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6. 10:05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13회-그들이 막장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

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승윤을 통해 초 막장 드라마를 연출한 의도가 무엇일까요? 일부에서 거론하는 소재 부재가 아니라 마지막 정리를 위한 숨고르기 일 수밖에 없는 것은 소재는 넘치는데 정리하는데 극단적인 상황들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113회에서 보여 진 막장 드라마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왜 승윤의 시선으로 초 막장 드라마를 선보였을까?




국내 드라마를 지배하고 있는 막장 드라마는 비슷한 패턴 속에서 유사한 분노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는 분노를 표출할 수 없는 억눌린 많은 이들에게 간접적으로 자신들의 분노를 막장 드라마를 통해 해소하게 하며 사회 분노 조절 능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비정상적인 분노 배출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하고 무겁게 자리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분노를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지만 말입니다. 

어느 날 드라마 작가에 빠진 승윤은 날을 세며 드라마 대본을 씁니다. '난생 처음'이라는 제목은 승윤 스스로 난생 처음 드라마 극본을 썼다는 것에서 유래했지만 평범하고 행복하기만 한 드라마는 재미없다는 내상의 말에 대폭 수정한 막장 드라마를 쓰기 시작합니다. 부언 설명을 하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던 내상의 요구에 따라 점점 변하기 시작하는 승윤의 '난생 처음'은 초 막장 드라마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국내 막장 드라마의 큰 특징인 출생의 비밀과 말도 안 되는 극적인 전개 등은 황당함을 넘어 이제는 초연의 경지에 이르도록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앙숙 관계였던 종석과 수정이 승윤의 이야기 속에서는 사랑하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남매이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빠진 그들은 사고를 통해 혈액형이 다름을 알고 수정이 자신의 친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친남매도 아닌데 사랑해서 안 될 이유가 없다는 그들의 다짐과는 달리 내상 부부는 절대로 그들이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없다고 노발대발합니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마음 아파하던 수정을 집을 나오고 매일 자신의 집 주변에 계란을 팔던 아줌마가 자신의 친모임을 알게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계란 장수로 변신한 수정은 우연히 마주친 승윤과 사랑에 빠지고 그가 가진 부보다는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에 결혼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승윤의 어머니가 고백한 충격적인 이야기는 그들을 경악스럽게 합니다. 계란 장수는 대리모였고 진짜 엄마는 자신이라며 승윤과 수정은 친남매라고 밝히는 상황은 모두를 황당하게 만들 뿐입니다. 이 복잡한 그들의 관계는 교통사고로 함께 기억상실증에 걸려 모두가 남매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로 정리되버립니다.


지석과 하선은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보내고 계상의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유선은 하선이 결혼 자금을 턱없이 적게 해왔다며 구박을 하기 시작합니다. 터무니없는 일로 구박을 하며 파로 시도 때도 없이 때리는 유선보다 더욱 실망이었던 것은 지석의 태도였습니다. 자신의 편을 들어줘야만 하는 남편이 누나의 말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부인이 맞아도 상관하지 않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구세주로 다가 온 것은 다름 아닌 계상이었습니다.

남편마저 버린 자신을 옹호하고 도와주던 존재가 다름 아닌 남편의 형이라는 사실은 하선에게는 힘겨움으로 다가옵니다. 서로 눈빛만 봐도 서로가 어떤 감정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그들은 이내 자신들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표출하고 맙니다. 우연이라 칭할 수 없는 필연적 결과로 하선을 백허그 하고 있는 계상의 모습을 발견한 지석으로 인해 둘의 문제는 집안 문제로 확대됩니다. 

계상을 좋아하니 차라리 이혼하겠다는 하선과 누구 좋으라고 이혼이냐며 평생 옆에 두고 괴롭히겠다는 유선의 모습에 계상은 사랑의 도피를 선택합니다. 잠자고 있던 하선을 깨워 지석과 자신 중 누구를 더 사랑 하냐고 질문하고는 그녀를 데리고 도주를 합니다.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수밖에 없는 사랑이지만 자신들의 사랑에 그 어떤 흔들림도 없었던 그들은 의외의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나왔던 장면을 연출하며 물수제비를 하던 계상에 이어 부메랑을 던진 하선은 "사랑은 돌아오는 것이야"라는 드라마를 보지 못했나 봅니다. 멀리 날아갔던 부메랑은 계상의 머리를 때리고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최악의 상황을 치닫게 됩니다. 

뇌 이식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말을 들은 하선은 절망에 빠졌고 우연히 병원에서 마주친 내상과 유선에 의해 계상은 다시 살아납니다. 유선이 암 말기 진단을 받아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자 동생인 계상에게 뇌를 이식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유선의 화장한 재를 뿌리러 다른 곳도 아닌, 파밭으로 온 하선은 항상 자신을 파로 때렸으니 파밭에 뿌려주는 것을 행복해 할 것이라며 화장한 재를 뿌립니다. 

모든 것이 그렇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급반전은 뇌 이식을 받은 계상은 더 이상 계상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유선의 뇌를 받은 계상은 당연히 유선 일 수밖에는 없었고 자신을 어디에 뿌리는지 궁금했는데 고작 파밭에 뿌린다며 파를 뽑아 하선을 패기 시작하며 승윤의 초 막장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이런 이야기가 왜 중요한 시점에 나왔는지는 중요합니다. 아무런 의미 없이 소재 고갈에 시달린 제작진이 무리수를 두었다고 몰아붙이기 힘든 것은 그들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작품들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킥3'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관심도가 낮다고는 하지만 나름의 완성도를 견지하고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엉뚱한 상상력은 단순히 소재 고갈로 볼 수는 없습니다. 

승윤이 막장 드라마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헤집고 다닌 것은 일종의 예고로 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3회 연장 되어 10회 분량이 남은 '하이킥3'로서는 정리해야 할 이야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는 점에서 이후 급격하게 극이 진행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분명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결론은 도출될 수밖에는 없고 그 과정은 곧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염세적인 김병욱 사단의 성향 상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결말은 결코 나오기는 힘들 것입니다. 비록 이적의 아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누군가는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하선이라면 결과적으로 시청자들 입장에서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승윤의 막장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았던 지원이 중요한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 도 중요합니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파격이나 혹은 진부함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으로 정리된다면 무난한 마무리가 될 수 있겠지만, 김병욱 사단은 결코 지원을 그렇고 그런 캐릭터로 마무리 할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대한민국의 고3 학생이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을 지원에게 부여함으로서 파격적인 결말로 이끌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그녀의 행동은 파격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여전히 짧은 다리들의 역습이 보이지 않은 '하이킥3'를 생각해 보면 가장 나약한 존재인 지원과 종석, 진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중요합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어떤 식으로 하이킥을 날리느냐는 '하이킥3'의 완성도를 책임지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라는 점에서 그들이 어떤 변화와 결정을 만들어 가느냐는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승윤의 초 막장 드라마는 예방 주사와도 같은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의 흐름과는 달리, 급격한 혹은 파격적인 결말로 치닫더라도 최소한 승윤의  초막장 드라마보다는 긍정적 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지는 모르겠지만 김병욱 사단이 보여준 성향을 본다면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은 그저 파격적인 결과를 위한 예고편에 불과 할 뿐입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파격적인 결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승윤의 초 막장 드라마로 인해 더욱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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