다




여전히 일부에서는 <1박2일>이 위기에 빠져있고 회생 불능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부터의 시작인지 네티즌들이 만든 불안인지 모호하지만 일부에서 재기되는 위기론은 그저 그들만의 논리에 만족감을 주기위한 논란일 뿐입니다.
버라이어티에서 다큐멘터리를 시도한다고 재미없다 이야기하는 이들은 복불복과 다양한 게임들은 짜고 치는 것이라 폄하하기만 바쁩니다. 그저 <1박2일>이라는 존재가 문제라고 생각할 뿐이니 말이지요. 

여섯 멤버들은 가장 난코스라 불리는 3코스의 강호동과 은지원을 제외하고는 홀로 산과 들을 걷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찾기도 하고, 자연을 이야기 하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여행이 주는 참 의미를 찾기 위한 결코 쉬울 리 없는 특별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강호동은 타고난 MC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다섯 남자를 이끌어야만 하고 제작진들과의 조율을 통해 여행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을 전체적으로 끌어가려는 노력들은 매 순간 보여지 곤 합니다. 과도해 시청자들의 질책을 받기도 하지만 그 누구보다 방송 분량에 민감할 정도로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제작진들로서는 반가울 수밖에는 없지요.

은지원과 함께 가장 난코스를 여행하는 그는 헬기와의 조우를 마치고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결코 쉬울 수 없는 산을 세 개나 넘어야 하는 3코스에서 그들이 찾은 즐거움이 지리산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자연의 맛과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장소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최고의 여행을 했습니다.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푸짐한 자연의 맛과 계곡이 주는 흥겨움은 더위에 찌든 많은 이들에게는 청량제 그 이상이었습니다. 뭔가 특별한 자신을 찾는 것보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여행이 주는 재미에 심취하는 그들은 '수달 가족'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계곡 물속에 빠진 채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겼습니다.

홀로 둘레길 트레킹을 하는 등산객과의 만남과 민박집에서 함께 한 다양한 여행객들과의 즐거운 시간들은 여행이기에 가능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평상에 앉아 여행의 추억과 자신을 내보이는 과정들은 여행이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휴대폰에 찍어둔 호동의 가족사진을 여행객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의 정을 확인하는 시간은 여행이 만들어준 특별함이지요. 

아름다운 청년이 되어 아름다운 여행을 하겠다는 이승기는 그늘 한 점 없는 쉽지만 그만큼 재미도 없는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평이한 혼자 하는 여행에 재미는 다른 멤버들이 무엇을 하지 예측해 보는 정도인 그가 의외의 상황을 만난 건 마을 정자였습니다. 

승기를 전혀 모르는 홀로 정자에 앉은 할머니가 사실은 과거 <1박2일> 스태프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의 친 할머니였다는 사실은 여행이 주는 또 다른 재미였지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아니라 세상이 넓지만 우연은 자주 일어날 수도 있음은 '세상 참 좋다'로 귀결되었습니다.

비난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승기가 길을 걸으며 과거 여자 대표 팀과 경기를 하는 장면을 보며 조작설에 휘말렸음을 이야기합니다. 축구를 제법 한다고 족구도 당연히 잘 해야 한다는 편견은 말 그대로 편견일 뿐이지요. 축구를 잘하면 족구도 잘할 가능성은 높지만 절대적이라 하는 것은 모순일 뿐이지요.

정자에 홀로 앉아 있는 할머니가 과거 스태프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의 친 할머니라는 것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여행이 주는 의외의 재미이지만 논란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강력한 떡밥일 수밖에는 없지요. 제작진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눈에 보이는 장난으로 논란을 부추길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스마일 여행으로 제목을 정한 엠씨 몽은 자신에게 더해진 논란에서 조금이나마 상쇄시킬 수 있는 멋진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여행 중 만나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짧지만 강한 인연은 여행만이 만들어주는 즐거움이었습니다. 탐구생활 과제를 하듯 자연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이수근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젖어 들어가는 모습은 행복해보였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방을 내주고 따뜻한 밥을 내주는 그들에게 <1박2일> 멤버들은 어느새 친근한 이웃이자 가족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자리에 그들이 있는 게 즐겁고 그렇게 자신들을 반겨주는 이들이 있어 행복한 여행은 <1박2일>이 3년을 꾸준하게 여행하면서 만들어낸 결과였겠지요.

