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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103회-정음, 거북이가 치타 된 사연

by 자이미 201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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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03회에서는 운전을 배우며 변해가는 정음의 스피드 본색과 보석의 술기운에 저지른 직장 내 성희롱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담아냈습니다. 가볍게 혹은 무겁게 추를 나누기는 했지만 아쉬움도 많았던 103회는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합니다. 카메오로 출연한 정웅인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은 <지붕킥>만의 패러디 미학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운전면허 시험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정음은 지훈과 만나서도 걱정입니다. 그런 정음에게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들이대서 운전 잘하게 생겼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정음이 그동안 보여준 성격과 그의 운전 솜씨는 극단적이기까지 합니다.

도로 주행에서 20km도 넘기지 못하는 정음은 여유로운 자전거에도 따라 잡힐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속도에 짓눌려 두려워하는 그녀는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을 듯합니다. 자옥에게 완전히 찍힌 줄리엔이 음식 타박하다 혼이 나고 있는데 집에 돌아온 정음은 자신의 운전 두려움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지훈처럼 정음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다 못한 지훈이 나서서 정음의 도로 주행을 도와주지만 최저 속도 60km에서 20km를 넘어서지 못하는 정음의 고질병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참지 못한 지훈이 의도적으로 액셀레이터를 밟아 속도를 내자 마구 휘두르는 손에 중요 부위를 맞아 신음하는 지훈만 불쌍해집니다.

그런 거북이 정음을 변화시킨 건 다름 아닌 강도였습니다. 강도가 도망가는 속도보다 느린 정음에게 달려든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한 번의 선택이 운명을 바꿀 것이라고 강도는 생각지도 못했을 듯합니다.  가스총을 들이밀며 속도를 더 낼 것을 강요하는 강도로 인해, 극한 상황에서 거부도 해보지만 어쩔 수 없이 정음은 속력을 내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뛰는 것보다 느린 정음에 화가 난 강도이지만 뒤쫓아 오는 경찰차로 인해 화를 낼 수도 없고 계속 재촉 만 합니다. 그렇게 도주하던 강도는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정음에게 우회전을 강요합니다. 도로 주행 중인 정음은 그 긴박한 상황에서 깜빡이를 켜는 센스를 발휘하며, 강도에게는 답답함을 경찰에게는 안내를 시청자에게는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눈물 콧물을 쏟으며 운전을 하던 정음이 달라졌습니다. 조금씩 올리던 속도에 적응을 하기 시작한 정음은 강도도 두려워할 정도의 스피드 레이서가 되어 복잡한 도로를 게임하듯 질주합니다. 그렇게 스피드광이 되어 버린 정음 앞에 경찰의 바리케이트는 아쉬움이었습니다.

멋진 스턴트 드라이버처럼 차를 멈추며 강도를 토해낸 정음은 비로소 스피드 레이서의 참맛을 느끼게 됩니다. 지훈을 만난 정음은 과거의 그녀가 아니었습니다. 계속 속도를 높이길 원하는 정음의 증세가 이상해 병원을 찾은 그들은 최면 치료에 들어서지만, 이미 스피드의 재미에 빠진 정음은 롤로코스터에 올라타 "더 빨리"를 외칠 정도로 스피드에 빠져 버렸습니다.

정음을 바꾼 스톡홀름 신드롬

거북이인 정음을 완벽하게 바꿔놓은 것은 강도였습니다. 강도의 강압에 의한 질주였지만 좁은 공간에서 운전에 서툰 그녀가 긴박하게 도망가야만 하는 강도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건 당연합니다. 그렇게 극한의 상황에서 그녀가 어느 순간 강도의 입장이 되어 질주본능을 보였던 것은 너무나 유명한 '스톡홀름 신드롬'이었습니다.

