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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MBC 연예대상-유재석 감동 대상 수상 소감과 김태호 피디의 하소연에 담긴 의미

by 자이미 2016.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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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이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자칫 무관의 제왕으로 머물 수도 있었던 2016년이었다. 무한도전과 함께 올 해도 유재석은 빛났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수상 소감은 많은 이들을 감동으로 이끌었다. 그가 왜 최고의 MC인지 수상 소감 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태호 피디는 깊은 고민을 담고 있어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무한도전 시즌제;

내가 아닌 우리, 그리고 모두를 위한 배려가 가득했던 유재석과 힘겨운 김태호 피디



연말 시상식들은 어김없이 열린다.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한 해를 마감하며 수상자로 거명된다. 누군가는 당연함으로 혹은 의외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연말 시상식은 각 방송사의 개별적인 행사다. 한 해 자신들의 방송국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따져서 상을 주는 행사를 강제적으로 생방송을 하는 것이 과연 합당 한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든다. 


전파 낭비라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연말 시상식은 촘촘하게 짜여져 길게는 4시간 가까이 시상식을 치른다. 그나마 가요 축제는 노래라도 듣는 재미가 있지만, 시상식은 그저 상을 주고 받고, 평이한 수상 소감을 무한 반복하는 수준의 연속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의 13번째 대상 수상은 호기심으로 다가온다. 한 번을 수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이 13번이나 대상을 수상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물론 방송 3사를 통 털어 나온 결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팀이 다 같이 올라오면 정준하씨에게 수상 소감을 양보하려고 했는데 저 혼자 올라오게 됐다"


"매주 이 시간이면 회의실에 모여 우리가 시청자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데, 요즘처럼 아이템 고민이 힘든 시기는 처음이고 예능이 이슈되기 힘든 시기다"


김태호 피디는 '무한도전'을 이끄는 수장으로 '올 해의 프로그램 상' 수상을 하러 단상에 올라 수상 소감을 남겼다. 김 피디의 우리가 시청자였으면 좋겠다는 말 속에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매주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중압감은 당해보지 않은 이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이니 말이다. 


관심이 없어도 창작의 고통은 지독한데,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그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것이다. 아이템 고민이 요즘처럼 힘든 시기는 처음이라는 말 속에 고통의 수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게 한다. 더욱 예능마저 이슈화 되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에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고문이나 다름 없다. 


오래 전부터 언급되어왔던 <무한도전>의 시즌제는 이제는 실현되어야 한다. 내년 시즌 종영이 되지 않는 한 <무한도전>의 시즌제는 필연 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즌제가 힘들다면 제작 환경을 바꿀 필요성도 있다. 현재 출연진들에게 실질적인 시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1팀, 2팀 제도를 두고 번갈아가며 <무한도전>의 이름으로 편성도 가능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는 점차 모두를 지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이런 식의 밀어붙이기 식 제작 환경은 결국 모두를 쓰러지게 만들 수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시즌제 도입이나 제작 환경의 변화를 통해 실질적인 창작 욕구가 분출 될 수 있는 전환의 시점에 다다랐다는 사실만은 명확해졌다.


"올 한해 '무한도전'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한 축을 형성했던 정형돈씨가 아쉽게 하차를 하게 됐다. 언젠가는 정형돈, 노홍철, 길씨도 다 같이 '무한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가끔 그런 얘기들을 하신다. 저를 비롯해 '무한도전' 멤버들 나이 너무 많지 않느냐. 저희도 12년 차 향해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될 지 모르겠다. 이적 씨가 그런 얘길 하더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시간이 내가 살아온 날 중 가장 나이든 날일지 모르지만 남아있는 날들 중 가장 젊은 날이라고. 내년에도 끊임없이 많은 시청자 여러분이 허락해주시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걸 느끼고 배운다. 역사를 통해 나라가 힘들고,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하는 건 국민이란 걸 다시금 깨달았다. 요즘 '꽃길만 걷는다'는 말을 하는데 소수 몇몇의 꽃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꽃길로 바뀌어서 대한민국 모두가 꽃길을 걷는 그런 날이 됐으면 한다"


13번째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의 수상 소감은 묵직했다. 가족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시작된 그의 수상 소감은 왜 그가 대상을 받을 수 밖에 없는지 잘 보여준 대목이기도 했다.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정형돈과 노홍철, 길을 언급하며 언젠가 다시 한 번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함께 한 이들에 대한 따뜻함이 가득했다. 


이제는 나이가 든 무도 멤버들에게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이적의 말을 빌어 살아갈 날들 중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록 30대와 달리 체력적인 한계가 드러날 수도 있지만 여전히 무도 멤버들은 젊다는 점을 강조하는 유재석은 참 영리하기까지 하다.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는 대목은 마지막 소감이었다. 역사를 배우고 있다는 유재석은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하는 것은 몇몇 영웅이 아닌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꽃길'은 소수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꽃길을 걷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피로감이 극대화 된 김태호 피디의 하소연에는 현실적 괴로움이 가득했다.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가치를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이 아닌 모두를 위하는 유재석의 수상 소감에는 모두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가득했다. <무한도전>의 위상은 다시 한 번 증명되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괴로움은 모두 제작진들의 몫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변화가 2017년에는 이뤄져야만 할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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