8개월 동안 묵언수행을 감행하며 스스로 <1박2일>을 떠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몰려있는 종민의 여행은 처참하기까지 했습니다.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여전히 어색한 그의 여행은 자신을 찾는다는 취지에 맞게 길 위에서 자신을 찾으려 노력하는 자리였습니다.

마치 조작이라도 하듯 불도 없는 도로 위를 하염없이 걷는 그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그렇게 걷기만 했습니다. 설상가상 지쳐 자신이 가야할 길도 놓친 채 잘못된 길을 하염없이 걷는 그에게 구세주는 다름 아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어둠 속에서 간만에 마주하게 된 할머니는 그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강호동보다 종민이 더 좋다는 표현은 종민에게는 말할 수 없는 행복일 뿐이었지요. 식당을 겨우 찾은 종민 앞에는 자신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인파들의 반가운 환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부터 아버지들까지 마치 기다리고 있기라도 하듯 그를 환영해주었습니다. "웃기는 김종민"이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지친 그에게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었고 4,000원이 전 재산인 그에게 메뉴에도 없는 라면을 끓여주던 주인아저씨. 말도 안 되게 일인분에 라면 세 개와 커다란 계란까지 그에게는 하루 종일 굶고 맞이하는 식사가 이토록 성찬일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비록 라면 한 그릇이지만 자신을 알아주고 반겨주던 이들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담긴 저녁은 그를 뭉클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뭘 해야 할지 녹화를 하면서도 자신을 <1박2일> 멤버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스스로 주눅 들었던 자신을 처음으로 고백하는 그는 낯선 장소에서 만난 사람들의 순수한 사랑이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편이 될 수 없고 <1박2일> 팀의 멤버로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생각하던 종국에게 어둠 속에서 빛과 같이 나타난 그들의 따뜻한 환영은 새로운 의욕을 자극하고 의도하지 않았던 묵언수행을 끝내고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방송이 나간 후 분명 조작설이 강하게 주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래킹의 그저 계곡에서 노는 것이 전부이냐는 비아냥은 강호동의 역할 론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겠지요. 승기는 전 스태프의 할머니를 섭외했다는 조작설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테고, 엠씨 몽은 의도적으로 자신을 포장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길을 잘못 들고 그 끝에서 만난 이들이 종민을 챙겨주고 응원해주는 모습 모두 의도적으로 제작진들이 만들어 놓은 설정이라는 말도 나올 듯합니다.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우연은 필연이 될 수밖에는 없고 그 필연은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설정된 장치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그런 확신은 조작설에 힘이 실리고 리얼 예능에서 조작은 곧 끝이라는 논리로 종영을 부추기는 상황까지 나아가곤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이 만큼 버라이어티한 여행이 어디 있을까요? 산은 그저 숲이 우거진 공간이라고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계곡은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입니다. 

더위에 지친 이들이 바닷가보다 더욱 즐겁게 물에서 노는 장면은 여행에서 만나는 가장 행복한 순간일 뿐입니다.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다 과거 자신이 알던 누군가의 친척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3명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람이라는 조그마한 땅덩어리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너무 당연한 우연 아니었을까요?

종민이 길을 잘못 들고 라면에 정신을 빼앗겨 다른 길을 향하는 장면은 제작진의 의도적인 방치가 만들어낸 성과였습니다. 그저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바른 길로 정해주었다면 결코 종민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을 겁니다. 

자신이 선택해서 잘못된 길을 걷고 그 길 끝에서 만나 이들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해 새로운 다짐을 하는 종민의 모습은 조작이 아닌 이번 여행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 1박2일은 그렇게 여행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제작진이 마련한 특별한 기회는 그들에게 여행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이 무엇이고 그 안에 있는 자신들은 누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여행이었습니다. 시청자들에게는 그렇게 서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여행을 통해 객관성이 주관화되고 주관적인 시각이 객관화되기도 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재미없는 <1박2일>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어떤 여행보다도 멤버 개개인의 성격과 특성들을 알게 해준 '지리산 둘레길' 여행은 그들을 좀 더 성숙하게 만들고 있음은 분명해보였습니다. 거대한 자연이 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있어 무엇보다 즐거운 여행. 그런 여행의 재미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1박2일-지리산 둘레길>은 새로운 도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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