지훈의 선배인 정신과 의사의 지단처럼 그녀를 변화 시켰던 '스톡홀름 신드롬'은 1973년 스톡홀름 노르말름스토리의 크레디트반켄이라는 은행에서 벌어진 사건이 시초였습니다. 6일 동안 범인들과 함께 생활했던 인질들이 사건이 종료되고 풀려난 상황에서 범인들을 옹호하는 현상을 보고 범죄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닐스 베예에로트가 뉴스 방송 중에 처음으로 이 명칭을 사용하면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영화로 만든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인질범과 사랑에 빠지는 영화들은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익숙하게 볼 수 있었고 국내에서도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에서 납치 감금당하며 매춘까지 하는 여자 주인공이 나쁜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 속에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스톡홀름 증후군'은 범인과 인질의 개념만은 아닌 듯합니다.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스스로 자신을 합리화하고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현상도 넓게 보면 이런 모습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합니다. 오늘 보여준 정음의 면허 취득기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유명한 시트콤을 패러디했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시트콤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는 <세친구>에 출연했었던 정웅인이 등장해 과거 자신이 시트콤에서 보여주었던 장면을 패러디했습니다. 정웅인, 박상면, 윤다훈, 이의정, 안문숙등이 나왔던 성인 시트콤 <세친구>는 월요일 심야시간에 방송되며 매 회 최강의 웃음을 던져주었던 잊지 못할 시트콤이었습니다. 

정웅인을 좋아하는 안문숙이 운전 연습을 위해 정웅인에게 어렵게 부탁해 도로로 나섭니다. 그러나 두려움은 정음보다 더욱 지독해 속도도 그렇지만 옆도 바라보지 못한 채 앞만 바라보고 운전하는 안문숙으로 인해 고속도로에 들어선 그들은 멈추지 못하고 부산까지 가고 맙니다. 이런 웃기면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에피소드를 <지붕킥>에 걸맞게 패러디해 새로운 재미를 던져주었습니다. 

부산까지 가는 동안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사색이 되어 가던 정웅인이 이번에는 폭주족으로 변한 정음이 때문에 사색이 된 장면은 패러디의 진수를 보여준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보석의 이야기가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내기 좋은 소재였다면 정음의 에피소드는 정웅인이라는 카메오에 맞춘 재미있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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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genteiko 2010.02.17 19:15

    <지붕킥> 103회에서 정음이의 스피드중독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지만
    님의 심리학적 분석도, 패러디에 대한 해석도
    (저는 <세친구>는 못보았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시점으로 해석해보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는
    생각에 댓글을 달아봅니다
    <스피드>는 한(韓)민족의 민족성의 한가지라고 봅니다.
    한국사람들의 술문화를 보아도
    첫잔에 원샷하고 폭탄주를 좋아하고...
    한국사람들의 일상어에서
    <빨리>라는 말이 참 많이 쓰이고,
    한국어문법에 모음의 줄임현상이 많은 것도...

    일본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제일 의문을 느끼는 점이
    왜 한국어는 <마시어>가 <마셔>로, <무엇>이 <뭐>로 되는지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사람들은 스피드를 좋아해서
    말도 빠르게 하기 때문이에요"하고
    웃으며 해석하는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이런 민족성 때문에
    남들은 백년도 넘어 걸리는 근대산업화를
    몇 십년에 해냈고
    그래서 재빨리 세계선진국가행열에 들어설 수 있었고요.
    정음이가 그 빠른 스피드로 범인을 잡은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스피드감각이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정음이가 자기의 스피드욕망을 잘 공제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도 칠 수 있다는...
    다행이 정음이 옆에 이성적인 지훈이가 있어서
    가끔 브레키를 밟아주겠지요.

    빠른 절주와 스피드가 특징인 현대사회에서
    스피드를 가하면서도 적당한 절제를 한다면
    한민족은 세계 그어느 민족보다도 더 빨리 강해지지 않을까...

    오랜 역사에 걸쳐 이루어진 민족성,
    그래서 최면술에 의해서도 나아질 수 없는 <스피드>중독,
    잘만 쓰면 참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는데..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2010.02.18 08:14 신고

      사회학, 어문학을 아우르며 이야기를 해주시니 더욱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말미에 말씀하셨듯이 단점일 수도 있는 '빠르게'를 잘만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텐데 말이죠.^^

      여긴 눈이 참 많이 왔네요.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