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0. 21:13

지붕 뚫고 하이킥 92회, 희극과 비극이 교차하는 러브스토리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92회에서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을 주제로 사랑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보석과 현경, 지훈과 세경. 그들의 사랑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보면 희극일 수밖에 없는 희비가 교차하는 사랑이었습니다.

비극과 희극이 교차하는 사랑

보석과 현경은 부부동반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현경에게 꼼짝없이 잡혀 살아가는 보석으로서는 오늘도 변함없이 자신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타박만 듣기 일쑤입니다. 다른 곳이라면 상관없지만 친구들 앞에서만이라도 기를 세워주는 아내였으면 좋겠지만 매번 자신을 구박하는 현경이 밉기만 합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그들은 본격적인 부부싸움을 시작합니다. 다른때와는 달리 완강하게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보석에게 현경은 잠시 당혹스러워 하기도 했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힘으로 보석을 제압하려 합니다. 베개싸움으로 시작한 그들의 부부싸움이 그렇게 커질 것이라고는 그들 스스로도 알 수없었을 듯 합니다. 다른때 같았으면 한대 맞고 끝날 싸움이었지만 보석의 반격은 과거의 보석이 아니었습니다.

식사 시간에도 그들의 긴장감있는 싸움은 지속되고 그런 엄마 아빠를 보는 해리는 재미있기만 할 뿐입니다. 눈이 너무 많이와 다른 날로 옮겨도 될 산소가는 문제를 현경과의 대립으로 밀어붙인 보석. 그런 보석이 얄미운 현경은 도착하는 동안까지도 티격태격만 합니다.

그렇게 눈길을 올라서던 현경이 미끄러져 넘어지자 통쾌해하는 보석으로 인해 촉발된 눈쌓인 산에서의 그들의 싸움은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투수 출신의 보석이 강속구를 승부를 하고 한방으로 보내버리려는 현경은 자신의 성격답게 강속구를 피해가며 커다란 눈덩이를 뭉쳐 보석을 공격합니다.

그런 거대함에 밀려 도망치는 보석은 이미 현경의 기에 눌려버렸습니다. 그정도 했으면 마무리되었을 거라 생각한 보석으로서는 죽자고 덤비는 현경이 무서울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 산밑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노부부는 흐믓하기만 합니다. 과거에 자신도 저렇게 좋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좋을때"라고 이야기하는 그들과는 달리 죽기 살기로 싸우는 보석과 현경에게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부부싸움을 칼로 물베기라고도 하듯 보석과 현경의 싸움도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꺼내볼 수있는 과거가 되겠지요. 물론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없다면 칼로 물도 베는 세상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부부싸움을 소재로 한 극단적인 영화들이 무척이나 많지요. 국내에서 만들어진 <싸움>이라는 영화도 부부싸움을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만들어냈구요. 죽을만큼 사랑했기에 죽일만큼 애증이 크다는 그들의 사랑전쟁은 때론 비극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상황이 부르는 괴기스럽기까지한 부부들끼리의 전쟁을 다룬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장미의 전쟁>이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극단적인 상황을 유쾌하게 다뤘던 그 영화처럼 현경과 보석의 사랑은 전쟁도 눈덩이가 녹듯이 시간이 지나면 녹아 사라지겠지요. 보석의 머리에서 흐르던 피는 어쩌란건지...그런 부분에서 <장미의 전쟁>이 많이 떠올랐던 에피소드였습니다.

세경과 지훈이 우연히 만나 지훈의 추억의 장소를 순례하는 과정에서 세경의 사랑이 더욱 돈독하고 강하게 쌓이는 과정이 보여졌습니다. 다른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지훈에게 밥먹을 시간이 있다고 말하는 세경에게서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있었지요. 그리고 그런 사랑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문들이 있을 수있지만 결과적으로 안쓰러운 외사랑으로 그칠 수밖에 없음을 잔인한 방식으로 설명해주었습니다.

영화 <접속>을 떠올리게 만드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페일 블루 아이즈>를 깔고 그들의 추억을 반추하더니 곧 사라질 추억의 다방에서 지훈 과거의 흔적들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세경의 모습은 사랑의 모습보다는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에 대한 자기만족만 부각시키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에게는 의미있는 러브사인까지 지훈의 흔적밑에 세겨두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조만간 사라질 공간에서 였다는 것은 세경의 사랑은 사상누각일 뿐이었음을 이야기합니다. 세경의 이야기는 따로 정리를 하도록 하겠지만 이번 에피소드 전체를 휘감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찰리 채플린
세경과 지훈의 모습도 멀리서보면 멋진 연인들의 모습을 보는 듯 희극처럼 느껴지지만, 가까이에서보면 지훈을 사랑하는 세경의 아픔만이 보이는 비극이었지요. 현경과 보석의 싸움도 어린 해리가 보기에는 재미있는 놀이처럼만 느껴졌습니다. 눈덮인 산에서 악을 쓰며 싸우는 그들의 모습이 노부부에게는 사랑스러운 행동으로 보였듯이 우리들이 바라보는 사랑이란게 그렇듯 희비가 교차하는 당사자와는 상관없이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만이 존재하는 모습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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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6
  1. 찐아양 2010.01.20 22:23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 에피는 감성을 촉촉히 적셔주는 내용이었네요. 보석과 현경의 부부싸움, 전에도 다뤄졌던 지훈에 대한 세경의 안타까운 마음으로 제작진들이 어떻게 요리(?)해서 시청자들에게 선보일지 보는 내내 궁금했는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생각이 드네요.
    세경은 언제나 그렇듯 애틋한 표정으로 지훈을 바라보고..(준혁이는 어떡하니ㅠㅠ)
    접속에 나오는 노래 선곡도 좋았고, 찰리 채플린의 명언을 인용한 것도, 지훈의 말 '추억이 사는 기쁨의 절반이다'도, 할머니의 인연에 관한 얘기도, 곧 문닫는 카페에서 지훈과 세경의 추억거리를 만든 설정도 세경의 외사랑을 더 극대화 시킨것 같았어요. 세경의 사랑이 추억속에서만 남겨질 것 같은...^^;; 암튼 지붕킥 제작진 멋집니다.
    보석,현경은 싸우는 연기가 정말 최고였어요. 베개로 싸울때는 진짜인 것처럼...ㅋㅋㅋ
    그리고 늘 감탄하듯 자이미님의 리뷰는 지붕킥의 해석을 200% 충족시켜주는 글이에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21 07:03 신고 address edit & del

      찐아양님의 말씀처럼 제작진들의 능력이 돋보였던 에피소드였던거 같아요^^;;

  2. uk2 2010.01.20 22:32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정말 가슴이 아려오는 듯한 ..

    너무 가슴아프면서 행복해보였던거 같아여

    세경이가 옆에서 처다보는 장면 ,,,,, 가슴이 아려오네여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21 07:03 신고 address edit & del

      긍정적인 가능성이 더 많았던 에피소드였던거 같습니다.^^;;

  3. ann 2010.01.20 22:37 address edit & del reply

    지붕킥은 늘 그렇듯 똑같이 보지만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하네요
    오늘 저는 세경이 지훈을 추억으로 가슴에 고이 담아두기로 한 것같아보였거든요~
    평소와는 다르게 지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던 세경이 지훈에게 용기를 내어 밥먹을 시간이 있다고 하지요~ 어떤 결심을 한 듯 보였어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렇게 둘은 지훈의 추억의 시간과 장소를 더듬지요 . 그렇게 지훈의 추억속에 지금 이순간도 기억되고 싶었겠지요 . 몇시간 후면 사라질 카페에서 꼭꼭 숨겨왔던 자신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제 오직 지훈의 기억속에서만 존재할 사라질 추억의 장소에서 지훈을 자신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려고 한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경의 사랑은 어찌될까요~ 이제 세경이 좀 편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이미님 잘보고 있어요
    언제나 화이팅 하시길~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21 07:05 신고 address edit & del

      ann님의 말씀처럼 가슴속에 묻어두고 지훈이 이야기하고 자신의 흔적들을 따라 세경을 이끈 이유는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세경이 되기를 바란게 크다고 봅니다.^^

      그렇게 열공 모드에 들어서는 세경의 모습을 볼 수있겠지요.^^;;

  4. 와우 2010.01.20 22:41 address edit & del reply

    방송 보면서 현경-보석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라는 말이 가슴에 남더라구요... 그리고 그 두사람을 보면서 웃고 넘겼는데.
    지훈-세경 에피소드에도 그 말이 적용되네요...;; 글 보니 그런것 같기도 해요^^
    욕쟁이 할머니가 부인이냐고 물었던건 두 사람이 행복해 보여서 그랬겠죠? 그런데 알고 보면
    세경이의 슬픈 사랑만 있는... 비극...
    님 글 보니 오늘 방송이 다시 보이네요^^

    근데 둘이, 아니 셋이 꼬이는 것. 그리고 지훈이의 애매한 태도는 정말 아닌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21 07:07 신고 address edit & del

      타인의 삶은 그저 하나의 장면일 수밖에는 없지만 자신의 삶은 무척이나 구체적이고 복잡할 수밖에는 없지요. 그런 차이를 잘 엮어낸 듯 합니다.^^

      지훈이 애매한거 보다는 세경이 아직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인거 같아요. 세경에게도 대학 추억의 장소를 함께 하며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 듯 합니다.^^;;

  5. 연서 2010.01.21 02:08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에피를 자느냐고 못 봤었는데..
    자이미님 리뷰를 읽고 이해하게 됐네요^^
    아직도 세경의 마음은 지훈을 향해 있는거겠죠?.... ㅠㅠ
    음.... 하이킥 에피는 한가지 소재로 두가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같아요.
    오늘도 그렇고,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몇몇개 에피가 그랬던 것 같은데... 에구 가물가물...

    내일 에피는 꼭 챙겨봐야겠어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21 07:09 신고 address edit & del

      재미있고 의미있었던 에피소드였던거 같아요. 대충이지만 서로의 관계들을 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게 만들었던 듯 합니다.^^;;

  6. boss 2010.01.21 02:40 address edit & del reply

    아름답고 애절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군요. 그 누구도 세경이의 지훈이가 될 수도 있고, 또 지훈이의 세경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훗날이 현경과 보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사랑하고 지금 아껴주고 위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지나간 추억을 아련하게 그리워 할 수 있는 것을 잘 그렸네요. 작가들의 능력이 좋아보이는 군요.
    나는 지훈인가? 세경이의 모습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21 07:11 신고 address edit & del

      추억을 추억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내용이었지요. 많은 것들도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죠.^^;;

  7. 빵꾸똥꾸 2010.01.21 03:20 address edit & del reply

    찰리 채플린이 했다는 명언과 지훈이 즐겨 들었다는 음악만 오래남고 또 생각하고싶었던 에피였네요..

  8. 2010.01.21 15:1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21 19:15 신고 address edit & del

      음...엄마와 함께 '지붕킥'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있다면 좋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